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친구와 만나기로 하여 오전에 볼일을 마치고 급히 버스를 타고 친구와 만나기로 한
약속 장소에 갔다. 1:30분에 만나기로 했는데 버스를 나가자마자 탔더니 제시간에 맞추어 갈 수
있었다. 터미널 앞에 도착하여 잠시 가을날을 구경하고 있는데 20분..친구가 보이지 않아
문자를 하니 5분만 기다려 달란다. 우리가 보기로 한 '오페라공연'은 2시였기에 천천히 오라고
하고는 가을날을 구경하며 잠시 디카에 담아 보는데 나와 같은 사람들이 또 있나 카메라에 담는
이가 또 있다. 잠시 그가 찍는 것을 구경하다가 물들어 가는 남천을 보니 잠자리가 날아왔다.
녀석 햇살이 따사로우니 물들어 가는 남천 가지 끝에 앉아 머리를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며
앞에서 저를 쳐다보고 있는 날 감시하는 CCTV처럼 쳐다본다.녀석 내가 그럼 담아주지...
그런 녀석을 담고 있는데 친구가 아는 동생과 함게 도착을 해다. 인사할 겨를도 없이 우린
공연을 하는 장소로 이동,백화점을 자주 가지 않으니 올때마다 낯설다. 길을 잃어버릴 것만 같다.
오늘 우리가 본 공연은 '김자경 오페라단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이다.
내가 사는 공간에서 오페라를 보니 신선한 문화적 충격이다.
사람의 목소리가 이렇게 아름다운지... 머리가 다 개운해지는 기분..
80여분의 공연은 정말 재밌었다.사랑이란 무언지 생각해 보게 하는 이야기로
작은 이탈리아 마을에 아디나를 사랑하는 청년 네모리노가 그녀의 사랑을 얻고자 하지만
그녀는 그에게 마음이 없다. 그래서 '사랑의 묘약'이라도 사서 먹으면 사랑을 구할 수 있을까
하여 약장수에게 속아 포도주를 약으로 속아 사서 먹게 되지만
그의 사랑은 빗나가고 엉뚱한 사람인 벨코레와 연결이 되려고 한다.
그는 점점 더 많은 술에 의지하게 되고 사랑은 그렇게 떠나가나 싶었던 순간,
벨코레는 그를 속여 군에 입대하라고 하여 네모리즈는 신청에 사인을 하게 되고
그의 친척이 많은 돈을 상속하고 죽게 되자 마을 처녀들은 그의 사랑을 갈구한다.
아디나는 벨코레와 서둘러 결혼식을 하기로 하고는 약장수 둘카마라와 아디나는 흥겨운 이중창을
부르게 된다. 그런데 아디나의 결혼식에도 나타나지 않은 네모리즈를 걱정하는 아디나,
그의 모든 소식을 듣고 그가 자신 때문에 군대에 가게 된 사실을 알고는 벨코레에게 돈을 주고
다시 신청서를 찾아 오게 된다. 돈이 아닌 이제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된 아디나,
그녀는 네모리즈의 사랑을 받아 주기로 하여 둘은 사랑의 묘약으로 인한 연결이 아닌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된다. 바로 앞에서 함께 호흡하며 오페라를 들으니 정말 좋다.
그것도 정말 마음이 잘 맞는 친구와 시간을 함께 하니 정말 좋다. 오페라가 끝나고도
자리를 떠날 수가 없어 앉아 있는데 관계자 분들이 오페라 어떠했는지 묻는다.
정말 좋았다고 했더니 좋아하는 표정,다시 또 찾아 달라는..
이런 문화공간에서 문화나들이가 자주 있다면 좋은데.. 가까이 있으면서도 너무 멀리 하고
살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사랑이란 움직이는 것이라지만 억지로 갈구해서 얻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정말 묘약이라도 먹어서 된다면 세상에 이루지 못할 사랑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얻은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고 영원할까..
사랑은 정말 힘들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모든 것은 변해가기 때문에
사랑이 퇴색하지 않고 늘 처음과 같은 똑같은 색이기를 바랄수는 없다.
변색되어 가지만 처음 그 마음은 늘 한결같은 사랑...
가을날 그런 사랑을 담은 날이 아닐까...
2012.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