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 도라지꽃과 초록이들

 

 

 

 

 

비가 내리는 목요일,세상이 빗속에서 고요를 찾은 듯 조용하여 참 좋다.

하지만 아파트 옆 아파트 공사현장의 소음은 어제나 오늘이라 시끄럽다.

'편한세상' 아파트지만 내겐 조금도 편하지 않다. 아파트 공사이후 소음에 시달리고 있는데

아파트와 우리 아파트 사이엔 중학교도 있고 그 앞으로 고등학교가 바로 있는데

아이들은 얼마나 소음에 시달릴까,지금 시험기간인데...

그래도 난 비 오는 풍경이 좋아 소음이라도 창문을 열고 비 오는 풍경을 바라본다.

우산을 쓰고 혹은 우산을 쓰지 않고 빗속을 걷고 싶다는...

이십대엔 왜 그리 비 오는 날에는 우산도 쓰지 않고 무자정 빗속을 잘 걸었던지..

울집 초록이들의 자유가 부럽다...

 

 

 

 

 

 

 

날이 더워서인지 도라지꽃이 오래가지 못하고 바로 씨를 맺고 있다.

터지려고 하는 그 순간의 기다림은 오래인듯 한데

개화를 하고 나면 바로 지고마는 정말 짧은 인생이다.

하지만 이렇게 녀석들 꽃을 피워준다는 것만도 얼마나 큰 행복이고 희망인지...

녀석들이 없는 여름이란 정말 무료하기 그지없다.

 

 

 

 

이런 열매채소들은 밖에서 비와 바람 그리고 풍부한 햇볕에 노출되어야

정말 튼튼하게 자란다. 집안의 베란다에서는 비실비실하던 파프리카에는

열매가 하나 매달렸다.아니 몇 개가 크고 있는데 유독 하나가 하루가 다르게 크고 있는데

하루하루 녀석을 아침마다 보는 재미가 남다르다.

그런가하면 방울토마토도 하나 둘 빨갛게 익어간다.

햇빛과 바람이 만드는 결실,정말 경이롭다. 식물이나 사람이나 인공적으로 성장하기 보다는

자연에 노출되어 야생적으로 실패와 위기를 거듭하며 자라야 더 튼실하게 자랄 수 있다.

난 늘 갇혀 있어서 비실비실 정말 저질체력인데...ㅜ

 

서리태

 

이녀석 서리태,검은콩인데 자신이 무슨 넝쿨콩인줄 알고 비실비실 줄기를 타고 오른다.

Why?....영양부족이겠지... 영양이 없는가 보다.고추,상추,왕고들빼기가 모두 한곳에서

셋방살이를 하다보니 녀석들 모두 비실 배실... 도대체가 튼실한 것이 없다.

그야말로 콩나물시루처럼 녀석들은 그렇게 크고 있다..ㅜ

 

 

 

이 화분들은 '물먹는 하마'통이다..다 쓴 것을 씻어서 만든 것...

 

목베고니아

 

비가 내리니 참 좋다.울집 초록이들도 좋은지 오늘은 목말라 하지 않는 듯 하여

물을 천천히 주어도 될 듯 하다.아침마다 눈을 뜨면 녀석들 물부터 챙기는 것이 요즘 일상인데...

사람이나 식물이나 꽃을 피운다는 것은 그만큼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행운목은 꽃이 피고 나면 얼마 못 산다고 하는데 울집 행운목을 보니 그렇지는 않은데

잎이 누렇게 된다. 영양을 다 빼앗겨서인가보다.

하지만 꽃이 피어야 열매도 맺고 씨앗도 맺고...

오늘은 그런 결실의 단계로 넘어가기에 참 좋은 날이다.비가 내리니...

비 오는 날 초록이들도 좋겠지만 나도 덩달아 맘이 싱그럽다...

내 맘에도 비가 내리듯...

 

2012.7.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