내 마음밭에도 물을 주자

 

 

봄비 내린 후 날이 정말 좋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베란다 문을 열고 뒷산을 보니 연두빛 봄이

보인다. 나무에 새 잎이 돋아난 것이다. 봄비가 나무들에겐 생명수가 되었나보다.물론 울집 화단에도

봄이 가득이고 실외기 베란다의 화분에도 봄이 피어나고 있다. 더덕순은 하루가 다르게 올라오고

무언가 새 순이 올라오고 있는데 무얼까? 왕고들빼기인지 부추인지 아니면 적상추인지..도라지싹도

더덕싹도 대파싹도 어느새 하나 둘 올라온다. 대파도 작년에 상자에 심어 놓은 것이 씨를 맺고

그것이 떨어져서 하나 둘 나고 있는 것이다. 뿌리고 심지 않았는데 이렇게 씨가 떨어져 나는 것을

보면 정말 더 자연의 신비함을 느낀다.

 

아침에 제일먼저 내 배를 채우기 전에 베란다 초록이들에게 물을 주었다.하루하루 녀석들은 목마름

으로 날 부르고 녀석들에게 물을 주며 내 자신의 마음에도 물을 주었다.촉촉하게. 군자란은 며칠사이

모두 활짝 피었다. 32개의 꽃대가 화려하게 피어 그야말로 꽃불이 난듯한 풍경이고 제라늄과 그외

다른 꽃들이 피어 베란다에서 오랜시간동안 서성이게 만든다. 봄비가 지나서일까 햇살도 좋고 아침에

연잎차를 한 잔 마시고 녀석들과 하는 눈데이트는 그야말로 내 마음의 정화.

 

봄비도 다녀가고 아침에 기분 좋게 음악을 틀어 놓고 나만의 시간을 맞이하니 며칠 무겁게 가라앉았던

마음이 봄꽃들이 들어와 앉아서일까 꽃밭처럼 활짝 피어난다. 어제 늦은 시간 막내의 카톡,핸펀잭이

바닥에 떨어진줄도 모르고 의자로 뭉개버렸나보다.연락할 수 있는 수단이 오로지 핸펀인데... 갑자기

막내와 난 바빠졌다.어떻게 해야하나..하다가 원룸 총무의 잭을 빌리고 핸펀가게위치를 알려달라고

했는데 녀석 하기나 한 것인지.검색엔진을 가동시켜 보았지만 검색실력이 모자라는지 나오지 않고

그게 빠른 방법인듯 해서 알려주었더니 그래도 아침 모닝콜을 하는데 전원이 켜져 있어 다행.내가 연락

하기 전에 아무런 소식이 없으면 정말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갑자기 일이 생기면 핸펀잭처럼 먼저 연락

을 한다. 오늘 녀석이 해결을 꼭 해야 하는데.잘 하리라 믿고 난 뒷산에 가서 에너지 충전해야할 듯.

할미꽃도 피고 진달래도 피었을 듯 하다.할미꽃이 있는 곳은 무덤가고 외진 곳이라 조금 무섭기는 하다.

거기에 몇 년 방치된 무덤이라 풀과 나무가 우거졌다. 산 자의 시간이 얼마나 부대끼면 죽은 자의 시간을

나몰라라 하는 것인지.봄이 오고 할미꽃이 피어도 누구 보아줄 이 없는 시간...지금 이 시간 치열하게 살고

볼 일이다. 새롭게 피어나는 봄을 온 몸으로 느껴 볼 일이다.내 마음밭에 물을 주며 말이다.

 

20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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