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안렌즈로 잡은 울집 군자란
토요일 일요일을 주말산행을 다녀와서 오늘도 그 에너지를 잃지 않기 위하여 뒷산에 산행을
가려했는데 봄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그래서 조금 더 있다가 조금 더 있다가 하다보니 갈 때를
놓치고 말았다.모든 것이 때가 있는 법인데... 맘을 먹었을 때 실행에 옮겨야 하는데 미루다보면
후회하게 되니 내일은 미루지 말고 바로 실행에 옮겨야 할 듯 하다.
주말동안 통 책을 읽지 못해 오전에 잠깐 책을 읽다가 이것저것 다른 재미에 시간을 빼앗겼다.
그러다 이제 정말 정신차리고 오늘 하루 영양가 있게 보내야지 하는 순간 전화벨이 울린다.
-여보세요.아..안녕하세요.. 왠일이세요~~~ 내가 돈을 조금 받아야 하는 사람에게서 전화다.
웃으며 무척 당황한 듯한 목소리다.난감하기도 한 목소리..뭐지..
-저..제가 30을 보내야 하는데 190을 보냈네요.. 이거 어쩌죠~~ㅎ 통장 2개가 똑같은 은행이라
헛갈렸나 봐요.. 확인 하시고 나머지는 제 계좌로 다시...
-아하..왜 그러셨어요~~ㅋㅋ 제게 보너스까지 주시고.제가 안돌려 드리면 안될까요..
저도 마침 돈이 필요하던 때인데 어떻게 아셨을까요..잘 쓸께요~~
-아....저...에고..이를 어쩐답니까..저도 보너스를 드리고 싶은데 제가 꼭 필요한 돈인데..ㅍㅎㅎㅎ
그러니까 그분은 내게 보낸 돈을 다른 통장과 바꾸어서 보낸 것이다.더 많이 보냈으니 얼마나
난감했을까.잠깐이지만 많은 돈이 통장에 들어왔다는 행복감..ㅋㅋ 내것은 아니지만 잠깐 말이다.
-아..걱정마세요.제가 바로 은행가서 확인하고 돌려 드릴께요~~다음엔 보너스 주셔도 되요~~ㅋㅋ
그렇게 하여 나가지 않아도,아니 그덕분에 은행 볼 일도 마치고 다른 일도 마칠겸 해서 준비하고
나가는데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뒷산에 가지 않은 것이 다행한 일일까.뒷산에 갔다면 그분 은행
일도 미루어졌을텐데.사업하시는 분이라 월말이라 바쁠텐데 말이다. 얼른 은행에 나가서 확인해
보니 맞다. 그분이 더 넣어주셨다.얼른 계좌이체를 하고 문자를 넣었다.다시 입금시켰으니 확인
하시라고. 그리곤 난 다른 볼일로 바쁘게 움직이는데 진동,고맙다는 답문자인가 하고 패스..
그리곤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그분이 전화를 거셨네.내가 잘못 보냈나.다시 통장을 확인하니
난 맞게 보냈다. 그럼 무슨 전화였지.사는게 참 웃음이 난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했던가.
우린 잠깐 스친 인연인데 이런 일도 있고. 암튼 그분 때문에 잠깐 행복감에,아니 통장이 빵빵해졌으니
포만감에 젖었다. 에효 빠져나간후는 바람빠진 풍선이 되었다. 봄바람에 잠깐 흔들린 하루.
2013.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