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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면 꼭 가봐야 할 100곳 - 언젠가 한 번쯤 그곳으로
스테파니 엘리존도 그리스트 지음, 오세원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가족여행이나 부부가 함께 하는 여행은 많이라고는 할 수 없어도 대부분의 여행은 그런 여행이다. 나이가 먹다보니 친구들과 가끔 만나게 되면 '우리 여자들만의 여행을 한번 가보자.모든것 다 내려 놓고 우리끼리 한번 떠나볼까..?'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한참 아이들이 바쁜 시기이고 늘 가정이라는 울타리에 얽매여 있다보니 울타리를 벗어나는 일을 몹시 어려워하기도 하지만 그러면 안되는 것처럼 여기고 있다.하지만 이제 과감하게 떠날 때가 되었음을,주부가 하루 이틀 없어도 가족들이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 세상에 대한 편견 때문에 잘 나서지를 못하고 있다. 그런 날이 언제 올까? 훌훌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볍게 떠날 수 있는 날이 말이다.그것도 홀로 혹은 마음이 잘 맞는 동성의 친구들과 말이다.정말 그런 여행을 꼭 한번 떠나보고 싶다. 그러다 맘에 들면 자주 떠나게 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잠깐 동안이라도 가족이 아닌 동성의 친구와 가벼운 여행을 하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하루에 몇 시간만 허용을 하며 함께 하는데 서로의 맘에 맺혀 있던 것들을 동성이기에 이성들이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서로 '맞아 맞아..' 맞장구를 쳐주면서 풀어내다면 속이 다 후련하다. 그런면에서 부부간의 여행도 가끔은 필요하지만 동성간의 여행을 더 추천하는데 나 또한 제대로 그런 시간을 즐기지를 못하니. 애들 크면 한번 뭉치자고 해 놓고 늘 뒤로 미룬다. 그렇게 주부로 엄마로의 시간을 비운다는 것은 큰 손실처럼 왜 그리 가족에게 미안하기만 한지. 여기 그런데 '여자라면 꼭 가봐야 할 100곳'이 있다. 한 곳도 가보지 못한 곳이 있을 수 있는데 우리나라를 벗어나서 세계의 100곳이다.그러니 얼마나 희한하고 다양한 세상이 펼쳐지겠는가. 여자들이 좋아하는 보석,속옷,아이스크림,쇼핑... 그외 다양한 세상의 이골목 저골목을 돌며 좀더 세상을 넓게 보라는 의미처럼 번지점프에 계곡탐험등 별천지의 세상이 펼쳐진다. 꼭 여자라고 아가자기하고 보석과 쇼핑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거친 세상의 다양함도 빠져보도록 하는 매력이 숨어 있으니 꼭 여행서에 나온 곳이 아니라고 해도 당장 떠나고 싶다.
열렬한 여행가이며 타고난 여행가라서인지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 '열정'이 담겨 있다. 무엇이든 세상과 부딪혀 보는 것이 진짜 삶을 살아가는 재미일터인데 우리나라도 다 여행하지 못했는데 그저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짐을 느끼는 것은 여행지가 어느 한 곳에 국한된 것이라 아니라 세계 여러나라 쉽게 접해보지 못했던 뒷골목의 조금 숨겨졌던 이야기도 나오기 때문에 때론 음흉스런 미소를 머금고 읽게 되기도 해서일까? 숨기기 보다는 세상을 드러내 놓고 바라보고 경험해보길 원하는 것처럼 한번 떠나보고 체험해 보라고 하니 아,정말 떠나고 싶다. 그런 별천지의 세상을 구경하러.가을엔 더욱 여행을 하고 싶어 지는데 에머랄드빛의 바다가 아니어도 가까운 서해안의 바다만이라도 보고 대하와 꽃게를 봐도 좋을 것만 같다.짭쪼름한 바다내음에 막혀 있던 속이 탁트일 것만 같은 비릿함이 스며난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사는 사회복지사인 에이미 로렌 역시 보호장비를 착용한 채 퍼시픽 노스웨스트 다리 난간 너머를 내려다보며 스스로에게 바로 이 질문을 던졌다. 그녀는 연인과 힘든 이별을 한 뒤 그곳을 찾았으나 겁에 질려 뛰어내리지 못했다. 그때 불현듯 번지점프가 인생과 너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점프대에서는 스스로 뛰는 것 외에는 누구도 다른 사람을 밀쳐 떨어뜨릴 수가 없다. 그건 규칙이다. 인생 역시 스스로 살아내는 것이다.'
여행이란 우물에 갇혀 있는 개구리가 넓은 세상을 보고 우물안에서 보던 하늘이 전부가 아니였음을 깨닫듯 무언가 좀더 넓은 세상을 품을 수 있고 떠나기 전보다는 한 단계 발전된 자신을 만나게 된다. 무언가 끝이라고 생각했던 곳이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인생의 끝인가? 여기에서 뛰어 내려야 하는 것인가? 하고 느낀 순간,그곳은 다른 시작점이라는 것을 새롭게 다시 출발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여행,떠나고 싶다. 낯선 곳에서 낯선 경험을 하며 낯선 사람들과 마주하기도 하고 무언가 열정적으로 배우고 익히고 맛보기도 하면서 세상의 중심에 서 보고 싶다. 다양한 경험들을 하다보면 좀더 여자로 당당하고 자신으로 당당하게 세상에 우뚝 설 수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움츠러 들었던 몸이 펴지면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에너지와 열정을 충전할 수 있는 여행을 마음이 맞는 동성의 친구와 한번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아 정말 여행가고 싶다. 하얀 억새가 출렁이는 그런 곳이어도 좋고 한적한 산사여도 좋을,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곳으로 여행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