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곰묘묘 이야기 - 「어서와」 고아라 작가의 따뜻한 감성 만화
고아라 글 그림 / 북폴리오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우직과 곰곰이와 까칠한 묘묘,교집합이라곤 전혀 없는 두 세계가 교차하는 마법 같은 러브 스토리' 라고 하는데 이 웹툰은 곰곰이와 묘묘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우리집 이야기고 당신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젊은 작가인데 남녀 사이의 그 미묘한 감정의 차이를 잘 잡아냈다. 짤막한 웹툰 속에 많은 생각을 감추어 둔 것처럼 한꼭지 끝나면 그냥 넘기는 것이 아니라 내 지난 일을 아니 앞으로 좀더 '있을 때 잘해줘야지'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사랑은 기다려주는 것도 아니고 받기는 하는 것도 아니듯이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 잘해줘야 하는데 그 표현이 잘 안된다. 표현에 서툴러 가끔 감정 싸움도 하게 되고 그러다 다시 온난전선이 한랭전선이 되기도 하는 봄과 겨울이 세월이 흐르고 나니 여름과 가을이 사라져버린 계절이 찾아 오는 듯 하여 씁쓸하다. 남과 님은 점하나 차이라더니 오랜 시간을 함께 살아 왔기에 남이 되는 것도 쉬운 것인가 하는 생각을 가져 보기도 하는데 그것은 아마도 가슴 안에만 품고 있는 생각을 겉으로 표현을 잘 하지 않아 생기는 '감정싸움'은 아닐까.

 

 

사랑은 '지금이야' 하고 돌직구를 맞듯이 그렇게 찾아 오는 사람도 있겠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사랑이라는 늪에 빠져 들게 될 것이다. 묘묘에게 곰곰이가 찾아 온 것도 그가 찾아 오면서 사월에 갑자기 서설처럼 눈이 내린 것도 어쩌면 그들에게 사랑이 이루어지려는 전조였는지 모르지만 까칠한 묘묘한 우직한 곰곰이의 하나하나를 꼬툴이를 잡아 잔소리를 한다. 혼자 고독과 친숙하게 지내던 묘묘에게 옆에서 함께 하는 곰곰이의 행동은 그야말로 눈엣가시,하지만 그것이 사랑이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아니 곰곰이가 사랑의 하트를 열심히 쏘아대도 까칠함으로 무장한 묘묘에게는 사랑의 화살이 박히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이 남과 여자의 차이인듯 하다. 밥을 먹을 때도 짭짭거린다고 잔소리,책을 읽을 때 옆에서 쳐다보면 그것 또한 잔소리,나와 다른 것을 인정한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이삼십년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 온 남녀가 하루 아침에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며 서로의 다른 점을 인정한다는 것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그것을 받아 들이고 인정해 주는 사람은 드물것이다. 그것을 잘 이겨낸다면 그들은 같은 곳을 바라보며 살게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성격차이로 등지게 될 것이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 왔던 곰곰이와 묘묘가 봄,여름,가을,겨울을 보내게 된다. 그들 사랑의 사계가 담겨지듯 담담한 이야기로 펼쳐지는 짤막한 웹툰 속에서 남녀의 차이와 사랑의 미묘한 줄다리기가 느껴지며 서로 서서히 '다른 점'을 인정하게 된다. 곰곰이는 묘묘에게 잘해주려고 했는지만 그것이 받아 들여지지 않았고 묘묘도 곰곰이에게 깨알같은 정성을 표현하려고 했지만 늘 서로의 화살은 빗나가기만 했다. 그런 그들에게 서로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왔다. 곰곰이가 겨울잠에 빠져 있는 동안 묘묘는 곰곰이를 다르게 보기 시작한 것이다. 사랑은 어느 순간에 보이게 된다. 그것이 자신의 사랑이라면 아무리 색안경을 끼고 있어도 안개가 걷히듯 확실하게 보이는 것이다. 곰곰이의 구멍난 주머니 속에 감추어져 있던 '쪽지'를 발견하게 되고 곰곰이의 '진심'을 알게 된 묘묘는 어떤 봄을 맞이할까?

 

 

똑같은 사람이 만나 사랑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서로 다른 사람이 다른 것을 인정하며 서로에게 물들어 가다보면 그것이 사랑이 되고 내게 있어 완벽한 사람은 없다. 서로에게 맞추어 가는 것이고 고쳐 나가는 것이지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을 원하는 이는 영원히 자신의 짝을 찾아 헤맬 것이다. '사랑의 기적'은 큰 것이 아니라 작은 것에서 시작을 한다. 나의 곁에서 따뜻한 음식을 만들어 주고 따뜻하게 감싸주고 내 앞에 돌부리를 치워 주고 내가 잠 잘 때 곁에서 조용히 지켜 주고. 서로에게 길들여지는 시간 동안 나누었던 작은 기적이 모여 서로에게 따뜻한 사랑이 되어 그야말로 '기적'이 되는 시간,묘묘와 곰곰이가 들여주는 시간 속에서 내 지난 시간을 뒤돌아 보며 미소를 짓게 만든다. 그런 시간들을 거쳐 지금에 이르르고 있지만 아직도 사랑은 숙제다. 처음엔 교집합이 없던 이들이었지만 교집합도 생기고 서로의 장단점을 받아 들일줄도 알게 되었지만 늘 사랑은 어렵다. 함께 있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그 시간까지 사랑하고 싶다면 곰곰이와 묘묘의 이야기로 오세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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