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넘 좋다,뒷산에 가야지

 

 

 

오늘 아침에 우리 아파트는 한시간여 동안 전기가 나갔다.

난 내가 감기에 걸리고 밤에 잠도 오지 않고 그러니 새벽에 잠든데다 머리엔 두통에

귀에서 이명이 나는 것도 같고 목도 컬컬하니 아프고 몸이 찌뿌드드해서 내 귀에서 이명인줄

알았는데 날벼락 치는 소리가 났나 보다.옆지기가 자다가 '이게 웬 날벼락 치는 소리야..'

하고는 전기가 나갔네 한다. 여섯시도 되기 전..그렇게 전기가 나갔다며 잠시 후 방송이 있고

그리고 한 시간이 지난 후에 전기가 들어와 오늘 비가 오려나 했다. 몸도 그러니..

 

여시가 낑낑거려서 거실에 나와 잠시 모자란 잠을 잠깐 보충하다가 큰딸 문자에 일어나

창을 여니 날이 참 좋다. 정말 좋다. 화분마다 돌아 다니며 물주고 누런잎 떼어 내고..

그렇게 어제와 다른 오늘의 녀석들과 눈데이트를 하며 뒷산을 바라보니

오마야... 아카시아는 물론 찔레꽃이 하얗게 피어 여기저기 꽃밭이다.가고 싶어라..

 

아침에 일찍 택배가 있다고 하여 그것만 받고 가야지 하고는 디카의 배터리를 챙겨보니

없다.어제 충전시켜 놓는다는 것이 깜빡했다.맘이 급하니 얼른 충전기에 배터리를 넣고는

오전일을 하면서도 맘은 뒷산으로 향한다.벌써 산에 다녀오는 사람들..

간편한 복장에 밝은 모습들... 그래도 다행히 오전을 돌아다니고나니 감기 기운이 그만그만하다.

옆지기는 내 목소리가 이상하다고 자꾸 놀리는데 난 괜찮은듯 하면서 코맹맹이가 소리가

나도 이상하게 들릴 때도 있다.이게 내 소린가 하기도 하고..

 

그가 회사 앞에서 고춧모를 판다고 하기에 패트병에 심으려고 파프리카와 토마토 모와 함께

사오라고 했더니만 몇 개씩 사느냐고 전화,한두개씩 사오라고 하고는 에고 그걸 또 어디다 심나..

무엇이든 있으면 심고 싶고 가꾸고 싶고..이젠 정말 병이다 병..

그래서일까 푸르름이 가득한 숲에 가고 싶다. 뒷산은 그야말로 이젠 숲이 되었다.

얼마전까지 앙상한 가지에서 연두빛 세상이더니 이젠 초록의 숲이 되었다.

지금은 아카시아꽃 찔레꽃이 하얗게 피어 꽃밭이 되었다. 밤꽃은 아직인가...

꽃이 진자리엔 꽃이 피기까지의 노력에 대한 댓가로 결실이 꼭 있다.

유채가 지고 씨가 맺혔듯이 벚꽃이 지고 버찌가 매달려 있듯이

복사꽃이 지고 애기복숭아가 매달려 있듯이 노력한 만큼의 댓가는 진실되고 꼭 있다.

오늘 하루 벌써 출발선을 지나 이만큼 달려 왔는데 오늘 할 일들이 많다.

댓가를 바라기 보다는 내 노력의 땀방울의 소중함을 체험하러 고고 뒷산...

 

201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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