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활짝 핀 것은 아닌데 그래도 구경할만 하다. 그런데 꽃보다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물 반 고기 반이 아니라 꽃을 보기 위한 나들이가 아니라 사람을 보기 위하여 나온 나들이 같다.
꽃이 있어 행복한 사람들,꽃나무 그늘마다 저마다 자리를 차지하고 '추억'을 만드는 사람들,
꽃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고 있다. 꽃과 향기로 인해 사랑을 표현하는 사람도 있고
행복한 추억을 만드는 사람들을 보니 꽃보다 분명 사람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겠다.
목련...
꽃멀미다.
봄꽃인 목련을 보는데 꽃멀미에 속이 매슥매슥...
봄꽃향기 속에서 여름향기가 난다.
날이 무척이나 더워서 입고 간 바람막이를 벗어 허리에 묶었는데
반팔에 가벼운 옷차림의 사람들이 많다. 날도 더운데 목련꽃 향이 짙으니 정말 멀미가 난다.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위로 목련꽃들을 바라보니
하얀 목련꽃송이들이 쏟아져 내게로 떨어질것만 같다.
멀리서 보면 팝콘이 '톡톡' 튄것 같은데 가까이에서는 진한 멀미가 느껴진다.
그래도 이 향기를 맡지 않으면 봄몸살을 앓을것만 같다.
친구와 둘이서 바람난 여인네들처럼 마냥 신이났다.
꽃이 사람들을 참 행복하게 만든다.
한편으로는 꽃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나무가 꽃이' 몸살을 앓는다.
꽃을 꺾는 사람...나무를 훼손하는 사람...
아름다움은 그냥 지켜지지 않는다. 누군가는 꼭 그 아름다움을 꺾으려 한다.
그냥 마음으로 눈으로 취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고 꽃은 꽃으로 있을 때 그 가치를 인정받지
땅에 떨어져 낙화가 되면 모두가 외면을 한다.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밟고 지나간다. 꽃의 아름다움의 소모이다.
그래도 난 봄 한철을 밝게 밝혀주고 아름다움을 행복을 안겨 준 꽃의 넋을 달래기라도 하듯
낙화를 담아본다. 그 또한 아름답다...
봄은 여러 모습으로 다가왔다가 사라져 간다.
그 흔적을 좇아 이곳까지 왔지마 내가 담을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 일까...
나의 한계를 느낀다. 다 담지 못한 아름다움과 봄의 향기와 아름다움을 조금은 남겨둔다.
봄꽃이 활짝 피어나니 우리네 마음도 흔들흔들 하는데
우리만 바쁘고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곤충들도 바쁘다.
매화에 벌이 달려들어 분주히 일을 한다.
녀석 알통다리를 하고는 자꾸만 앵글을 피해 다니다 걸렸다.
그렇게 봄도 향기도 삶의 그물망을 벗어 나지도 못하고 걸려,
오늘 나 그대와 행복했노라..
목련꽃 나무아래서는 '목련꽃 그늘아래서 베르테르의 시를 읽노라~~~'
하고 노래 한자락이라도 불러야 맘을 돌릴 수 있을 것처럼
너무도 향기롭고 아름답고 정말 봄이 다 담겨 있는 듯 시간이 멈추어진 듯 너무 좋았다.
언제쯤이면 이 시간을 다시 꺼내볼까....
2012.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