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친정나들이

 

 

 

 

 

 

 

 

4월28일은 충무공 이순신의 탄신일이다. 해마다 충무공 탄신일을 기념하여

아산 현충사에서는 충무공탄신일기념축제가 열린다. 올해도 분명히 축제가 열리고 있는데

그것이 현충사앞 곡교천변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아산역 앞에서 하는가보다.

주최가 현충사에서 아산시로 넘어간 것인지..암튼 축제일인데 현충사 앞이 한산하다.

여느 주말의 풍경과 마찬가지이고 곡교천변에 노란 유채물결이라 구경나온 인파로 복잡한 것을

빼면 축제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한산한 것이다.

 

오전에 친정에 갈까 하다가 몸도 찌뿌드드하고 엄마와 함께 저녁이나 먹고 오려고

오후에 내려가기로 했다. 엄마께는 전에 전화를 드렸기에 따로 전화를 하지 않고 내려갔다.

가는 길에 아산현충사 앞 곡교천변의 유채꽃을 구경할까 하다가 사람들이 많고

차도 밀리는 듯 하여 그냥 가기로 하고 가다가 길 한산한 길 옆에 세우고 잠깐 구경을 했다.

그리곤 다시 달려 친정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중학교에도 가보고 '옹기체험박물관'도 겉만

구경하고 갔다. 그 동네는 친구들이 많이 살았는데 지금은 많이 변하고 친구들도 모두 고향을

떠나듯 했으니 누가 사는지 잘몰라 그냥 한바퀴 돌고는 집으로 갔다.

대문은 활짝 열려 있는데 엄마가 안계시다. 동네를 한바퀴 돌아도 엄마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핸펀을 할까 했는데 핸펀은 상위에 잘 놓여져 있다.

'밭에 가셨나..자야 엄마 밭에 가셨나보다. 꼬부랑 울엄마 혼자 오려면 힘드니 가보자구..'

하면서 일어나는데 엄마가 천천히 들어 걸어 들어 오신다.

'엄마,나 엄마 찾느라 동네 한바퀴 돌고 밭에 가려고 했는데..'

'이..바로 앞집에서 쑥떡먹으라 해서 들어가 먹고 왔는데..'

'아이고..울엄마 하도 커서 안보여요...ㅋㅋ'

하고는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며 저녁 준비를 했다. 그러지 않아도 밭에서 씀바귀와 미나리를

뜯어 오셨다는 엄마,언니가 가져다 준 두릅도 그냥 있고 아랫집 아줌마가 주신 머위나물도 있고

홑잎나물도 있고 모두 삶으라고 꺼내 놓으시는데 나물만 한 상이다.

삼겹살을 구워 먹으려고 사갔기에 텃밭에서 상추와 취나물을 뜯으려고 했더니

엄마가 뜯으신다 하여 난 나물을 모두 삶았다. 엄마는 나물도 있고 고기도 있으니

큰오빠도 내려오라고 전화 하란다. 오빠가 없으면 올케를 데리러 가려고 했더니 마침 오빠가 있다고

하여 오빠와 함께 조카딸의 아들인 손주도 데리고 온다고 하니 잘되었다.

 

나물을 삶아 무치고 상추와 취나물도 씻어 놓으니 한상이다.  푸짐하다. 웰빙식 반찬으로만

가득한 밥상,무얼 먹어도 맛있다. 엄마는 며칠전에 고기를 먹고 체하셨다고 고기도 안드시고

나물만 드셨는데 식구가 모두 모여 먹으니 맛있나보다.옆지기도 나도 그리고 오빠네도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엄만 남은 나물과 쌈을 싸고 현미쌀도 싸고 김치를 하도 자주 담아서 고추가루가

없다고 하니 고추가루도 커다란 김치통으로 하나 가득 담아 놓으셧는데 올해는 아버지가 안계셔서

고추도 심지 않는다고 하는데 엄마도 김치를 담아야 하니 내가 가져간 통에만 가득 고추가루를

덜어서 가져 왔다. 오빤 올라가는 길에 오빠네집에 들러 쌀이랑 화분에 넣을 깻묵을 가져 가라고 한다.

미리 이야기를 했으면 방아를 찧는데 깜빡했다. 다행히 오빠네는 쌀이 많다며 주겠다 하여

얻어왔다. 아버지가 안계시니 이젠 오빠가 챙겨준다.

아버지의 빈자리가 봄이 되니 더욱 크게 다가온다. 뒤란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텃밭에도 풀이 나 있다.아버지가 계셨으면 늘 집주변을 돌며 풀도 뽑고 밭도 놀리지 않았을텐데..

엄마 혼자 감당하기엔 벅차다. 그래도 허리가 아픈데도 엄마는 텃밭에 골고루 심어 놓으셨고

멀리 밭에도 이것저것 심어 놓으셨고 콩도 심으려고 밭뚝에 풀오 매야 한다나...

해도해도 끝이 없다고 하시는 엄마 말씀에 물기가 묻어난다. 나도 동네를 한바퀴 돌다보니

어디선가 아버지가 '으흠...막내 왔냐..' 하며 나오실것만 같아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된다.

에고 뒤란에 함박꽃을 보니 아버지가 생각나고 바깥 화단에 화초복숭아꽃을 보니 아버지가 생각나고..

어느 곳 한군데 아버지가 생각나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러니 엄마는 어떠하실까...

자주 찾아뵙고 안부전화라도 자주 해야하는데 늘 맘 뿐이니...

엄만 그래도 늘 자식걱정 뿐이다.

 

2012.4.28

 

 

 

 

 

 

옹기체험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