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인줄도 모르고 오리옻나무백숙을

 

 

요즘 날이 너무 덥다. 일요일에 한양에 있는 딸들에게 반찬을 가져다 주러 가야하기에

주말이 바빠졌다. 오전에는 지난달에 조직검사를 한 병원에서 초음파검사CD와 조직검사기록을

떼러 가야해서 서둘러 다녀왔다. 토요일이라 내가 진료를 받은 전문의는 없고 다른 의사가..

하지만 기록만 떼는 것이라 금방해서 바로 집에 들어올 수 있었지만 오전 시간을 다 보내고 말았다.

날도 더운데 서둘러 다니느라 몸이 지쳤다.저질체력.. 다녀와서 잠깐 누워 더위를 시키고

오후에 해가 조금 식으면 마트에 가려고 했는데 도통 더운기가 가시지 않아

5시,마트로 향하는데 땀이 줄줄 흐른다. 옆지기는 휴가철이라 바빠 출근하여 내가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하니 요즘 정말 더 정신이 없다.

 

중복인줄도 모르고 딸들에게 '국물'로 가져다 줄 것을 하기 위하여 삼계탕 닭을 고르는데

영계닭도 3400원 일반 닭도 5500원,정말 비린내가 날 정도로 작은 것 먹을 것도 없고..

그러다 보니 옆에 '오리'가 있다. 묵직한게 맘에 들고 가격도 11000원 괜찮다.

오리는 여자들에게 더욱 좋은 것이니 이것저것 살펴보고 오리로 선택을 했다.지난번 옻나무와

엄나무를 사다 놓은 것이 있어 한방재료를 살까 하다가 황기만 샀다.

그리곤 반찬을 할 재료들을 구매하는데 딱히 반찬을 무얼 해야 할지,날이 더우니 금방 상하기도

하고 두녀석이 함께 밥을 먹고 있으니 반찬이 금방 들어가기도 하고..에효..

김장김치에 돼지고기를 넣고 지글지글 김치찌개를 하기 위하여 찌개거리 돼지고기와 

두부조림을 할 두부 한 모,콩나물,샐러드를 할 대게살과 양배추 그리고 아오리사과

노각,막내에게 가져다 줄 오이 5개, 고르다 보니 그런대로 반찬을 할 것들이 나온다.

 

장바구니에 하나 가득 그리고 큰 봉지에 하나 가득,양손이 무겁게 생겼다.

배달을 요청하려고 했더니 한시간뒤라 어쩔 수 없이 더운데 낑낑 거리며 무거운 것을

들고 집에 오니 땀으로 멱을 감은 듯 온 몸이 땀범벅이다.그래도 없어서 못 산 것이

집근처 반찬가게에 가서 무말랭이무침을 옆지기에게 사오라고 문자했더니 전화,

집앞 이라고 나오라 한다. MTB를 타고 갔다가 왔는데 후배와 함께 왔다며 시원하게 캔하나

따고 있다며 나오란다.사오라는 무말랭이는 사오지 않고..내가 나가서 사야할 판...

반찬도 해야 하는데.. 짧은 반바지차림에 그냥 나갔다. 더우니 용감해진다.

집안에서만 입는 짧은 반바지를 입고 다니게 되고..ㅋㅋ

근처 반찬가게가 문을 닫아 옆지기가 좀더 먼 곳으로 가서 큰딸이 좋아하는 무말랭이를

사오고 집에 들어와 난 열심히 옻나무오리백숙을 끓이고 그외 반찬들을 하느라

더운데도 정신이 없었다.저녁도 먹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기진맥진,

옆지기가 갑자기 컵라면을 이야기 한다. 그럼 컵라면으로 저녁 해결하고 계속 반찬을 할까..

그렇게 하여 컵라면으로 겨우 저녁을 먹고 늦은 시간까지 반찬만들기...

에효 힘들다.덥다.. 옆지기는 그런 엄마의 모습을 딸들에게 보여줘야 더 잘 챙겨 먹는다며

동영상을 찍어야 한다 사진을 찍어야 한다 호들갑...

그래도 다행히  오리옻나무백수도 마무리 하고 메추리알조림,한우불고기,명엽채견과류볶음,

노각무침,생채,양배추야채샐러드,콩나물무침,두부조림,돼지고기김치찌개,...을 마무리

힘들지만 딸들이 맛있게 먹어줄 것을 생각하며 힘든 하루를 마무리 했다.

옻나무오리백숙도 처음인데 생각보다 잘 물르고 단백하니 맛있다.2시간30분정도

옻나무,엄나무,커피,연잎가루,다시마,통마늘,양파,생강가루,월계수잎..등을 넣고 했는데 맛있다.

여름엔 정말 불 앞에 있는 것이 힘들다.

 

201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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