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내리는 날 초록이들

 

 

 

 

간만에 빗소리가 정말 좋다.

쏴아 쏴아 쏴아 쏴아....주륵 주륵 주르륵..

이 빗소리를 얼마나 기다린 것인지..

그런데 너무 온다는..장맛비다.정말 장하게 오신다.

 

장맛비가 내리니 나의 초록이들은 좋은지 조용히 비를 맞고 있다.

활짝 핀 도라지꽃은 굵은 빗방울 이겨내려 고개를 숙이고...

꽃잎 위로 초록잎위로 떨어져 내리는 비가 좋다.

 

 

 

파프리카..꽃이 제법 많이 폈다

 

파프리카..어제 비가 온다고 해서 안방베란다에 있던 것을 낑낑거리며 내놨다...

 

방울토마토가 어제와 오늘 색이 다르다..

 

더덕줄기와 도라지꽃

 

 

이녀석들 이 비가 지나고 나면 한뼘 성장해 있겠지.

그동안 얼마나 애타게 비를 기다렸던가.이렇게 한번에 쏟아 지려고 애를 태운 것인지.

빗소리에 나도 초록이도 반가운 날인데 너무도 빗소리가 장하다. 거하다.

세상 모든 움직임이 빗속에 감추어진 듯 조용하다.

 

 

 

 

 

 

 넉줄고사리

 

비 오는 날, 비 구경도 좋아하고 빗소리 듣는 것을 참 좋아하는데

이렇게 문을 열고 빗소리를 들어가며 비 맞고 있는 초록이들 구경하는 것도 참 좋아한다.

녀석들 비를 훔뻑 맞으며 무얼 생각하고 있을까.

어제 더위에 낑낑거리며 실외기 베란다로 내 놓은 파프리카는 비를 맞고 더 튼튼하게 자랄까..

도라지는 비가 지나고나면 더욱 튼실한 꽃을 보여줄까...

방울토마토는 비가 지나고 나면 빨갛게 익어 따야 할 듯 하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니 말이다..

제라늄들은 창가에서 옹기종기 붙어 무언가 빗소리를 들어가며 수다삼매경에 빠진 듯한 풍경이다.

녀석들 씨를 심었는데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씨를 더 심어봐야 씨가 잘 영글었는지도

알것같아 몇 개 심어 봤는데 그동안 더위에 싹이 나지 않는 것인가...

 

그동안 아침이면 나보다 녀석들 물을 먼저 챙겼는데 오늘은 한가하다.

그대신 녀석들 바라보며 괜히 감상에 젖는다.

따듯한 커피 한 잔을 타서 베란다 문을 열고 창턱에 올라서서

초록이들 바라보며 마시니 참 좋다.빗소리도 듣고 초록이도 보고...

빗속에 잠긴 세상도 바라보고...오늘은 하루종일 비타령을 해도 참 좋을 듯...

 

201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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