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라 더 바쁜 나날

 

제라늄

 

어제 친구를 만나고 늦은 시간에 귀가,춥긴 추웠나보다. 얼었다 녹아서인지 얼굴이 퉁퉁 부었다.

요즘 몹시 아픈 오른팔은 들수도 없이 아프고 손은 퉁퉁 붓고 그래도 아침을 해서 먹고는 보조주방의

김치통을 한개 처리하다가 에효 이것저것 또 다른 것까지 손을 대며 닦고 닦고 또 닦고...

팔이 아플 때는 좀 쉬어야 하는데 왜 그리 눈에 보이는 것이 많고 그것을 또 못참는 성격인지.

큰놈은 오늘 시내에서 친구와 점심 약속이 있다고 오늘 모처럼 일찍 서둘러 씻고 준비를 한다.

친구가 내려와 밥을 사주겠다고 했다는데 추운데 단단히 껴입고 나가라고 했더니 바지 속에 레깅스를

입었는지 뒹굴어 갈것만 같은데 그래야 덜덜 떨지 않고 돌아 다닐 수 있긴 하다.

-엄마는 안사준데..엄마도 시내 나갈일 있는데..같이 나갈까?

-엄마를 왜 사줘.날 사준다는 거지.어무니 현금좀 꺼주시오..

 

녀석 이제 컸다고 달라는 것이 아니라 꾸어달란다. 갚겠다고.그 거짓말을 알면서도 용돈을 주었다.

영화표 2장과 함께.'앗싸..어무이 고맙습니다.친구와 영화 보야지..' 하며 기분 좋게 나가는 녀석.

그렇게 녀석이 나가고 나니 집안이 오래간만에 조용하다. 보조주방 김치통들을 닦고 청소하고 

베란다 창을 열어 놓고 집안 청소를 마치고 베란다에 가득한 초록이들 물 주고 스프레이 해 주고

그러고나니 나 또한 이제 좀 시간이 난다. 어제 추운데 돌아 다녀서인지 허리도 아프고 몸도 찌뿌둥

한데 오늘 중요한 은행 볼일이 있다. 준비해서 나가야 하는데 나가기 싫다. 여시가 요즘 배추에 빠져서

배추를 먹기만 하면 식탁으로 달려와 배추를 달라고 앙탈을 부려 어제도 배추를 주었더니 배가 빵빵,

지지배는 내가 있으면 쉬를 하지 않는다. 외출을 하며 베란다 신문지에 나가 쉬를 하고 들어오라고

말을 했는데도 안했나보다.하루종일 참고 있는 것이다. 피곤해서 들어가 자려고 하면서 여시에게

'쉬하고 자라..빨리..' 하고 명령조로 말을 했는데 내가 들어가자마자 지지배 쇼파 위 지가 있는

전기요 방석 위에 쉬를 듬뿍 해 놓은 것이다. 난 몰랐는데 아침에 보니 방석이 흥건하게 젖어 있다.

큰딸에게 물어보니 여시가 제 방석에 오줌을 싸 놓고 큰딸의 방에 들어와 낑낑 거려서 거실에 나와

여시와 함께 잤다는 것이다. 아침에도 방석에 올라가 자라고 하니 쇼파위에 올라가질 않는 것이다.

알것 달 알면서 늙어서 그런지 왜 가끔 이런짓을 해 놓는지..지지배...

 

어제 친구와 만나기 위하여 나가고 바로 이웃 동네에 사는 친구에게 전화가 왔었다고 큰놈이 말한다.

연말이라 그런지 엄마를 찾는 전화도 많고 연말은 연말인가 보다며 아침을 먹어가며 아줌마처럼

말하는 큰놈,그 친구 역시나 올해 가기전에 한번은 만나야 하는데 가까운 곳에 살면서도 얼굴보기

힘들다 하면서 살고 있다. 오늘도 은행일 때문에 시간의 여유가 나지 않고 내일은 막내가 오니 또

바쁘게 생겼고 주말엔 지난 주에 일을 벌려 놓은 곳에 가서 일처리 할 것이 있어 바쁘다. 주말에

이사를 나가겠다고 하니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데 연락은 아직이지만 에너지를 절약해 놓아야 주말에

움직일듯 하다. 가는 길에 친정에도 들러 김장김치도 가져와야 할 듯 한데 춥다고 하니 또한 망설여진다.

겨울은 추워에 제맛인데 자꾸만 춥다고 움츠러들고 있다. 그래도 올해는 미리 병원신세를 져서인지

다행히 조금 더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데 올해가 가기 전에 마무리 해야할 일들 하나 하나 마감하고

있다보니 책과 가까이 할 시간이 부족하다. 시간적 여유도 마음의 여유도 못 내고 있다. 얼른 은행일

마치고 들어와 조용한 시간 혼자서 독식하며 지내야 할 듯.

 

2012.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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