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봄이다,더덕새싹

 

 

귀퉁이에 도라지싹도 보인다. 

 

더덕싹

 

봄은 울집 베란다 화단의 군자란처럼 눈에 확 뜨이게도 오지만

가만히 눈을 낮추고 자세를 낮추고 가만히 땅을 바라봐야

비로소 언땅을 뚫고 나오는 꼬물꼬물한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자신을 낮추어야만 봄을 볼 수 있다.

낮은 곳에서 그렇게 봄은 온다.

 

우리집 더덕 화분도 마찬가지다. 봄만 되면 화분 앞에 가만히 앉아

흙을 유심히 바라본다. 처음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요깄다. 여기~~' 하며 찾아낼 수 있는 이제 달인의 경지라고 할 수는 없지만

더덕과 도라지를 구별할 수 있다. 더덕은 자주빛이고 도라지는 그냥 초록빛이다.

그렇게 하여 더덕이 먼저 싹을 올리더니 귀퉁이에 도라지싹도 보인다.

봄비와 황사 강풍이 지나고나더니 울집 화분에 봄을 가져다 놓았다.

 

더덕은 뿌리가 오래된 것은 싹도 튼튼하게 나오는데

작년과 언제 떨어졌는지 모르는 씨에서 발아한 싹은 아주 귀엽다.

모르면 잡초라고 뽑아 버릴 정도로 나왔다. 여기저기서..

여기에 도라지씨를 뿌리려고 하는데 망설여진다. 도라지도 많이 올라올텐데

더덕이 먼저 이렇게 나온것을 보면 이녀석들 보이지 않은 곳에서 암투가 분명 있으리라.

좁은 공간에서 서로 공간확보를 위한 암투..ㅋㅋ

암튼 이 화분을 엎으려 해도 할 수가 없다. 큰 뿌리가 있는가하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아주 작은 생명도 있으니..좀더 기다려봐야 하나...

 

20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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