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제98호인 만장굴.제주특별자치도에는 130여개의 용암동굴이 있다. 그 가운데 유네스코
제주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거문오름 용암동굴게는 30만~20만년 전 즈음에 거문오름으로부터
분출된 용암이 해안까지 흐르면서 벵뒤굴,만장굴,김녕굴,용천동굴,당처물동굴과 그 외 여러개의
용암동굴들을 만들어다.제주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용암동굴은 동굴의 구조,규모와 동굴 천장의
용암종유와 용암곡석,용암종유관,바닥의 용암석순,천장까지 쌓인 용암석주,용암기포,용암유석 같은
동굴생성물들이 잘 발달되어 있다.특히 만장굴은 제주도세계지질공원 대표명소로 인증되었을뿐만
아니라,용천동굴과 당처물동굴은 일반 용암동굴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형태의 수많은 석회질
동굴생성물 들이 생성되어 매우 독특한 특징과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입장료 어른:2000원 청소년:1000원. 우리가족 합계금액: 6000원
제주 어디나 동백꽃이 활짝~~너무 이쁘다
아침을 든든히 먹어 두었고 날도 너무 좋아 오늘은 강행군을 해야한다고 딸들에게 일러 놓았는데
그 첫번째 여행지로 [만장굴]을 가기로 했다. 총 길이가 7.4m인데 우리가 갈 수 있는 것은 '880m'
그래도 울퉁불퉁하고 동굴은 평지와는 다르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를 더 감안하고 들어가야 한다.
동굴은 바깥보다 시원하니 여름에 여행을 하면 더욱 좋다. 이 날은 날이 좋았는데 들어가니 벌써
손이 시렵다. 거기에 동굴천장에서 물이 '똑똑 똑똑' 자꾸 떨어져 내리니 딸들과 옆지기는 웃옷의
모자를 쓰고 다녔다. 제주는 화산암이라 돌이 대부분 검은색인데 만장굴 역시나 검은색이라 들어가니
그야말로 어두컴컴하면서 대단하다. 거대한 용이 한마리 지하세계를 휘젓고 나아간 듯 하다.
이곳으로 용암이 흘러갈 때 과연 어떤 소리가 들렸을까? 지축을 뒤흔들어 놓았더 그 소리가 궁금
하기도 하고 이런 세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지하세계에 존재한다는 것이 정말 신비하다. 무슨
커다란 무대같기도 하고 앞을 알 수 없는 형상에 그저 감탄만 나온다.
석회동굴은 멋진 부분이 많은데 용암동굴은 석회동굴과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석회동굴처럼
아기자기하며 멋진 그림과 같은 것이 아닌 용암동굴은 어떻게 보면 '남성적'멋이 느껴지는 동굴이다.
거대함과 웅장함 그리고 진취적인 면이 보인다. 가도 가도 끝없이 펼쳐진,아니 뚫려 있는 공간이
너무도 대단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손을 잠깐 만져 보기도 하고 그 웅장함에 말소리를 높여
보기도 하고 그러다 옆지기가 동굴 벽에 붙어 동면을 하고 있는 '박쥐'를 발견했다.대롱대롱 매달려
정신없이 자고 있는 녀석에게 폐가될까 조용조용 '쉬~~' 하며 구경했는데 딸들은 신기하다며 처음
보듯 하는 박쥐 앞에서 한참을 멈추어 섰다.
거북바위
용암발가락
용암석주
동굴구경을 할 때 가깝거나 혹은 그렇지 않은 반대의 경우의 사람과 가면 더 좋을듯 하다.우린 이날
'짝꿍'을 정해서 막내와 손을 잡고 가기도 하고 큰딸과 손을 잡고 걷기도 하고 옆지기와 손을 잡고
걷기도 했다.옆지기와 나 둘이 손을 잡고 걸으면 딸들이 이야기를 하고 구경을 하느라 늦어져서
조금 가다가 짝꿍을 바뀌어 막내와 손을 잡고 걸으며 이야기도 하고 구경도 그러다 다시 짝꿍을
교체,큰딸과 손을 잡고 걸으며 이야기를 하며 걷고 그렇게 서로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시간이어서 참 좋았다. 딸들고 그렇지만 우리 모두 자연의 신비와 경이로움 앞에 작아지는 느낌,
인간은 정말 자연앞에서는 너무도 작은 먼지에 불과한듯 하다. 그리고 억만년의 시간 속에 우리가
있다는 것이 참 좋다. 이 시간을 언제 또 만들어볼지 언제 추억할지 모르지만 이렇게 함께 했다는
것이 두고두고 개개인에게는 좋은 에너지로 작용하여 분명 빛이 바래지는 그날까지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다.
비자림으로 향하는 길에..
만장굴을 걷는 동안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인지 우린 그동안 영화속에서 보았던 닮은 장면들을
이야기하며 우리가 꼭 영화속 주인공이라고 된 듯,지하세계에 사는 인간들처럼 그렇게 이시간을
즐겼다. 어느 부분하나 놓칠 수 없지만 우리가 볼 수 있는 동굴의 끝부분에 있는 [용암석주]인
돌기둥은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저런 것이 만들어졌을까 싶을 정도로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그저 '와~~대단하다.대단해..' 를 연발하며 그 앞에서 셔터만 계속해서 눌렀다. 카메라의 라이트를
켜고 찍으면 사람 얼굴만 하얗게 나오고 주변 배경이 나오지 않는다.라이트를 끄고 찍어야 그나마
배경과 함께 찍을 수 있는데 동굴관리차원에서 라이트를 켜 놓아 내국인도 외국인도 모두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우리가 여행하는 날은 중국여행객이 너무 많아 정말 어디를 가나 여기가 내가
사는 한국인지 중국인지를 모를 정도로 모국어보다 중국어를 더 많이 시끄럽게 들은 날이다.
처음 동굴에 들어가서는 '이걸 언제 다 걸으며 구경하지.반만 걸을까..' 했는데 금방이다. 서로 각자
짝꿍을 바꾸어가며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보니 가족과 함께여서일까 더 금방 힘들이지 않고 걷게
된 듯 하다. 여행을 한다고 모두 운동화를 신고가길 잘했다. 오늘은 완전히 트래킹 하는 날이다.
지하세게인 만장굴에서 밖으로 나오니 시원하고 날도 좋고 정말 좋다. 동굴 속에서 손이 시렵다며
춥다고 옷깃을 여미었는데 이젠 조금 느슨하게 옷길을 풀고 비자림으로 향한다.
2013.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