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저장하다

 

 

 

어제 잠깐 외출을 했다 돌아오는 길에도 단풍이 너무 곱게 든 나뭇잎을 몇 장 따서 가지고 왔다.

그리곤 읽던 책에 끼워 두었는데 오늘도 잠깐 집앞 은행에 나가는 길, 아파트 산책길로 해서

일부러 단풍과 낙엽을 즐기며 갔다. 그 짧은 시간이지만 요즘 병원생활 이후로 외출 또한

맘대로 못하고 있으니 이런 짧은 시간의 산책마져도 내겐 호사처럼 느껴진다.

 

요즘 며칠 박완서님의 책을 읽고 있는데 책마다 '가을을 저장'해 두었으니

다음에 누가 읽게 된다면 아마도 반갑게 이 낙엽을 찾게 되지 않을까.

예전에는 낙엽이나 꽃을 따서 책 사이에 많이 끼워 두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줄어 들다가

나이가 들어가니 다시 소녀적 그 감성으로,시간으로 돌아간듯 내가 또 이렇게 하고 있다.

아마도 이 시간이 지나고나면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 아쉬워서일까..

올해의 가을은 더욱 아쉽고 안타깝고..나가서 즐기지 못하니 더욱 슬픈 가을이다.

빨리 훌훌 털고 일어나 나가고 싶은데 맘처럼 쉽지 않으니...

 

시월은 병원생활 이후로 정말 시간이 빨리 가고 말았다.

병원에 들어갈 때는 푸르던 가로수들이 퇴원하느라보니 빨갛고 노랗게 물들어 있다.

며칠 사이에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듯 뭉텅 잘려나가고 말았다.그래서일까 시월이 더욱 빨리

지나가고 말았다.벌써 말일이 다가오고 있고 딸들 수능도 십여일 앞으로 다가오고 말았다.

주말에 막내가 정기외출을 하였는데 수능에 대한 이야기만 했다. 그날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리고 챙겨가야할 것들을 미리 챙겨가기도 했는데 걱정이다. 두녀석이라.

정해 놓은 시간은 빨리 다가오고 미련없이 최선을 노력을 다 했는지...

노력한만큼 최선을 다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두들 말이다.

올해 단풍이 무척이나 곱다는데 나 스스로도 그리고 딸들 때문에도 제대로 즐기지 못할 듯..

하지만 그 열매는 누구보다 달것이라고 생각한다...아자 아자...

 

2012.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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