짦은 여행가는 기분으로 나들이

 

 

담장에 빨간 장미가 많이 피었다..여름과는 또 다른 멋.

 

 

 

 

바쁜 일이나 슬픈 일들은 잘 겹친다. 친정집에 김장도 가야하고 언니네 가게에 예약이 있는데

혼자하듯 바쁘다고 하여 큰딸과 함께 와달라고 하여 울엄니한테 김장에 우리가 없어도 되는지

물었더니 고모도 오시고 다른 식구들 있으니 괜찮다고 언니를 가서 도와주라고 하신다.

전날 가서 모두 준비를 해 놓고 왔기에 버무려 속만 넣으면 되니 괜찮다고 하셨다.

그래서 큰딸과 난 전철을 타고 언니네로 가기로 하고 옆지기와 막내는 논술시험 때문에

서울로 향하였다. 새벽에 일어나 막내 아침밥을 챙겨 주고 보내고나니 한가하고 온 몸은 아프고...

큰놈을 깨울까 하다가 모처럼 외할머니댁에 가서 일을 하고 와서 여기저기 아플 듯 하여

좀더 자게 놔두었다가 늦을 듯 하여 깨웠더니 역시나 못 일어나는 딸,그래도 약속을 했으니

예약손님 오기 전까지 가자며 서둘렀다. 전철을 타러 울집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몇 분 나가야 하고

전철로 또 다시 이십여분 이동을 해야 하고 역에서는 또 다시 언니네 집까지 이동해야 하는데

바쁘면 택시 아니면 언니보고 마중 나오라고 해야할 듯.. 날이 좋으니 일단 엄마와 여행가는 기분으로

그렇게 길을 나서자고 하니 딸도 혼쾌히 따라 나섰다. 뭐 준비하는데 시간은 걸렸지만.

 

딸과 함께 이런 둘만의 시간의 즐긴다는 것은 지금까지는 없었다. 늘 학교에 매달려 있다보니

가족여행도 근래엔 없었지싶다. 그러니 모녀가 움직인다는 것은..딸과 함께 팔장을 끼고

호호하하 하며 시내버스를 타고 전철역에 도착하여 전철을 기다리며 역의 풍경을 담았다.

-우리 여행가는 것 같다. 가까운 곳이지만 이렇게 전철타고 가는 것도 처음이고 설레는데...

녀석은 전철을 타고 많이 이동을 하여 다녀서 이젠 익숙하게 다니지만 처음엔 모든 것이

낯설었다. 요즘이야 자차로 다니니 이런 기회가 많이 오는 것도 아니니 언제 기차를 타 보았는지..

오래전 추억들을 떠올리며 이야기도 나누고 하하 호호 하는 사이 전철이 들어오고

우리는 짧은 여행을 시작,주말이라 그런지 전철안에는 노인분들이 만원이다.

공짜로 이용할 수 있으니 온천에 가서 목욕을 즐기고 가려고 오시는 분들이 그야말로 인산인해.

그 속에서 겨우 자리 비집고 앉아 한정거장 가서 급행이라 내리고 다시 전철을 기다려 타고는

가는 길에 무료함을 달래기 위하여 책 이야기도 하고 아름답게 보이는 차창 밖 풍경도 구경하고..

그러는 사이 금방 우리가 가야할 역에 도착,역시나 역에 도착해서도 사람들로 붐벼 

그냥 밀려 다녀야 했다. 그러는 사이 언니는 우리가 안오는 줄 알고 전화,가고 있다니 택시로

얼른 오라고 하여 역에 도착하여서는 바로 기본요금의 택시를 이용하여 가게에 도착했더니

예약 손님들이 아직이다. 너무 서둘렀나보다. 언니도 우리도...

 

 

 

이녀석 브라우니 동생이라도 되나~~ㅋㅋ 포즈가 넘 웃기다..ㅋㅋㅋ

 

너무 자연스럽게 계속적으로 저 포즈로 앉아 있다.. ㅎㅎㅎㅎ

 

(울아버지 살아 계실 때 키우던 진돌이가 씨를 주고 난 새끼들 중에 한마리를 언니가 얻어가

키운 '돈숙'인데 녀석 새끼를 무척 잘 낳는다.벌써 몇 번째 새끼인지 모른다. 이녀석 옆에는 이녀석

이 낳은 아들이 옆에 묶여 있는데 다른 숫놈이 있는데 언제 아들이 어미를 범하여 새끼를 낳은 것,

그래서 돈숙의 원래 신랑은 목매어 울었다는...ㅋㅋㅋ

이번에는 원래 8마리 새끼를 낳았는데 한마리를 팔고 한마리는 분양하고 한마리는 삼일전에

손님차에 치여 죽었단다. 손님은 그것도 모르고 그냥 간 듯.CCTV로 찾아내어 말했더니

손님이 울면서 와서 미안하다고..에효... 그리곤 어제 또 한놈이 울타리를 넘어 쇼생크탈출을 시도하여

밖에 유유히 돌아 다닌다. 손님들이 와서 시끄러운데 이녀석들도 시끄러워 나가봤더니 한놈이

마구마구 돌아 다니고 있다.내가 냉큼 잡아 울타리안으로 넣어 주었는데 그때 손님중에 한 분이

내게 다가와 '강아지 너무 좋은데 한마리만 분양해 주세요...사장님~~~~~' 하길래

'전 여기 주인 아닌데요..녀석들은 모두 팔거라고 하던데..' 하며 언니를 불러 주었다.

그랬더니 언니가 그냥 한마리를 주었단다. 돈 만원이라도 내 놓고 가야 인지상정인데...

그래서 남은 녀석들은 4마리,언니는 꼭 팔아서 무엇이라도 써야겠다고..ㅋㅋ

늘 식당에서 나오는 고기며 그외 것들 푹푹 고아서 잘 먹이니 무척 무겁다.잘 크고..

볼때마다 무쓱무쓱 크는 녀석들,하얀 실뭉치가 왔다갔다 하는 것 같다.)

 

울큰딸 언니네 도착하니 야단났다. 돈숙이나 낳은 새끼들 보면서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고

그 앞을 떠나지 못한다. 실뭉치가 몇 개가 왔다갔다 하는것처럼 녀석들은 그야말로 토실토실,

무척 무겁다. 강쥐들과 한바탕 난리를 치르고 가기에 들어가니 언니는 미리 손님상을 모두 차려

놓았다. 언니방에는 울집 여시 엄마인 단비도 있고 호야와 한배새끼로 태어난 똘이가

모두 늙어서 할매 할배가 되어 있다.녀석들도 한번 눈도장 찍어 주고 언니와 좀더 챙겨야 할

일을 해주고는 손님들을 기다렸는데 약속시간보다 늦게 와서 식사를 하셔서 우리의 일정도

늦어졌다. 점심을 먹고 손님들이 술로 이어져 좀더 시간이 지체하다보니 옆지기가 내려오게

되었고 옆지기가 도착하기전 손님들이 떠난 자리를 치우느라 큰딸과 난 큰 홀을 바쁘게 움직여

다녔다. 이런 일을 처음하는 딸은 힘들다고 하면서도 아무소리도 안하고 잘 하였다.

그랬더니 손님중에 할아버지 한 분이 큰딸에게 이쁘다고 용돈도 주셨다. 큰딸은 기분 좋아서 싱글벙글,

모두 치우고 늦은 점심을 옆지기도 오고 하여 맛있게 맛있게 먹고는 언니가 조금 싸 준 반찬과

나누어준 '돌산갓김치'를 들고 엄마네로 향했다. 큰오빠는 우리가 올시간에 오지 않으니 걱정이 되어

전화,옆지기가 왔다고 하니 다행이라며 얼른 오라고.. 친정이야 식구들이 모여 오전에 김장을

마쳤다고 한다. 모두가 다 힘들고 바쁘고 하니 작은오빠네는 일찍 가고 큰오빠네는 늦은 시간까지

있다가 고모도 모셔다 드리고 우리도 기다린 듯 한데 오빠도 힘들고 쉬어야 하니 먼저 올라간듯..

엄마 혼자 쉬시고 계신데 들어갔더니 울엄니 김장한다고 혼자 고생하셔서 얼굴이 퉁퉁 부었다.

허리는 또 얼마나 아플고...아프다는 소리 한마디 안하시고 자식들 챙겨 주시느라 늘 동동동동.

 

엄마와 앉아서 티비보며 두어시간 앉아 있다가 가져 갈것들 엄마가 챙겨 주어 고구마묵에 고춧가루

속 버무린다고 해 놓았던 남은 생채, 새우젓,수육, 김치2통,대파 한 봉지,고구마, 배추 3통...

차에 실을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이 주셔서 '엄마 그만해..엄마도 먹어야지..글구 우리 가져가야

놓을 곳도 없단말야.. 조금만 가져가야 또 가지러오지..' 하며 겨우겨우 말려서 덜 가져왔다.

겉절이는 2통이나 주셔서 가져왔는데 정말 맛있다.올해는 배추가 달아 김치가 더욱 맛있다.

29일은 아버지 제사라 또 내려가야 하니 그때 또 못가져간것 가져가며 될 듯.

울엄니 김장 끝내 놓으니 날도 추워지는듯 하다며 이젠 두 다리 뻣고 주무시겠단다.

아버지 가시고 그 다음해엔 김장이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아버지가 늘 모든 것을 도와 주셨기 때문에

아버지 없이 하는 일이 서툴렀는데 올해는 이젠 익숙하게 식구들도 안성맞춤으로 모이고

모두 저마다 일을 나누어 하니 수월하게 끝내었으니 마음을 놓겠단다.한사람의 빈자리가 정말 크다.

다른 사람도 아닌 늘 농사를 짓고 우리의 먹거리를 모두 챙겨 주시던 아버지니 더욱 그 빈자리는 크다.

하지만 이젠 그 빈자리엔 다른 사람들이 들어와 채우고 엄마도 우리도 빈자리를 이겨내고 있다.

그렇게 살아가는가 보다. 사는게 별거 아닌...올해 큰 일은 대충 끝났다. 아버지 제사와 울 딸들

잘 되는 일만 남았는데 그도 물 흘러가듯 잘 되리라.

 

201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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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2-11-26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아지들이 정말 잘 생겼어요! 토실토실하고 튼튼하게 생겨서 누구나 탐내게 생겼네요. 그런데 한마리가 그런 불의의 사고로 죽다니, 아구구...

서란 2012-11-26 18:33   좋아요 0 | URL
정말 이쁘더라구요..한달도 안된듯 한데 잘 먹어서 그런지 얼마나 실하고 이쁜지..녀석들 순하고 이쁘고 모두들 탐낸다는데 저도 단독이라면 이런 강쥐 키우고 싶은.. 사고를 낸 사람이 아가씨인데 얼마나 울었는지.. 귤을 한박스 사왔다고 언니가 못먹겠다고 해서리 제가 가져왔답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