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동거중인 군자란 분갈이

 

 

 

 

이 군자란 화분은 창가에 있던 녀석이고 아마릴리스는 화단 내력벽 위에 있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것인지 아마릴리스가 언제부터인지 창가의 군자란 화분에서 자라고 있고

거기다 두어해 꽃을 피웠다.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

분명 꽃이 피고 지면 씨를 받아서 모두 화분에 다시 심었는데.. 날아갔나..

그렇게 하여 이녀석들 군자란만으로도 화분이 넘쳐 나는데 아마릴리스까지 낑겨서

수상한 동거를 하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화분이 좁다 좁아..

 

 

 

 

어제 그렇게 흔들어 빼내려고 해도 화분에서 꼼짝도 안하는 군자란과 아마릴리스..

거기에 아마릴리스는 꽃대가 나와 있어 조심 조심 조심해야만 했다.

그러다 포기,저녁에 옆지기가 퇴근하고 오자마자 군자란좀 빼달라고 했더니

베란다에 들어가 한참을 낑낑 거리며 화분과 씨름하더니 '대단한 녀석이야..넌 분명히 못빼..'

그래서 아마릴리스 다치지 않게 조심해서 뺘라고 했더니만 드디어 쏘옥 뽑아 놓았다.

뿌리만 서로 엉겨서 흙은 보이지도 않고 그 사이에서 어떻게 아마릴리스가 살았는지 당체 모를 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밥을 안쳐 놓고 베란다로 나갔다. 일을 놔두고는 그냥 못 있는 성격,

군자란 뿌리를 잡고 흔들고 살살 달래고 엉킨 실타래를 풀듯 하나 하나 뿌리를 다치지 않게

잘 풀어도 군자란 굵은 뿌리들이 뚝 뚝 끊어져서 떨어져 내린다. 그 속에서 한가닥 한가닥 풀며

드디어 '아마릴리스'를 하나 빼내고 보니 오후~~ 또 한 놈이 있다. 도데체 어떻게 자란것인지..

살살 정말 다치지 않게 양파같이 생긴 아마릴리스 뿌리를 두개 모두 뽑아내고 나니 속이 다 후련,

얼른 군자란을 칼로 자르며 포기 나누기를 했다. 너무 단단하게 붙어 있어 칼로 들어가지 않을 정도.

정말 대단한 녀석들이다. 그렇게 갈라내고 보니 작은 새끼까지 8개..거기에 아마릴리스가 2개..

하나의 화분에서 이렇게 자랐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인데 다시 화분에 심는 것은 힘들다.

대단한 녀석들이 나온 화분에는 2개의 군자란을 심어 주었다. 너무 넉넉하다.

깻묵과 분갈이용토와 화분에서 나온 흙을 골고루 섞어서 부드럽게 비벼 준 후에 화분에 쏘옥,

이녀석 영양많은 새 흙과 잘자라라.. 새끼는 너무 많이 번지게 하지 말고 너희들만 말야..

 

 

 

 

  

 

 

그래도 아직 못 심은 군자란이 두개나 남았다. 이건 화분을 두개 사다가 심어야 할 듯 한데

화분을 놓을 공간이 부족하다. 그야말로 베란다가 군자란화분으로 가득찼다. 21개..

지난번 분갈이를 하여 3개의 화분 분양을 하지 않았다면 더욱 찼을 터인데 언니와 친구에게

분양을 했더니만 이번 분갈이를 하여 다행히 놓을 장소가 나왔는데 이녀석들은 어디로 갈지.

이제 비로소 제자리를 찾은 듯 하여 안심이다. 군자란도 아마릴리스도..

 

 

아마릴리스와 제라늄 

 

군자란 화분에 있던 아마릴리스를 옮겨 심고는 흑장미색 아마릴리스를 두개 뽑아서

다른 화분에 삽목했다. 이건 몇 년 전에 씨를 받아서 심은 것인데 알뿌리가 제법 자랐다.

아마 따로 심어 주었으니 이젠 많이 클 듯 하다.

군자란 화분에서 있던 아마릴리스도 이젠 뿌리를 맘대로 뻗어가며 잘 자랄듯..

영양분을 충분히 주기 위하여 깻묵도 많이 섞어주고 위에서 다시 깻묵을 얹어 주었다.

꽃대가 나와 있으니 꽃을 피우며 씨를 받아 다시 또 심어주리라.

 

아마릴리스 화분 앞에는 분갈이를 한 군자란인데 한곳에서 15개나 자라고 있던 녀석들이라

흙도 부족하고 영양도 부족해서인지 잎이 누렇다. 지난 이른 봄에 분갈이를 한 녀석도

처음엔 잎이 이렇게 누런색이었는데 지금은 분갈이 후 초록빛으로 바뀌었다.

그만큼 영양 충분하다는 소리일터이고 뿌리를 잘 내리고 있다는 증거이리라.

이녀석들도 한두달후면 초록빛으로 튼튼하게 바뀌길..

더불어 삽목한 제라늄들도 잘 자라고 있다. 뽑아보면 새 뿌리가 나와서 하얗게 번져 있다.

꽃대가 나오는 녀석도 있고 잎을 올리는 녀석도 있고..

 

 

 

아마릴리스와 군자란

 

 

늘 불안불안하던 군자란이었는데 그래도 다행이다. 이렇게 어느 정도 분갈이를 마쳐서

어느 것이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그리고 끝은 또 다른 시작이나 마찬가지다.

이녀석들 몇 해 크고 나면 다시 또 분갈이를 해야할지 모른다.

그렇게 시작과 끝으로 늘 내게 일거리를 만들어 주는 녀석들이지만

봄이면 화려한 꽃으로 늘 기쁘게 해주니 또한 녀석들을 키우는 재미이다.

올해 분갈이를 했으니 이제 뿌리를 잘 내리고 자리를 잡기 까지는 또한 시간이 필요할 듯..

많은 꽃을 기대하기 보다는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남은 군자란은 오늘이나 내일 화분을 사다가 심고 필요하다면 누군가에게 분양해야 할 듯...

 

2012.5.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