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은 하루종일 길 위에서

 

 

전날 두 딸들 가져다 줄 물김치와 소고기불고기를 해 놓고 토요일 오전에 반찬을 몇 가지 더 해

 놓았는데 옆지기가 바쁜턱에 갈 시간을 내지 못해서 일요일에 올라가기로 했다.두 녀석 위지방에

따로 떨어져 있으니 하루에 다 만나려면 그것도 일이다. 두녀석에게 줄 것들 전날 밤에 챙겨 놓느라

늦게 잤는데 아침 알람소리에 여섯시 반에 일어나 다시 준비,빠진것이 없나 확인에 확인을 하고는

옆지기가 길을 나서는데 집안에서의 생각보다 날이 춥다. 기름을 넣고 다시 집으로 들어와 둘은

두툼한 옷으로 갈아 입고 다시 길을 나섰다.

 

노트북 하나가 바이러스가 들어왔다 나갔다 하여 옆지기가 가져가지 말자고 하는 것을 그냥 가져

가서 거기에서 해결해보자고 했다.기름값이 더 드니 거기에서 돈을 주고 해도 그것이 더 낫다.

그렇게 챙기다보니 또 짐이 많다. 아침은 먹지도 못하고 올라가는 중에 휴게소에서 해결하자고

했는데 옆지기는 그냥 막내랑 먹자고 하는데 녀석들에게는 너무도 이른 시간이고 함께 먹자고

준비를 하다보면 큰놈에게 갈 시간이 또 늦어질 듯 하여 우리먼저 휴게소에서 그냥 우동으로 떼웠다.

쌀쌀한 날이라 그런가 뜨뜻한 우동국물이 들어가니 속이 확 풀리면서 좋다. 막내에게 전화를 해

보았지만 받지 않는다.일요일이니 느긋하게 자고 있는가보다. 근처에 가서도 몇 번 전화를 하고

카톡을 보내니 그제서 일어나 전화를 받는 녀석,아직 꿈나라다.다행히 일요일인데도 고속도로가

막하지 않아 빨리 올라갈 수 있었는데 녀석이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막내에게 줄 것들 챙겨 들어가니 캄캄,아직도 밤이다. 불을 켜고 들어서니 녀석 골방에 혼자 갇혀

이다 엄마를 보니 울컥하는가 보다. 가져간 노트북 설치하고 해 보는데 잘 터지지가 않아 애를 먹이다.

어쩔 수 없이 관리자를 불러 실행을 하고 막내와 옆지기는 노트북공부에 들어가고 나는 잠이 솔솔,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서 피곤했나보다. 십여분 꿈같이 잤는데 그가 깨운다. 큰놈에게 가자고.

막내는 혼자 남겨지는 것이 쓸쓸해서 울먹울먹,밥을 함께 먹자고 해도 월요일 다행히 두녀석 공강이라

해서 언니네 집에 가서 놀다가 올라가라고 함께 가자고 해도 싫단다. 우린 그냥 큰놈에게 들렸다가

내려와야 하니 저 혼자 제방으로 가는 것이 싫다고. 달래고 달래다 어쩔 수 없이 뒤돌아 서는데 맘이

아프다. 고등학교 때 떨어져 지냈다고 해도 집에서 가까운 거리라 자주 가서 보고 해서인지 떨어져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서울 한복판에 혼자 있으니 녀석 무척 막막한가보다. 나도

맘이 아프고 녀석도 맘이 아프고 그래도 할 수 없이 큰놈에게 향하는 길 밝게 갔다.

 

큰놈도 일주일내내 새내기생활을 하느라 지쳐 있어 꼴이 말이 아니다. 가져간 반찬 챙겨 냉장고에

넣어 주고 가져간 것들 풀어 정리해 놓고 다시 옆지기는 큰놈에게 노트북 공부를 시켜 주고 난 막내가

걱정되어 연락. 옆지기는 큰놈에게 어느정도 공부를 시키고는 피곤한지 큰놈의 잠자리에서 잠이 들었다.

감기에 바쁜 회사일에 딸들까지 챙기느라 정신이 없으니 감기도 낫지도 않고 몸도 피곤하고..그냥 얼마

동안 자게 두고 큰놈과 마주앉아 두런두런.. 떨어져 지내보니 엄마의 마음을 어느정도 헤아려주는 딸이

된 큰녀석,함께 앉아 잠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좋다. 겨울동안 엄마와 함께 하며 그래도

많이 친구같은 사이가 된 녀석이라 그런가 새내기가 되고 부쩍 성장한 것 같다. 옆지기가 꿀잠을 자고

나서 큰놈이 잘먹고 잘살기를 바라며 뒤돌아 서는데 녀석도 서운한가보다. 월요일 공강이라니 푹 쉬라고

하고는 우린 달려 달려 내려오는데 다행히 내려오는 막히지 않는다. 내려오다 집근처 휴게소에 들러

간식을 사 먹을까 했는데 7시30분인데 간식 파는 곳이 문을 받았다. 우린 당연히 휴게소이니 있을 줄

알고 내렸다고 추워서 얼른 다시 차로 이동 집에 도착하니 하루일과가 끝이났다.집 도착 8시. 하루종일

정말 길 위에서 시간을 다 보냈다.두녀석을 만나러 다니는 길은 무리라며 옆지기는 다음부터는 한놈씩

만나러 가잔다.

 

아침 일찍 작은오빠가 집에 오겠다고 하여 저녁으로 미루어 두어서 도착했다고 전화를 하니 오겠단다.

엄마가 또 무얼 보내셨겠지.했더니 아닌게 아니라 들기름을 보내서 들고 왔다고.오빠가 오기전에 우리도

출출한 듯 하고 치킨을 시켜 놓았더니 오빠도 옆지기도 나도 맛있게 먹었다. 딸은 밥을 어떻게 했나 하고

걱정이 되어 전화해보니 막내도 먹었다 하고 큰놈은 엄마와 떨어져 처음으로 닭가슴살샐러드를 해 보았는데

엄마와 할 때는 금방했는데 혼자하니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그래도 제대로 해서 카톡으로 사진도 보내주고.

가서보니 지난번에 올라가 샐러드를 해 먹으라고 사준 거리들이 모두 그냥 그대로 있다.날마다 선배들이

밥을 사주어 얻어먹다보니 밥해먹을 시간이 나지 않는다고.양상추가 상하고 있어 얼른 해먹으라고 했더니

냉동실에 닭가슴살을 꺼내어 해먹었나보다.엄마와 있을 때는 이것저것 손빠르게 해 주어서 쉽게 하지만

저혼자 해보면 다르다는 것을 이제서 실감하고 있다. 그래도 밥도 두번이나 제대로 해 먹고 나름 잘 적응

하고 있어 다행인데 막내가 걱정이다. 녀석도 잘 먹고 잘 살겠지.모든 것은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큰놈은

작년 일년동안 혼자 사는 것에 적응을 했지만 막내는 이제 처음이나 마찬가지니 조금 적응기간이 필요할

듯 하다. 그 시간이 지나고나면 막내도 좀더 단단해지고 잘 견뎌내리라 본다.딸들,화이팅.사랑해.

 

2013.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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