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다 비온다 비온다,장맛비

 

 

 

 

얼마만에 오는 비인가.정말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비다.

그런데 그 비가 장맛비... 내가 기억하는 비라고 할 수 있는 올 여름에 본 비는

6월 12일 잠깐 쏟아져 내렸던 폭우...십여분 정도 내리고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식으로

말짱하게 개었던 그런 날이었고 정말 비답게 내리는 비는 이번이 처음인 듯 하다.

갑자기 장맛비가 내리니 이 또한 당황하게 된다. 너무 많이 내린다.

어젯밤부터 내리기 시작하는 비,바람과 함께 쌀쌀해진 날씨 덕에

집안의 문이란 문은 다 닫아 놓았더니 답답하기도 하고 눅눅하고...

 

큰놈이 냉방병인지 감기에 심하게 걸려 코도 그렇고 귀까지 부었다고 하여

지난 주에 병원에 다녀왔지만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가보다.

이번주는 아침 일찍 모닝콜을 해주었다. 감기약 때문에 지각을 몇 번 했다.

감기에 걸렸으니 공부도 힘든데 약기운에 일어나지도 못하고 늘어졌나보다..에고 힘든 시간..

더불어 녀석 걱정에 나도 힘들다.막내도 한참 힘들고 모두가 힘들다..

아침 일찍 모닝콜을 해주고 늦게 잔 턱에 조금 더 자려고 했는데 학원출입문자가 안온다.

병원에 갔나해서 전화했더니 학원가는 중,병원은 했더니만 비와 바람이 장난이 아니라며

어떻게 갈지 모르겠단다.. 그래 여기도 비가 많이 와...하고 보니 나도 비가 오면

나가기 귀찮아 하는데 그것도 아파서 병원에 가야하고 학원도 가야하고...

옆지기가 갑자기 다녀오겠단다. 병원에도 데리고 갔다가 삼계탕이라도 사서 먹인다고..

얼른 아침을 준비하고 녀석에게 먼저 가져다 주려고 했던 옻나무를 넣고 한방약재도 넣은

삼계탕을 작은 통에 국물을 담고 고기만 건져서 넣었다.

녀석은 엄마가 해준 옻닭삼계탕을 먹고 싶어 했는데 지난주에 잊어버리고 가져가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감기약도 가져다 준다는 것이 잊고 갔기에 감기약과 옻닭삼계탕과 장마철이라

우산을 하나 더 챙겨준다.분명히 우산이 장우산과 접는 우산이 두개나 있는데

학원에 접는 우산을 놓고 다니다 비가 오면 쓰고 오라고 했는데 말을 듣지 않는다.

어제 늦은 시간에 비가 왔으니 우산이 있을 턱이 없었던 것,

건물관리 아저씨한테 우산을 빌려 쓰고 왔다는데 녀석...

 

그나저나 정말 장맛비가 시작됐나보다. 엄청난 비가 쏟아져 내린다.

베란다 창문을 약간 열어 놓았다가 비가 뿌려 문을 모두 닫았다.

실외기베란다의 초록이들은 비에 훔뻑 젖어 초록빛이 더욱 짙어졌다.

잠깐 베란다 문을 열고 뒷산과 아파트 정원을 내려다보니 비가 와서일까

정말 초록빛이 더 반짝반짝, 초록이 더 짙어진 듯 하다.아파트 정원에 나무들은 그동안

물이 고파서인지 관리인들이 산죽을 모두 베어버렸는데 언제 약간의 초록빛이 올라왔다.

풀을 제대로 깎은 화단은 초록빛이다.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리니 감당은 되지 않겠지만

그동안 고팠던 물을 맘껏 먹고 또 먹고 그렇게 여름 에너지를 보충하는 주말,

장맛비가 내리니 세상이 다 조용하다. 아파트 공사현장도 조용한데

산을 깎아 내리는 작업은 장맛비 속에서도 진행이 되고 있다. 비에 무너져 내릴까 걱정 걱정..

장맛비가 내리고 나면 산은 그 형체를 조금씩 바꾸었다는 것을 산에 가면 알 수 있는데

왜 자꾸만 그런 산을 깎아 내리는지...그래도 비가 오니 참 좋다. 눅눅하고 꿉꿉하지만

얼마나 기다린 비이던가.그동안의 목마름이 해갈이 되려나.

유월 마지막 날,그래도 자연은 인간을 버리지 않았다는 증거처럼 비를 내려주고 있다.

유월 마감은 비로 조용하고 차분하게 하라는 뜻인가...

정말 한해의 반,유월의 마지막 날이다.유월도 다 갔다...

 

201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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