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안고 날아 온 잠자리

 

 

 

 

 

오늘은 처서,가을장마에 날마다 이어지던 비...

아직 비가 그친것은 아니지만 소강상태,대기중인듯 하늘은 잔뜩 흐려 있다.

날마다 비가 이어지니 외출하기도 그렇고 외출 할 일도 자꾸만 미루고 있다. 

비가 계속 이어지니 갑자기 가을 분위기에 선선하다.아니 쌀쌀하다.

 

아침에도 잠깐 비가 지나고 베란다 문을 살짝 열어 놓았는데 괜찮으가 하고는

딸들 방 실외기 베란다를 보았다.그런데 아고고,잠자리가 3마리나 날아와

도라지 씨몽오리에 앉아 있다. 녀석들은 저마다 좋은 위치를 잡은 듯이 자신이 앉아 있는 곳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듯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씨몽오리를 꼭 붙잡고 있는가 하면

다른 녀석이 날아와서 주이를 돌면 경계하느라 머리를 빙글빙글...

그렇게 3마리는 여기 앉았다 저기 앉았다 한참을 바람에 흔들리며

씨몽오리로 파프리카 잎으로 자리를 옮기며 비를 피해 다리숨을 했다.

요즘 잠자리가 가뭄과 비 때문인지 많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더니만

오늘은 단체로 우리집에 놀러 왔다. 처서인줄 알고...

 

 

 

 

 

무릇

 

비 오는 풍경과 빗소리를 좋아하지만 비가 와도 너무 오니 걱정...

아마도 농사를 업으로 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서인지 비가 많이 오면 농사걱정을 먼저 한다.

어젠 친정엄마가 전화를 하셨다. 팔월 초에 한 수술이 괜찮은지 걱정이 된다며,

아무일도 아니라고 이젠 다 괜찮아졌다고 해도 걱정하시는 엄마,

같이 머리 하야지는 딸이지만 그래도 엄마에게는 막내 딸...

-엄마,비 많이 오는데 밭에 나가지마,큰일나..밭에 들깨는 괜찮나..키가 너무 컸다며..

-말도 마라.비바람에 다 엎쳤다. 비 많이 와서 밭에 못나가고 집에 콕 박혀 있지...

 

비가 오면 엄마도 아버지도 들에 잘 나가셨다. 비가 오면 오는대로 손길이 필요하니 나갔지만

이젠 아버지가 안계시니 엄마 혼자서 그 일을 감당해야 하는데 노친네 허리가 아프니

그것도 힘들다. 그래도 아버지가 계실 때보다 성에 안차니 늘 불만,받아 들이며 살아야 하는데

해오던 가닥이 있으니 그렇게 꼭 해야하는 줄 안다. 그러니 걱정이다 폭우에 밭에 나가실까봐..

그러다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사람도 드문 들에서 큰일이다.

엄마와 한시간이 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에고 나도 많이 늙었구나(?) 하는 생각...

비는 그렇게 한 계절을 보내고 또 다른 계절을 안고 왔다.

더위를 보내고 선선한 바람을 데리고 와 '처서야..' 하고 있는듯 하다.

가을,가을이다. 가을이라는 말이 이젠 낯설지 않다. 비구름이 물러나고

파란 가을 하늘을 보았으면...

 

201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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