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경하다 아고고

 

 

 

 

일요일,옆지기는 아침 일찍 서울에 있는 큰딸에게 다녀온다고 하여

전날 담아 놓은 열무김치와 오이부추김치를 통에 담고 다른 반찬과 그외 챙겨다 줄 여름옷들

가지고 서울로 향하고 늦잠을 자고 있는 막내와 늦은 아침겸 점심을 먹고는

막내가 프린트 할 것들이 많다고 하여 이면지로 프린트를 하는데 자꾸만 프린터기에서

종이가 걸리기에 잠시 앉아서 지켜 보기로 했다.

 

그런데 밖에서 검은 연기가 하늘을 온통 덮었다. 우리 아파트 바로 곁에는 학교가 있고

그 건너편에는 지금 한창 아파트를 짓고 있어서 그곳에서 불이 난 줄 알고 창가로 달려갔다.

얼른 디카를 들고...그런데 정말 불이 났다. 다행히 아파트 공사현장은 아닌데

그 너머 저수지 윗 부분에서 불이 났는데 뭔가 활활 타고 있다.

그런데 그만 불구경을 하러 서둘러 가다가 내가 창가 밑에 놓아둔 상자를 잘못 발로 건드렸다.

왼쪽 엄지발톱이 무척 아프다.그래도 부딪혀서 그런줄 알고 그냥 불구경하며 사진을 찍고

돌아서 프린터기를 살피다 발을 내려다 보았는데 아고고...엄지발가락이 피로 범벅...

으..뭔일이람..살펴보니 엄지발톱의 많은 부분이 부러졌다.. 피는 계속적으로 나고

피를 보아서일까 발가락은 욱신욱신... 밴드를 붙여 보아도 소용이 없다. 피로 금방 떨어져 버리고..

막내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제가 뭔가를 꺼내고 상자를 잘 오므려 놓지 않았다며 미안하단다.

워낙에 손발톱이 잘 부러지고 떨어져서리 군자란 분갈이를 하고도 손톱이 많이 부러졌다.

잘라내도 얼마 동안은 여기저기 걸리게 생겼는데 이젠 발톱까지...

불구경 하다가 피를 본 사고다.다행히 불은 바로 소방차가 달려오고 더이상의 피해는 없는 듯 하다.

주택가가 아니라 짚더미나 그외 것들이 탄듯 하다.

 

서울에 가서 큰딸을 만나고 점심을 먹고 온 옆지기에게 말을 했더니 아프겠단다.

아픔을 조금 잊고 있었는데 막내를 보내려고 돌아 다니다보니 신발을 신어서일까

발이 욱신욱신 아프다. 막내가 냉면이 먹고 싶다고 하여 먹고 싶다는 집에서 사주고

함께 저녁을 먹고는 막내는 학교에 들여 보내고 우린 잠깐 언니네 가게에 들렀다.

언니가 적상추를 심었는데 넘 좋다면서 뜯어가라고 하기도 하고 가져 올 것들이 있어

잠깐 들렀는데 발가락이 아프다. 언니를 보여주니 밴드를 떼어내고 반창고를 붙여준다.

며칠동안은 아프겠다며..그리곤 적상추도 뜯고 쑷갓도 뜯고 미나리도 베어어고

부추도 화분에 심게 뽑아 달라고 했더니 뚝에 난 것이라면 큰 것을 조금 뽑아 준다.

그리고 복숭아나무 아래에서 복숭아를 따먹지 않았더니 떨어져 나무로 컸다며 심어 놓았다고

하여 복숭아나무도 두개 뽑아 오고 내가 배롱나무 밑에서 씨가 발아한 것이 있나 보라고

했더니만 맞을지 모르지만 심어 놓았다고 하여 두개 뽑아왔다. 그런데 녀석 비실비실..

그리곤 언니가 얼마전에 구매했다는 '해피트리'에서 한가지 잘라 왔다.

심어서 뿌리를 잘 내릴지 모르지만 일단 물에 담가 놓았다가 심기로 했다.

늦은 시간 집에 와서는 적상추와 쑥갓을 씻어 옆지기와 함께 그냥 쌈을 싸먹었다.

금방 뜯어온 싱싱한 것이라 정말 맛있다. 한소쿠리 씻었는데 둘이서 맛있게 다 먹었다는..

뿌리채 뽑아 온 것들도 있으니 화분에 심어볼까...

 

20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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