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에 아카시아가 활짝 은난초도 활짝

 

은난초

 

 

유채..씨가 맺혔다

 

 

애기똥풀

 

 

어제부터 집안에 아카시아 향기가 솔솔,바로 아파트 뒷산에 아카시아가 활짝 핀 것이다.

오월이면 산이 바로 곁에 있으니 찔레꽃 향기와 아카시아 향기로 집안이 넘쳐난다.

그러면 난 산에 가고 싶은 마음에 흔들흔들,어제도 그렇게 하여 산에 갈까 했는데 감기기운,

오늘도 그리 좋은 것은 아닌데 택배도 가지러 내려가야 하고 이런 감기에 주저 앉을 수 없지

준비하고 나가려는데 여시가 난리났다. 집에 있기 싫은지 제가 먼저 나선다.

-여시야,너도 엄마 쫒아서 뒷산에 갈래..목줄 하고 가야지..

했더니만 소파위로 얼른 뛰어 올라가 앉는다.그게 목줄하라는 것이다.

목줄 해 놓고 가지고 나갈 재활용쓰레기 챙기고는 나가면서 따라오라고 했더니

여시가 안온다. 낑낑 거리며..왜 그런가 하고 다시 들어가 봤더니 목줄이 식탁에 걸렸다..ㅋㅋ

 

여시 지지배를 데리고 나가면 내가 고생이다. 파리나 벌레들이 물지 않게 쫒아 줘야하고

조금만 걸으면 힘들어 하니 내가 안고 다녀야 한다. 그러니 팔이 떨어져 나간다.

그래도 지지배가 나간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데리고 나간다. 분리수거 버리고 여시를 안고

뒷산으로 향한다. 계단을 올라 내려 놓았더니 좋아서 난리다. 여기저기 킁킁 킁킁..

갈 생각도 않고 흙냄새도 맡고 풀냄새도 맡고..오줌도 누고...아고 언제가겠다는 것인지..

산은 벌써 초입부터 아카시아 향으로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다.정말 활짝 피었다.

금세 또 하얗게 떨어져 내리것만 같다.

 

 

 

 

 

아카시아

 

뒷산은 온통 초록과 아카시아 향이 뒤덮었다. 아카시아 향에 온 산이 흔들리는 듯 하다.

아파트 바로 옆 학교의 아이들이 요즘은 체육시간에 뒷산을 오른다.오늘도 녀석들이 올라와서

산은 아이들 소리로 시끄럽다. 마구 뛰어 다니며 떠드는 녀석들, 울 여시도 덩달아 '멍멍 멍멍'

그러다 녀석들이 여시를 보았다. '이렇게 작은 강아지도 산을 잘 오르는데 난 왜 그리 힘들까..'

'이거 강아지 아냐..11살 할매야 할매..' '어쩐지요..강아지가 짱짱해요..다리도 튼튼한것 같고..'

바로 수정하며 여시가 산을 오르는 것을 지켜보는 아이들, 억지로 산에 오르라 하니 힘들지..

즐겨야 하는데 요즘 아이들은 그게 안된다. 무엇이든 어른들의 강압에 의해 움직인다.

 

아카시아 향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니 정말 좋다. 저녁에 아카시아 꽃전을 해 먹으려고

작은 봉지 하나 가지고 왔는데 도통 낮은 곳에 있는 꽃이 없다. 모두 높이 있는 나무에 있어서

꽃을 딸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렇게 아카시아 향 속에 있다는 그 자체가 너무 좋다.

 

 

 

 

노루발풀..

 

 

 

 

여시가 오르막을 조금 오르더니 힘든가보다.왜 아니겠는가 11살 할매인데..

거기에 이것저것 참견하며 오르려고 해서 더 늦기도 하지만 심장이 좋지 않으니 안고 가야 한다.

나도 힘든데 지지배를 안고 가야 하니 에고..더 힘들다. 혼자 올 것을..

힘들어도 좋아서 난리피는 지지배를 가끔 이렇게 한번씩 데리고 나와야 나도 좋긴 한데

오늘은 서로 힘들다. 그래도 기운내서 씩씩하게 오르다보니 정상에 가까워졌다.

각시붓꽃은 이제 보이지 않고 '은난초'를 찾아야 한다.

찔레꽃도 간간이 보이기도 하고 아카시아 향 때문에 찔레꽃이 피었는지는 보이지도 않는다.

 

 

 

 

은난초

 

 

정상 밑에 부분에서 드디어 '은난초' 발견, 와우 오늘 산에 온 보람이 있다.

다 진것을 보는 것도 아니고 이제 막 피는 것을 보게 되었다.이게 왠 횡재인지..

얼른 그 모습을 담고 또 담고..그렇게 여시를 안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보니

옆에는 지난해 피어서 씨를 맺고 있는 것 옆에 있는 은난초가 보인다. 혹시나 씨가 들었나 하고는

따서 보는데 하산을 하던 아줌마 한분이 웃으며 물으신다.뭐냐고..

-아,이게 은난초라는 야생화인데 지금만 볼 수 있는 아주 이쁜 꽃이에요.. 씨가 맺혀서

한번 있나 보고 가져다 심어볼까 하고요..

그리곤 아줌마에게도 반을 나누어 드렸는데 받으시다가 나를 주신다.그래서 모두 비벼서

산에 뿌렸다.그런데 씨가 없는 듯.. 아줌마는 내가 은난초를 알려 주었더니

-아이고 저기도 있네..지기도 있고..귀한 꽃이 피었네.

하시면서 잠깐 멈추어서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는 고맙다고 하시고는 내려가신다.

내가 알려주지 않았으면 그게 풀인지알지 꽃인지 몰랐다는 것이다. 고맙다니..

 

 

 찔레꽃

 

은난초를 만나고 올라가는데 눈을 돌려보니 찔레꽃이 피었다.

아카시아 필 때 찔레꽃이 피는데 올라오며 보니 아직이던데 정상부분에는 모두 다 피었다.

아카시아 향에 찔레꽃향이 묻혔지만 정말 좋다.

 

 

 

 

 

오디..(뽕나무 열매)

 

층층나무

 

 

은난초

 

 

정상에는 완전히 아카시아 나무라 정말 아카시아 향기속을 갇혀 있는 느낌이다.

비가 오려고 하는지 점점 흐려지고 후텁지근 해져서 여시를 데리고 왔기 때문에 비를 맞으면

안되엇 서둘렀다.그래도 한바퀴 돌다보니 뽕나무에 오디도 많이 컸고

층층나무에 하얗게 눈이 온 듯 하다. 멀리 할미꽃은 하얗게 머리를 풀어 헤친 듯한 풍경...

잠시 여시와 아카시아 향을 맡다가 내려 서둘러 내려 가는데 여기 또한 은난초가 많다.

군락을 이룬 듯 한데 며칠 산에 온다면 은난초를 만날 듯 하다.

 

 내려가는 길에는 그냥 산을 즐기며 사진은 멀리 하면서 내려갔다.

고사리가 있는 곳도 있는데 가면서 보니 이젠 다 폈다. 두어개 보았던 곳인데

지나며 보니 많다.군락지인듯 하다. 무엇이든 한번 보고 나면 그곳을 다시 보게되고

하나를 찾으면 주위에서 여러 개를 찾을 수 있다. 살피며 찾으려 해야지 찾지

그냥 길만 따라 간다면 산에 나무만 있고 길만 따라 갔다 왔다는 것밖에...

 

 

 

 

 

잠깐 이렇게 산에 나오면 정말 좋은데 점점 우거지면 무서운 것이 또한 산이다.

조용하다가도 꿩이 갑자기 '꿩 꿩..꿩꿩..' 하면 시끄럽고 무섭고..

그리고 길이 여러 갈래라 여기 저기서 올라오는 사람들..

혼자 다니다가 깜짝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오늘도 몇 번..다행히 주의 아파트 사람들.

그리고 여시가 있으니 무슨 소리가 나면 '멍멍 멍멍 멍멍..'

작은 것이 마치 이 산에서는 주인이라도 되듯 크게 짖는다.지지배...

 

아카시아 꽃도 한번 꽃전을 부쳐 먹을 만큼 따고 여시도 함께 와서 바람 쐬고

나 또한 은난초에 아카시아 찔레꽃 산딸기... 이런 저런 꽃도 보고 아카시아 향기도 맡고

정말 바람 한번 잘 쐬고 들어간다.아카시아 향을 담고 가니 한동안은 흔들림없이

오월을 또 달려갈 수 있을 듯 하다. 담주에도 몇 번은 산에 와야 할 듯 하다.

 

201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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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2-05-11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꿩 하나도 안 무서워요.갑자기 푸드득 하고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던걸요.운좋으면 장끼의 화려한 깃털을 주울 수도 있고요.

서란 2012-05-12 01:04   좋아요 0 | URL
저도 꿩을 만나면 정말 기분 좋은데 갑자기 조용한 산에서 '꿩 꿩' 하고 울면
제가 깜짝 깜짝 잘 놀라거든요..ㅋㅋ 괜히 뒤돌아보게 되고..
산에 가서 몇 번 꿩을 만났답니다.. 앞에서 아장아장 걸어가는 것도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