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제주 만장굴 가던 길에 만난 풍경

 

얘네들 패싸움이라도 하는 듯~~

 

 

 

 

 

 

 

전날 딸들이 제주에 가면 말을 꼭 타보겠다고 하더니 말똥냄새가 난다고 타지 않아서일까 말이

있는 풍경을 보니 그냥 지나칠수가 없어 차에서 내려 잠깐 제주의 경치를 감상했다.바람도 알맞고

햇빛도 참 좋고 말들이 여유롭게 풀밭을 거니는 풍경을 보니 이게 제주구나 쉽다. 그런데 가만히

풀을 뜯고 있던 말들이 큰딸과 내가 녀석들 보러 살금살금 갔더니 그걸 알았나 두 패로 나뉘어

서로 쳐다보고 있다. 무슨 패싸움이라도 하는 듯이...서로를 바라보며 점점 가까이 다가와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고 바라보는 녀석들은 우리는 또한 울타리 밖에서 바라보고 있는데 까마귀

한마리 날아와 녀석은 심판이라도 보듯 '까악 까악 까악 까악...' 울부짖는다.

 

봄까치꽃(개불알꽃)

 

제주엔 정말 봄이다. 울타리 안의 말들을 구경하고 차로 가는데 길가에 봄까치꽃이 피어 있다.

하나인가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보라색 앙증맞은 꽃이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분명

제주는 봄이 왔다.봄을 제일 먼저 알려주는 키 작은 들꽃,봄까치꽃.그렇게 제주의 봄은 아주 낮은

땅 위에서부터 그렇게 오고 있었다. 이곳에 와서 미리 봄을 만나고 가는 기분이 들었다.

 

 

 

 

 

난 이런 길을 참 좋아한다... 

 

 

제주의 길은 참 좋다. 아열대성 나무들이 즐비하여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육지보다

도로폭도 좁고 구불구불한 길들이 많기도 하지만 도로에 차도 사람도 그리고 신호등도 없다는 것,

달리고 달려도 끝이 없을것만 같은 길에 무언가 생각지도 못한 것들이 나타나지 자꾸 호기심이

생긴다. 신호등도 차도 없는 길을 너무도 기분 좋게 달리다 어느 부분에서 담장이 너무 이뻐

차에서 내려 담장 사진을 찍었다.그런데 아뿔사,'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개콘의 김기리가

제주에 있는 것처럼 제주에서 내가 그런 말을 듣다니.. 그렇게 하여 담장이 이뻤던 곳은 내 기억

속에만 저장하게 되었다. 뭐 어떤가 이런것도 추억이고 모두가 추억인것을..웃으며 그 시간을

추억저장고에 담아 두고 다시 달려 달려 만장굴로 향했다. 파란 하늘과 길가에 까만 돌담장

그리고 그 안에 초록의 싱그러움이 담겨 있는 제주의 창 밖 풍경을 그저 바라보며 제주의 바람을

맞는 것으로도 행복한 하루가 될 듯 했다. 이런 여유로움을 담으러 우린 이곳에 왔는지 모른다.

여행은 낯선 곳에서 낯선 것과의 만남이며 낯선 것으로 늘 보아 무디어진 풍경을 잠깐 잠재우듯

낯설음을 채우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늘은 낯설음을 정말 많이 채울 듯 하다.

 

2013.2.2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