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다시 시작되고 가을은 더 가까이

 

 

 

어제와 다른 오늘일까,제15호 태풍 '볼라벤'의 위력은 정말 대단했다.

여기저기 피해도 대단했지만 비와 바람의 위력앞에 인간은 너무도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 주었다. 우리집도 다른 때는 그냥 지나갔는데 이번에는 유리창에 신문지도 붙이고

유리테이프도 붙이고... 그리고 전국의 학교가 휴교조치가 내려졌듯이 다시 뛰는 울큰딸은

수능원서접수를 하러 내려왔다가 올라가지도 못하고 쉬게 되었다.

물론 학원도 쉰 것이다. 그렇게 쉬는 동안 집에서 푹 쉬었다. 내가 머리도 잘라주고

염색도 이쁘게 해주고 생인발을 앓는 발가락도 정형외과에 가서 치료를 하고

어제 하루도 더 소독을 하러 병원에 가는데 녀석 혼자 나갔다가 바람에 날라가는 줄 알았단다.

그리고 태풍이 서울을 빠져 나가고 늦은 시간인 9시가 넘어서 우린 올라가지 시작,

고속도로가 한산하다. 비와 바람 때문에 뻥뚫린 고속도로를 달려 태풍이 지나간 길을 따라

녀석의 위력을 실감하며 올라가고 내려오기를 했다.

 

어제는 문을 열었다 닫았다 선풍기를 틀었다 껐다 정말 바람따라 움직이는 그런 하루였다.

그런데 오늘은 말짱한 아침을 맞았다. 아파트 옆 아파트 신축공사현장도 어제는 정말 마음을

졸이게 했다. 산을 깎아 내리고 있는 부분의 천막은 바람에 다 날아고 공사현장도 이곳저곳

태풍에 뜯기고 상처를 입었는데 오늘은 다시 공사를 시작하고 여기저기 태풍에 날아간 부분도

다시 손을 보고 있는 바쁜 일상이 시작되었다.그런가 하면 어제 하루 휴교를 한 학교는

다시 아이들로 복작복작 시끄럽다.우리집도 바람에 화분에서 날린 마른잎들이 집안을 온통

지저분하게  어질러져 있었는데 아침 일찍 허리가 아픈데도 청소기를 돌리고

초록이들 한바퀴 돌며 물도 주고 손도 봐주고 했더니 반짝반짝이다.

실외기에 화분들이 바람 때문에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다행히 모두 무사하다.

다만 더덕의 씨몽오리가 모두 떨어져 나갔다는 것...

창가에 있는 난 화분에서는 꽃대가 올라오고 있어 조심조심 했는데 태풍이 지나고 더 많이

올라와 있다. 기특한 것... 인간도 식물도 바람에 흔들리며 성장을 하는가보다.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간 날,나도 모처럼의 일상을 맞이하며 내 일에 젖어 들어야 할 듯.

이번주는 옆지기 하기휴가기간이다. 하지만 딱히 하기휴가를 가기도 그렇고 딸들이 한창

바쁠때라 함께 움직여야 한다.거기에 태풍에 또 태풍이라는데 어딜갈까...그냥 쉬는게 쉬는것.

오늘은 정말 이래저래 밀린 일들 정리하고 해야할 듯 하다.

태풍이 지나서인가 하늘은 더욱 맑고 가을은 정말 더 가까이 와 있는 듯 하다.

어제의 비와 바람이 있었던가 의심스러운 날,맑은 날처럼 맑게 시작하자구.

 

201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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