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 둘뿐이다 ㅣ 놀 청소년문학 11
마이클 콜먼 지음, 유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하더니 정말 극과 극인 가해자와 피해자인 두녀석이 함께 '굴'에 갇혔다.그것도 자신들을 원숭이와 영재라는 별명부르기 좋아하는 체육선생인 액셀만과 함께.하지만 그는 어른이지만 굴에 들어서며 미끄러져 뇌진탕으로 피도 흘렸고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데 죽지는 않았지만 몸이 점점 차가워지고 있다. 어떻게 이 토끼굴과 같은 곳을 벗어날 수 있을까.원숭이라 불리는 토저는 힘과 덩치만 있지 영 쓸모없는 친구인 듯 하고 대니라는 작은 친구는 머리는 있지만 힘이 약하다.둘은 늘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이었는데 어떻게 힘을 합하여 아픈 체육샘과 함께 이 암흑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있을까.
요즘 학교폭력은 우리나라 이야기만은 아닌 듯 하다. 갈수록 문제가 커지고 있는 학교폭력,청소년폭력. 자신이 저지른 일이 큰 죄라는 것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정말 문제다. 여기 그런 아이들이 있다. 그저 재미로 장난삼아 약자에게 돌맹이를 던지고 있다. 자신이 무심코 던진 돌맹이에 연못의 개구리가 맞아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전혀 생각지 못하고 늘 약올리고 왕따시키고 그렇게 무심코 장난을 일삼는다. 그러다 정말 큰 일을 당했다. 이것은 장난이 아니라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이고 함께 힘을 합쳐야 이곳에서 벗어날 수 있다.
덩치가 체육샘과 비슷한 토저는 영특한 친구인 대니를 놀린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그가 부러워서 혹은 재미로 그냥 장난삼아서 골탕을 먹인다. 토저는 그렉과 플릭과 친구가 되고 싶은데 그들은 늘 대니를 약올린다. 모살게군다. 만약에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 자신들이라면 어떠했을까? 서로의 입장을 바꾸어놓고 생각을 해본다면 그렇게 괴롭히지는 못할 것이다. 늘 친구의 위에 서길 원하는 그들,언제까지 약자를 괴롭힐 수 있을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가야 하는 대니,엄마는 그의 영특함에 사립학교에 보내고 싶었지만 아빠는 반대다.지금도 친구가 없는데 사립학교에 가서 더욱 친구가 없다면 사회부적응자밖에 더 되겠는가 그래서 일반학교에 넣었는데 그곳에서 다시 그 친구들과 함께 해야한다. 현장체험학습 또한 친구를 사귀길 바라는 마음에서 승낙을 했는데 그 현장체험학습을 가서 일이 발생했다. 토저와 대니는 그렉과 플릭이 짜놓은 그물에 걸리듯 그들이 잘못 표시한 길을 따라 가다가 체육샘과 함께 굴에 빠지고 말았다.그곳은 토끼굴처럼 지하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를 정도의 석회암지대이다. 그렉과 플릭이 잘만 표시해 놓았다면,친구를 괴롭히지 않고 정말 진심으로 친구로 대했다면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하지만 우리의 영특한 대니는 이 상황을 어떻겠든 빠져 나가려고 토저와 힘을 합친다. 그들은 이곳에 올 때는 정말 이상한 관계였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서로 협동할 줄 아는 마음을 나누는 친구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혼자서는 이곳을 절대 빠져나갈 수 없음을 그들은 알기 때문이다. 아픈 액셀만을 거드는 토저,그리고 그들 앞에서 길잡이가 되듯 등대가 되어 앞길을 인도하는 대니,정말 푸른하늘을 볼 수 있을까.비가 내려 빗물이 겁잘을 수 없이 굴로 밀려 들어오고 이곳 관리자인 로니 아저씨의 말처럼 '물은 평형을 유지하려고 아래로 흐른다'는 말을 되새기며 헤쳐나가는 대니,정말 의젓하다. 로니 아저씨는 남들이 괴롭히면 물처럼 흘러가라고 했다. 물은 돌맹이도 거침없이 지나서 잔잔하게 자신의 평형을 유지하며 흐른다.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친구들이 자신을 괴롭힌다고 친구를 사귀지 않고 이 상황에서 도망쳐야 할까 아니면 돌맹이를 제 손으로 치워야 할까 피해서 흘러가야 할까. 대니는 맞서서 부딪히기를 원한다. 토저와 그렇게 하다보니 자신들 안에 있는 벽을 허물게 되었다. 토저는 머리가 좋은 대니가 '그저 부러워서' 더욱 그에게 몹쓸짓을 한 것이다. 단지 부럽다는 이유로,자신과 다른 존재감을 제대로 받아 들이지 못한 친구관계에 낯선 아이들이 부딫히면서 서로 교감을 하게 된다.
어쩌면 아이들이 공부에만 매달려 있었기에,좀더 서로 친할 시간과 기회를 갖지 못하여 점점 친구가 아닌 이상한 관계로 어긋났던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너무 우린 요즘 울타리에 가두어 놓고 아이들에게 공부만 종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자신의 맘을 터놓고 이야기 할 상대가 아닌 자신의 경쟁상대자로 친구를 그렇게 정의 내려 놓으니 친구라기 보다는 왕따나 폭력으로 밀고 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힘든 시간을 함께 하며 서로를 알게 된 토저,드리어 대니를 친구로 받아 들이게 되고 그가 무엇이든 계산을 하여 노트에 적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는 굴에서 그의 노트가 젖은 것을 알고 새 노트를 선물하는 토저,그리고 그렉과 플릭과도 그리고 다른 친구들과도 진정한 친구가 된 그들,토끼굴을 벗어나 진정한 친구가 된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누가 먼저 다가오길 바라기 보다는 내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갈 수 있는 용기 또한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