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숲으로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몇 년 전에 산을 잘 오르지 못하는 나는,아니 뒷산이라고 해도 쳐다보기만 했지 오르지 않던 내가 건강을 위해 산행을 시작했다. 집 옆의 뒷산부터 시작했는데 정말 힘들었다. 욕심을 내지 않고 그날 체력이 허락하는 곳까지 갔다가 내려 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그렇게 시작을 했는데 조금만 걸어도 힘들어서 헉헉 거리던 것이 한 번 두번 가면서 점점 걷는 양이 늘어나고 산의 높이가 달라졌다. 그렇게 하여 한 곳 한 곳 낮은 산부터 오르기 시작했는데 다른사람들과는 보조를 맞추지 못하니 쉬엄쉬엄 가다보니 나무며 야생화며 버섯이며 더 많은 자연을 담을 수 있었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내 삶은 변화를 맞이했고 주말이면 정말 숲을 찾아야 할것만 같을 정도로 산행에 빠져 들었다. 철마다 다른 꽃들이 피어느고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숲이야 말로 확실한 '재충전'을 가져다 주었다.

 

2년여 정말 재밌게 옆지기와 산행을 하며 다녔다. 다녀 온 곳은 기록도 남겨 놓고 야생화도 하나 하나 이름을 알아가고 그렇게 하여 자연과 정말 가까이 지내고 싶은 마음에 욕심에 생겨서 조금 내겐 버거운 산에 도전을 했고 야생화를 찾으며 다니니 힘도 들지 않고 오를 수 있어 내려 올 때 조금 방심했었나보다.산행사고를 당한 것이다. 천운이었지 큰 사고가 날 뻔 했지만 손등뼈가 부러지고 병원신세를 조금 오래도록 지긴 했지만 다행으로 여겼다.옆에서 내 사고를 들은 사람들은 더이상 산을 찾지 않겠지 했지만 그도 잠시,어느 정도 상처가 아물어가니 다시 눈에 가물가물 철마다 피는 야생화며 그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싶어 안달이났다. 그렇게 하여 뒷산부터 찾으며 자신감을 다시 얻어 다시금 산행에 나서기도 했다. 무엇이든 욕심을 부리면 안되는데 자연앞에서는 더욱이 욕심을 부리면 탈이 난다. 자신이 할 수 있는만큼 그리고 산에 갈 때는 필요한 장비를 갖추는 것도 좋지만 위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구급약도 챙겨 가는 것이 좋다.

 

하야카와는 독자이벤트로 당첨된 차를 주차해 놓을 공간이 없어 산이 근접한 단독으로 이사를 간다. 결혼을 하지 않은 삼십대, 그녀는 번역일을 하며 근근이 살아가는데 도시에서 벗어나 시골로 이사를 가고 일도 줄었다.하지만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다. 이사한 곳에서 다른 일들을 찾아 열심히 살아 가고 있다. 영어과외도 하고 기모노 수업도 하고 이웃들과도 어울리며 활발한 교류를 하며 지역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잘 활용하고 있는데 그녀에게는 경리부에서 오랜동안 일을 해 온 마유미라는 친구가 있고 여행사에서 근무해온 세스코라는 친구가 있다. 하야카와가 시골로 이사를 가면서 그녀들은 친구를 만나러 시골에서는 구하기 힘든 간식거리를 사들고 그녀를 찾는다. 도시에서 살던 여성이 혼자서 시골에서 살아가는 것은 불편하고 부족하고 힘들줄 알았는데 하야카와는 씩씩하게 잘 버티고 있고 그녀를 통해 친구들은 하나 둘 다른 세상을 만나기도 하고 자연과 함께 하며 배울 수 있는 것들에 하나 둘 재미를 붙여나간다.

 

하야카와는 친구들과 함께 숲을 자주 찾는다. 숲에 가면 도시에서 만날 수 없는 나무며 이름모를 새들이 많다. 하야카오는 시골생활이 얼마 되지 않는데 새의 이름이며 특성까지도 잘 알고 나무에 대해서도 잘 안다. 물론 시골에는 그녀보다 더 새와 나무에 대하여 잘 아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게서 조금씩 배우며 자연에 대하여 배우게 되고 그것이 또한 하야카와 친구들에게도 충전이 되고 있다. 그런가하며 하야카와가 저렴하게 얻게 된 카약을 타보면서 접하지 못했던 세계에 재미를 느껴 그녀들 또한 호수에서 타기 위하여 카약을 사들이고 그녀들마나의 서랍장을 하야카와 집에 구비를 해 두고 주말이면 그녀를 찾는다. 시골에서는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공기며 흙냄새,모든 자연이 경이롭기만 하다. 경리부일로 혹은 여행사일로 스트레스에 찌들었던 그녀들은 하야카오를 만나러 시골에 오면 도시의 스트레스를 잊고 맘껏 시골생활에 젖어 희망에너지를 얻고 돌아간다.

 

도시에서 살던 하야카와 그리고 그녀의 두 친구인 마유미와 세스코는 도시생활에 젖어 있언 사람들이기에 '슬로우라이프' 에 적응을 하지 못할 듯 했지만 점점 그 재미에 빠져 들며 하나 둘 적응해 간다.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시골에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고 분명 살아갈 방법이 있다. 도시에만 삶의 해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시골에서의 생활이 도시에서 도움이 안될듯 했지만 그녀들의 생활에 작은 변화를 가져온다.마지막엔 작은 변화 뿐만이 아니라 남자친구도 생길듯한 희망까지 안겨주니 절충하여 산다면 숲에서 자신이 찾는 나무를 분명 발견하게 될 것이다. 시골에서의 생활에도 찾아보면 해답이 있듯 하야카와와 주말을 숲을 거닐다 오면 도시의 찌든 생활에 뭔가 청량한 해답이 보여 좀더 생활을 희망차게 바라보고 대응해 나갈 수 있는 방법과 또 자신들이 그렇게 변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하야카와는 도시의 두 친구 덕분에 잠깐씩 도시의 맛을 볼 수 있고 두 친구는 하야카와 덕분에 자신들의 도시생활을 넓은 품으로 보듬게 되는 서로 슬로우라이프에 젖어드는 그녀들의 생활에서 현대인의 얼굴을 보는 듯 하다. 결혼을 하였다면 자식과 남편 그리고 거기에 수반되는 삶에 얽혀 사는 삼십대이겠지만 아직 결혼전이고 사회생활과 더 친숙한 삶에서 자연과 함께 하면서 일상탈출과 같은 삶의 보너스처럼 맛보는 그녀들의 삶을 원하거나 그런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요즘은 많다. 무작정 전원생활을 하려고 도시생활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고 체험처럼 맛보고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고 자연과 친숙하지 않았다면 하야카와의 두 친구들처럼 서서히 자연과 함께 하는 기회를 만들어가는 시간을 늘려 나가다보면 자연과 친숙하게 된다. 현재의 삶이 자신이 바라던 삶이 아니라고 그 틀에서 과감하게 벗어나기 보다는 탈출구와 같은 체험의 기회를 만들어 삶의 쉼표를 줌으로 인해 보다더 현실을 투명하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하야카와와 같은 삶을 살고 싶지만 어쩌면 우린 두려움과 불안 때문에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런 삶을 택하려면 용기도 필요할 것이다. 잔잔한 울림을 주는 만화을 읽으며 따뜻한 봄날이 오면 나도 다시 산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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