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성산일출봉 | 두산백과
입장료 어른:2000원 청소년:1000원
제주여행 둘째날,아침에 일찍 만장굴을 다녀왔고 천년의 숲인 비자림 숲을 거닐었기 때문에 우리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 상태였다. 점심이 약간 지난 시간이라 점심을 먹을까 했는데 모두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하여 그냥 성산일출봉을 오르기로 했다.비자림에서 네비로 15분 거리라 했는데 더 금방 간 듯 하다. 평일인데도 성산일출봉 주차장은 만원이다. 중국여행객들이 얼마나 많은지 여기가 중국인지 한국인지 모를 정도로 중국어가 더 많이 들린다.날이 좋아서인지 정말 많은 사람들로 북적북적,옆지기와 딸들은 내가 너무 무리를 하는것 아닌지.내가 걱정이란다.올라가지 못할 것 같으면 밑에서 그냥 쉬고 있으라고 하는데 안내서를 읽어보니 180m인데 울집 뒷산이 150m이고 이보다 더한 산도 오르긴 했다. 아니 더 험한 산도 올랐는데 민페를 끼칠까봐 오를까 말까 망설이다 언제 내가 또 성산일출봉을 올라볼까 그것도 이렇게 날이 좋은데. 하며 오르기로 했다. 그런데 정말 중국여행객들이 많아 더 힘들었다.
어쩜 생긴것도 꼭 '왕관모양'이라니,정말 특이하면서도 대단하다. 99개의 바위들이 왕관형태를
만들어 낸 분화구,어디를 둘러봐도 정말 눈이 멈추질 않는다. 너무 아름다운 풍경이다. 제주의
푸른 바다와 함께해서인지 더욱 아름답고 웅장하기도 하고 말로 다 표현못할 아름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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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길로 가면 아래쪽에 <해녀의 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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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밀려서 올라가게 되었던 일출봉
일출봉 밑에까지는 완만한 돌길이라 그래도 걸을만 하다.그런데 돌길이 끝나는 곳에서부터
경사도가 있는 게단길이다. 힘이 들것 같아서 배낭에 음료스와 물을 챙겨 넣고 옆지기가 메고 갔다.
딸들과 난 몸 하나,오르다보니 더워서 겉옷을 벗어 들고 가는 것도 일이었다. 중국관광객이 너무
많아 사진을 찍으려해도 모두 중국관광객이 차지를 하고 있으니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하며
일출봉에 그냥 오르기만 했다. 그런가하면 아침부터 트레킹을 하듯 에너지를 소모하여 딸들은
발이 아프다고,그러면서도 모두 다 올라갔다. 쉬엄쉬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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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구멍같은..
성산일출봉을 오르며 만나는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제주 바다가 한 눈에 펼쳐져 있는 풍경이
한 폭의 그림같다. 해외 어느 나라를 가도 이런 풍경은 접하기 힘들듯 하다. 여기도 오르는 길은
조금 힘이 든데 내려오는 사람들은 흡족한 표정이다.오르는 사람들은 헉헉,그런가하면 중간중간
의자에 앉아 쉬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도 한번 의자에 앉아 쉬지 않고 잘 올랐다. 딸들과 옆지기가
내가 중도에 포기할 줄 알았는데 다행히 잘 오른다며 칭찬. 가족과 함께 하니 어찌 오르지 않을소냐.
그리고 꼭 올라 거대한 분화구의 풍경을 꼭 보리라는 마음으로 한게단 한계단 오르다보니 정상이
가깝다. 오라다 힘들다면 가끔 쉬면서 주변 풍광을 보면 힘든것도 다 잊힌다.
드디어 훵한 분화구 정상 도착..거대하다.무슨 운동장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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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정상이죠~
180m가 이렇게 힘들줄이야.오전부터 너무 달렸다.그래도 쉬엄쉬엄 올랐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가는 곳마다 사람에 치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정말 기분 좋다. 정상은 바람이 장난이 아니었다.
오르는 중에는 땀이나서 웃옷을 벗어 들고 다녔는데 정상에는 옷을 걸쳤다. 그리고 운동장처럼
큰 분화구에 놀랬다. 마치 커다란 왕관이 펼쳐져 있는 형상이다. 이곳에서 일출을 보았다면
정말 장관이었을텐데..아쉬움.여행은 아쉬움을 남겨 놓아야 다음을 기야할 수 있다. 정상이란
푯말에서 사진 한 장 찍는 것도 중국관광객들 때문에 얼마나 기다려서 얻은 기회인지.울 딸들은
눈살을 찌프린다.너무 질서도 없고 시끄럽고 자신들 나라인것처럼 한다며. 그들에게도 한번 뿐인
여행이겠지만 우리도 마찬가지인데 너무 여행도덕이 없다. 그래도 이렇게 성산일출봉에 발자국을
'콕' 찍었으니 이제 성산일출봉에 대해서 할 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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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바위위에 두개의 둘덩이,정말 희한하다
해녀의 집이 보인다
해녀의 집
인생도 산도 정상을 오르는 길은 힘들다. 땀을 뻘뻘 흘리며 가도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정상까지 정말 힘들이지 않고 오르는 사람도 분명 있는가 하면 무척 힘들게 오르는 사람도
있다.우리도 그렇게는 힘들다고 느끼지는 않았지만 분명 헉헉 거리기는 했다.중간 중간 쉬면서
물도 마시고 음료수도 마시고,물을 가져가지 않았다면 큰일날뻔 했다. 만만히 볼 성산일출봉이
아니다. 그런데 정상을 한바퀴 둘러 보고 내려오는데 그렇게 오를 때는 힘겨웠는데 내려오는
길은 금방이다.우리가 내려가는 중에도 헉헉거리며 올라오는 분들이 많았는데 슬면시 웃음이
나온다.나도 저렇게 올랐기 때문에 그들의 모습에서 내모습을 본 것이다. 올라갈 때는 날 걱정
하던 딸들이 내려와서는 다리가 풀렸다며 [해녀의 집]이 있는 쪽으로 내려가 보자고 했더니
중간에서 못가겠단다.의자가 있길래 앉아서 쉬라고 하고 옆지기와 내려갔다 오려고 했는데 옆지기도
그냥 위에서 구경하고 가잖다.한 곳이라도 더 여행해야 한다며. 난 딸들과 함께 내려가서 잠녀들이
잡아 온 해산물을 사먹을까 했는데 혼자만의 생각이었나보다. 그래도 그 근처까지 걸어갔다.산책로
가 잘 되어 있어 주변을 한바퀴 걸으며 해변을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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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어디를 봐도 멋지다. 해식애로 된 옆면을 구경하는데 정말 얼마의 세월이 쌓인 것인지
가늠도 안된다. 한참 넋을 놓고 구경하고 있는데 중국여행객인 중년여인이 사진을 한방 찍어 달란다.
저 옆면을 가리키며.한 장 찍어주고 다시 한 장을 찍어주고 확인해 보라고 했더니 고맙다며 간다.
그녀는 제주의 아름다움을 얼마나 담아갈까? 아니 나는 제주의 아름다움을 얼마나 담고 있는 것이지.
제주의 바다를 보고 바닷바람을 느끼고 제주만의 냄새와 멋에 빠져서 힘든 것도 잊고 걷고 또 걷고
싶은 시간,정말 좋다.오늘 하루 정말 많이 달렸고 걸었지만 그래도 좋다. 여기까지 왔는데 오늘 하루
연장하듯 옆지기가 갈 수 있는 곳까지 가서 구경하잖다. 다음 코스로 [섭지코지]와 [김영갑 갤러리]를
정해 놓았는데 해가 서서히 지고 있는 듯 하여 [김영갑 갤러리 - 두모악]은 패스해야 할 듯 하다.
제주에 오면 꼭 [두모악]에는 들르고 싶었다.제주를 정말 좋아하게 된 것도 故 김영갑의 <그 섬에
내가 있었네>를 읽으며 그가 사랑한 제주의 바람을 나도 느끼고 싶었다. 그런데 [두모악]은 다음
기회를 만들어야 할 듯 하다.
오늘 만장굴에 비자림숲 그리고 성산일출봉은 그야말로 강행군이었다.내게는.물론 딸들과 옆지기도
힘들지만 힘들다는 내색하나 내지 않고 모두 잘 따라주고 있다. 성산일출봉을 내려와서는 간식타임을
가졌다.막내는 회오리감자를 큰딸은 닭꼬치를 난 핫바를 옆지기는 회오리감자와 어묵을 먹었다. 모두
나누어 먹었고 성산일출봉에 올랐다가 먹는 간식이라 정말 맛있게 먹었다. 간식이라기 보다는 우리의
늦은 점심과도 같았다. 제주의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날은 쌀쌀해졌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
의 시간에 만족했다. 파란 하늘과 좋은 날씨를 부여받았으니 얼마나 고마운 하루인가.정말 보람된
여행이었다.
2013.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