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촌갈까

 

 

 

 

삼월 마지막 날,갑자기 바쁘게 되었다.

막내가 오전에 치과 치료가 있어 나와야 하고..미리 예약이 되어 있어서 필히 나와야 했다.

그런데 큰딸이 온다고,저녁시간까지 마치고 온다더니 점심까지만 하고 온단다.

저녁에 온다고 하여 옆지기와 함께 막내를 들여보내고 큰딸을 데리러 가려고 했다.

그런데 두녀석이 겹치게 생겼으니 당연히 약속을 조정한 큰딸과 마찰이 빚어지게 되었다.

녀석 자신이 먼저 저녁시간에 나온다고 했놓고는 괜히...투정이다.

 

비가 오려는지 난 급 몸이 먼저 반응을 보여 여기저기 쑤시고 결리고 아프다고..

컨디션이 그리 좋은 상태였는데 막내가 아침 일찍 나와 치과치료를 했는데

한쪽에 마취주사가 풀리지 않아 먹지도 못한단다. 녀석들이 오면 주려고 이것저것 준비를 했는데

막내가 점심을 먹지 못하니 먹거리를 사가지고 가야만했다.

그리곤 큰놈은 점심까지 학원을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하다 그냥 고속버스를 타고 온다니

기다리는 수밖에... 기다리는 동안 날이 갑자기 어두컴컴...그러다 급기야 소나기처럼 비가 내린다.

'어쩌지 녀석 우산도 없을터인데..우리가 마중나가야 할 듯 하네..'

 

그렇게 하여 터미널로 마중을 나가고 나가는 동안 날은 그야말로 거짓말처럼 화창하게 개었다.

'엄마,아까 집근처 왔을 때 정말 캄캄하고 비가 억수로 왔는데...'

그랬다 비가 그치고 해가 났다..요상한 날이다. 그래도 조금 쌀쌀하다.

무얼 먹을까 하다가 바로 집근처의 오리촌에 가기로 했다. 녀석은 한동안 혼자 있었으니

이것저것 먹고 싶은게 너무 많다고 리스트를 작성하듯 했지만

몸에 좋은 오리를 먹자고,한번은 딸들과 가고 싶은 곳이었다고 하여 반강제로 데리고 갔다.

주물럭에 로스 그리고 죽이 나오는 코스를 먹는다고 하다가 녀석이 화장살에 간 사이

급 메뉴를 조정하여 '오리누룽지백숙'으로 했다. 녀석이 과민성으로 배가 아프다고 하여

매운것 보다는 이게 나을 듯도 하고 코스는 다 먹지도 못할 듯 했다.

 

이곳은 배추동치미라고 해야하나 암튼 배추물김치에 배추김치와 석박지가 반찬으로 나온다.

저녁시간이라 그런가 식당은 시끌벅적,사람들이 무척이나 많다. 경제가 어렵다고 해도

우리집 주변의 식당들을 보면 늘 복작복작하다. 아파트촌이라 그런가...

암튼 그렇게 하여 기다리고 있다보니 '오리누룽지백숙' 이 나왔다.

복날에 삼계탕집에서 알바를 한 적이 있어 이 누룽지백숙이 어떻게 해서 나오는 것인지 다 안다.

그런데 이 집은 오리와 누룽지가 따로 나오고 양도 많다.

구수한 누룽지와 백숙이 된 오리녀석, 팔자 좋게 누워 있고 우리는 맛있게 맛있게

소금장에 찍어 오리고기를 포식하고 누룽지죽도 포식을 했다.

먹다 먹다 반씩 남겼다. 그렇게 남긴 오리백숙과 누룽지죽을 싸왔다.

큰딸은 치킨도 먹고 싶었는데 그리고 엉클0의 감자튀김도 먹고 싶었는데 노래를 한다.

'엄마가 다 사줄께..그거 못사주겠어.울딸이 먹고 싶다는데..'

하면서 감자튀김을 사러 가고 녀석을 미용실에 들르고 옆지기는 죽을 가지고 집으로...

 

 

 

 

누룽지죽...

 

누룽지죽이 무척이나 구수하고 맛있다. 반정도 먹고 남겨서 포장,

집에 와서 먹으니 더 맛있는 듯...

 

 

201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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