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하면 왜 그런지 꼭 한그릇이 남는다. 그만큼의 욕심이 늘 줄어들지 않고 가지고 있다는
증거처럼 남겨지는 밥,그러니 솥뚜껑 운전사인 나는 늘 찬밥을 먹는 신세,내가 만들고 있는 것이다.
요 남는 밥은 식구들이 들락거리는 그 차이인진데 잘 안먹어진다. 며칠전 찬밥 한 그릇도
누룽지를 만든다는 것이 그만 기간을 넘기고 말았다.곰팡이가 핀 것이다. 팬에 삼겹살을 구워
먹었더니 조금 버린 듯한 팬이 있어 비싼건데 버리지는 못하고 무얼할까 하다가 <<누룽지팬>>
으로 만들었다. 그동안 누룽지를 만들어먹던 양면팬이 있지만 무겁고 힘들다.
팔이 아픈 내겐 쓰기 불편하다. 그래서 약간 버린 팬을 이용하여 누룽지를 만들었더니 넓고
아주 좋다.그렇게 하여 찬밥이 남으면 바로 바로 누룽지를 만들었더니 식구들이 모두 좋아한다.
과자 같다며..뭐 하기사 누룽지는 내가 제일 좋아한다. 책을 읽으며 글을 쓰며 한조각 한조각
먹다보면 다 먹게 되는 누룽지,내가 이걸 다 먹으면 큰놈이 옆에 있다가 '엄마 밥한공기 다 먹었네.'
한다.밥을 먹기 싫은데 누룽지는 잘 먹게 된다는..그래서 가끔 점심엔 요 누룽지를 먹기도 한다.
오늘은 누룽지를 아침을 차려 놓고 바로 팬에 찬밥을 펴서 하기 시작했다.밥을 한술 뜨고
팬에 가서 밥을 펴고..요게 얇팍 얇팍하게 펴 주어야 누룽지가 바삭바삭하게 잘 된다.
그렇게 하여 아침을 먹으며 계속적으로 왔다갔다 하다보니 누룽지가 다 되었다. 한 면만 해주면
한 면은 밥이 그냥이라 뒤집어서 다시 해 주면 더욱 바삭하고 고소한 누룽지가 된다.
그렇게 하여 간식그릇에 덜어 놓으면 끝.하나 집어 먹으니 고소한 것이 정말 맛있다.
설거지를 마치고 누룽지 한조작 물고 아삭아삭 먹는데 오늘 동창회와 지난해 담임샘과 만남이 있는
큰딸이 씻고 나오더니 코를 씰룩씰룩,'엄마 고소한 냄새..이것은 누룽지..' 하고 찾기 시작.
늘 좌탁위에 올려 놓으니 얼른 찾아 한조각 먹더니 '와우..오늘은 완전 과자다 과자..'
하며 아삭아삭 씹어 먹는다. 이렇게 누룽지를 만들어 놓으면 찬밥을 버리지 않고 먹게 되고
간식거리로도 참 좋다.
오늘은 식구들 개개인이 모두 바쁘다.나만 빼고..난 어제 하루종일 돌아 다녔더니 힘들고
피곤하고 거기에 금0에 들어가려다 쫘아아악 미끄러져 온 몸이 아프다. 참을 수 없어
오늘 그곳에 전화를 해서 '사장 바꿔줘~~' 하고 전화 하겠다고 했더니 큰딸이 깔깔 거리고 웃는다.
'엄마가 미끄러져 놓고 왜 전화해..' '야,내가 미끄러지고 싶어서 미끄러졌니 그곳이 잘못해
놓아서 그런거야.고객이 가게 들어가려다 미끄러졌는데 나와보지도 않고..완전 골수고객인데..'
그랬다. 내가 신고 다니는 신발은 모두 금0이다.어제 신었던 발목부츠도 낮으면서 편한 금0부츠..
그들은 고객을 너무 무시했다. 안본척하고 뒤돌아 서 있는 직원들..내가 한참을 가게 안을 보았는데도..
허리도 아프고 팔도 올라가지 않고 암튼 아프지 않은 곳이 없는데 다행히 오늘은 옆지기도 출근,
오후에 일찍 퇴근한다고 하지만 암튼 어제는 얼굴도 못보고 잤다. 회식이 있어 술을 얼마나 부었는지...
큰딸은 동창회 막내 녀석도 친구와 시내에 나가 쇼핑하고 구경한단다. 늘 학교에 박혀 있다보니
스트레스 쌓였다며 나간다는 녀석,외출준비를 안하네.. 나 혼자 뒹굴뒹굴 경사났다...
누룽지 간식이나 먹으며 책이나 읽어야 할 듯...
2012.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