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 좀 어때! 푸른숲 새싹 도서관 6
고토 류지 지음, 하세가와 토모코 그림, 고향옥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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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직은 모든 것이 서툴고 낯선 신입생인 '1학년' 요즘은 대부분 유치원에서 미리 교육을 다 받고 들어가 그렇게 서툴고 낯설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유치원과 학교생활은 어딘지 모르게 다르다. 책가방을 메고 학교로 가는 아이의 뒷모습에서 뭔가 나 또한 이루었다는,성장을 했다는 느낌을 받았던 때가 분명 있다. 유치원 때나 초등신입생일 때나 우리집 아이들은 집에 오면 한동안 엄마에게 조잘조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미주알고주알 일러바쳤다.아니 신기함에 별거 아닌 일도 모두 말해야 하루 일과가 끝나던 때가 있었다.

 

개구장이 구로사와와 울보 신이 그리고 구로사와에게 늘 당당하게 맞서 싸우는 고지마등 구로사와의 장난에 한번도 당하지 않는 친구는 없는 듯 하다. '청소시간' 은 자유시간으로 친구를 좀더 많이 알아가는 시간이다. 그런 칭소시간에도 우리의 개구장이 구로사와는 이번에도 그냥 지나질 못한다.청소를 하는것인지 마는 것인지 대충대충하며 장난을 치는 구로사와,그런 구로사와에게 선생님은 칠판을 깨끗하게 닦으라 했다. 더러운 걸레로 마지못해 닦는 구로사와,선생님은 구로사와에게 청소하는 법을 자세하게 일러주신다. 걸레를 먼저 깨끗하게 빨아서 닦으라는 말에 구로사와는 선생님의 말씀대로 깨끗하게 빤 걸레로 칠판을 닦으니 칠판이 반짝반짝 윤이 난다.

 

구로사와에게는 칠판청소를 고지마에게는 책상 청소를 맡겼다. 칠판청소를 마친 구로사와는 또 신이에게 장난을 친다. 신이의 얼굴을 깨끗하게 닦아야 한다며 걸레질을 한 것이다. 신이는 그것이 또 맘에 안들어 운다. 화장실에 가서도 울고 울음이 그치질 않는다.정말 울보인가보다. 신이는 그래서 결심한다.이젠 구로사와와 다시는 놀지 않겠다고.정말 그렇게 될까. 그런데 반 친구들이 울고 있는 신이에게 다가와 구로사와에게 한번도 당하지 않은 친구는 없다고 말을 한다.모두가 몇 번씩 당하지만 그래도 친구로 놀고 어울리고 있다. 난 이제부터 절대로 구로사와와 놀지 않겠다.

 

엄마에게 구로사와에게 당한 일을 말하고 괜히 엄마에게 심통을 부리는 신이,그런데 정말 구로사와가 밉지 않다. 나 혼자만 당한것도 아니고 용서할 수 있는 부분이 충분히 있는가하면 그런 구로사와가 밉지 않다. 구로사와가 밉다고 놀아주지 않는다면 구로사와는 혼자가 될 것이다. 아마도 신이와 친하다고 생각하기에 구로사와는 신이에게 더 심한 장난을 하는지도 모른다. 양파를 까며 눈물을 줄줄 흘리며 신이는 구로사와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정말 구로사와가 미운 것일까.분명 아니다.그는 친구임에 분명하다. 우리집 초인종을 거침없이 누르고 거침없이 쿵쾅쿵쾅 우리집에 놀러 올 친구는 구로사와 뿐이다.

 

구로사와도 아직 서툴고 신이도 아직 서툴다.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좌충우돌 조금 부딪힐 뿐이지 나쁜 친구거나 미운 친구는 아니다. 친구의 단점을 붙잡고 친구에서 하나 둘 가지를 쳐낸다면 진정한 친구가 남아 있을까? 내가 친구의 단점을 찾아 냈듯이 나도 누군가에겐 단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친구의 관계를 끊을 수는 없다. 애벌레가 나비로 탈피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듯 양파의 껍질을 벗기며 흘리는 눈물이 진짜 눈물이 아니듯이 구로사와의 속에 숨은 진심을 보기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할 뿐이고 그렇게 친구를 앓아가는 것이다. 개구장이 구로사와가 있어 늘 말썽이 있는 1학년이지만 그 덕분에 신이는 기억에 남는 1학년을 보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사귄 친구가 더 오래도록 곁에 남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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