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사 은행나무길의 상고대를 만나며 바쁜 하루

 

 

 

 

 

어제 볼 일을 다 마치지 못하고 와 오늘 다시 내려가야 했던 곳,친정에 가서 김치도 가져와야

하고 보일러를 틀어 놓지 않아 온수가 나오지 않아 걱정이 되어 오늘 아침에 일찍 내려가 보기로

한 집, 다른 주말과 다르게 아침을 좀 이르게 먹고 필요한 것들 준비를 하여 옆지기와 함께 길을

나섰다. 두녀석은 집에 있겠다고 하고 안동여행을 다녀온 큰딸은 힘든지 일어나지도 않아서 막내와

아침을 먹고 해야할 일들을 일러 두고는 나가는데 막내가 내려가는 길에 학교에 들러 교실에 두고

온 짐을 가져가 달란다. 어제 저녁 늦게 들렀더니 경비아저씨가 오늘 오전에 와서 가져가라고 하여

오전에 들렀더니 그래도 간간이 아이들과 선생님이 보인다. 막내가 가져오라는 짐을 챙기고 나서는데

주변이 온통 눈이 온듯 나무가 하얗게 옷을 입었다. '뭐지.. 정말 이쁘다..와..상고대네..' 하다보니

주변에 저수지도 있고 곡교천도 있다.길을 따라 늘어선 가로수가 하얗다. 정말 아름답다.

 

 

 

 

현충사 은행나무길

 

요즘 여기저기 '상고대'가 아름답다고 난리들이던데 나도 오늘 현충사 은행나무길에서 상고대를

만났다. 이런 길을 생각하고 온것도 아니고 아침 더 이른 시간이었다면 더 아름다운 풍경을 만났을

터인데 우리가 내려가는 시간은 12시,조금씩 녹아서 눈처럼 떨어져 내린다. 그 풍경마져 아름답다.

어제 보일러를 틀어 놓아도 온수가 나오지 않아 걱정이 되어 빨리 가야한다며 서둘러 내려가다

보니 아름다움을 더 많이 담지도 못하고 그저 차안에서 감탄사만 연발하며 흡족해 했다. 곡교천이

있어서인가 주변 낮은 산의 나무들에도 모두 하얗게 상고대가 폈다. 자연의 경이로움이다.

 

우리는 우리의 일만으로도 머리가 복잡하여 아름다움을 제대로 즐길 여유를 못 내고 있는데

천변에 강태공들은 일렬로 늘어서 천에 낚시를 드리우고 세월을 낚고 있다. 그 주변에서 철새떼가

무리를 지어 한가로이 망중한을 보내고 있는 풍경을 차창밖으로 내다보며 '에효..' 하지만 아직은

우리에게 여유라는 녀석이 친구를 하지 못하고 있으니. 옆지기는 가면서 철물점을 알아봐야

한다고 하고 난 그냥 아파트 주변에 가서 찾자고 하고,내가 살지 않는 지역이라 잘 모르겠다.

그리고 집주변 마트에서 사가지고 간다고 메모해 놓고 그것도 깜빡하고 그냥 늘 가던 길로

오고 말았다는..오다가 생각이 나서 주변을 둘러보니 우리가 찾는 상점이 없다는 점.우리집에서

는 너무도 멀리 왔다는 점.어쩔 수 없지 이번에 다 못하면 다음주에 입주전에 한번 더 내려와

손을 보는수밖에 라고 생각하며 그냥 우리의 목표로 행했다.

 

 

 

 

 

어제 바퀴벌레 약을 뿌리고 오고 보일러도 틀어 놓고 왔는데 아직도 온수관이 녹지 않았는지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옆지기는 가져간 찜질기를 타일 바닥에 틀어서 올려 놓고 드라이기도

동원해 보았지만 녹을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더불어 현관열쇠도 바꾸기 위하여 전화를 걸어

보았다가 다음으로 미룬다.난 온 길에 바꾸고 가라고 하는데. 해도 해도 안되는듯 하니 그가

관리실에 전화를 걸어 와달라고 했더니 기사분이 오셨다. 와서 집이 비게 된 경위와 우리의

사정을 듣고는 자신이 녹여 주겠단다. 연말에 이사후에 집을 비워 두고 보일러도 연결해 두지

않은 것이 4일,그동안 영하 20도가 넘는 한파가 몰아치고 보일러관이 얼은 것이다. 다행히

냉수는 잘 나오는데 온수관이 타일에 묻힌 부분이 얼은듯 하다며 녹여야 한단다. 기사분이라

그런가 어떻게 해야 금방 녹이는지 방법을 알아 금방 해결해 주신다.아니 처음에 되지 않을

것처럼 애를 먹이더니 좀더 우리가 다른 방법을 동원해 보려는 찰나,싱크대의 수도를 온수로

맞추어 놓고 올려 놓았는데 콸콸 물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운수대통.. 올해 이렇게 운수대통

해야하는데 말이다. 정말 거짓말처럼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쏟아져 나오는 온수,욕실도 틀어보니

잘 나오고 샤워기도 마찬가지,온수관이 기사분 노력 덕분에 잘 녹아 온수가 콸콸 나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 더 중요 얼지 않게 보온을 해 주어야 한다.집이 비여있기 때문에.

 

 

 

 

 

여기저기 보온을 해 놓고 보일러도 알맞게 틀어 놓고 손을 보아야 할 부분을 손보고 점심을 먹으러

갈까 하다가 생각을 해 보니 안되겠다. 현관열쇠를 바꾸고 가는게 속이 편할 듯 하여 전화를 해서

올 수 있는지 물었더니 온단다. 바꾸고 가기로 하고는 온수가 나오게 애써주신 기사분께 음료수도

사다 들이고 집에 들어가 기다려 현관키도 바꾸었다. 속이 다 후련하다. 새집이 아니라 헌집이라

맘에 들지 않는 부분들이 있지만 그래도 좋다고 살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참 고마운 일이다.

페인트 칠을 다시 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해주려고 해도 하지 말아 달라고 하니 더 돈들일 일은

없지만 보일러가 더 애태우지 않고 잘되어 다행이다. 모든 일을 마치고 나니 슬슬 배가 고프다.

옆지기가 늘 애써 주어서 미안하기도 하고 오후 3시가 넘어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키를 맡기기

위하여 부동산에 가서 사장님께 밥을 같이 먹자고 하니 '시간이 몇신데요..벌써 먹었죠.. 애쓰시네요.'

하신다. 몇 번 만나지 않았는데 가까운 이웃처럼 고맙다. 이런저런 문제 나서서 봐주시고.다음에

꼭 식사대접을 한번 해야할 듯. 옆지기와 둘이서 가까운 곳에서 우렁쌈장을 시켜 먹었다.나도

배가 고픈지 밥 한그릇을 쌈장에 비벼서 적상추에 싸서 맛있게 다 비웠다. 그리곤 친정에 김치를

가지러 갔는데 빈집이다.엄마야 바로 위 마을회관에 계시다. 얼른 김치만 꺼내서 가려고 하는데

오빠들이 들어오며 엄마를 불러 엄마가 내려오시고 김치광에서 김치를 꺼내려는데 동치미도

김장김치도 꽁꽁 얼었다. 동치미는 겨우겨우 꺼냈는데 김장김치는 완전히 꽝꽝 얼어서 어찌할수가

없다. 미리 한 통 가져다 놓은 것이 있어 다음에 가져 가기로 하고 다른 것을 챙겨 얼른 올라가자고,

그래야 엄마가 회관에 가셔서 저녁도 드시고 마을 친구분들과 어울려 노시니 가자고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 마을에서 대동회를 하여 돼지를 한마리 잡아 잔치를 하고 있단다.

오빠들은 작은아버지 제사라 내려가봐야 한다고 하여 우리도 얼른 챙겨 나왔다. 하루종일 돌아

다니듯 했더니 벌써 피곤,몸이 파김치가 되어 가고 하품도 나오고... 내가 배가 부르니 저녁은

거르고 그냥 자겠다고 하며 집으로 고고...

 

친정집에서 작은 오빠가 외암생막걸리를 한 통 주어 가져왔는데 옆지기가 한 잔 하겠단다.

치킨이라도 시켜서 딸들과 함께 먹는다고 그렇게 한 것이 저녁으로 먹게 되었다. 치킨에 엄마가

주신 쑥송편을 쪄서 저녁으로 대신했다. 나도 옆에서 한 잔 했더니 잠이 솔솔..그렇게 한 잔 하고

정신없이 자다가 일어나니 늦은 시간이다. 피곤했던지 몸은 여기저기 모두 퉁퉁 부었고 아픈

오른팔은 더욱 퉁퉁 부워 무겁고 아프고..이것도 아픈것이 오래가니 몸이 적응을 하나보다.

그런대로 써먹고 있으니 말이다. 내일은 정말 병원에라도 가서 사진도 찍어보고 물리치료라도

받아야 할 듯 한데 새해 시작부터 병원에 간다는 것이 또 싫다. 그러다 또 한참을 그냥 보낼 듯

한데 이제 큰 일들은 대부분 마무리가 된 듯 하니 시작되는 한 주는 조금 쉬어야 할 듯 하다.

온수까지 잘 나오게 해 놓고 온 보일러가 얼지 않고 잘 가동이 되길 바라며.

 

20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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