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 주홍색 연구 펭귄클래식 58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에드 글리네르트 주해, 이언 싱클레어 작품해설, 남명성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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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아니었다면 현장에 가지 않았을 수도 있고, 결과적으로 다시없을 연구 기회를 놓칠 뻔했습니다. 바로 주홍색 연구 말입니다. 약간 학술적으로 둘리는 말을 사용한다고 해서 안 될 것은 없겠죠? 잔뜩 뒤엉킨 흐릿한 삶 속에 이러저리 얽힌, 살인이라는 주홍색실이 보입니다.' 영화 <셜록홈즈>에서도 왓슨과 홈즈가 만나게 된 이야기가 나오기는 했지만 책으로 읽은 것은 너무 오래되어서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나온지 120년이 되었고 왓슨과 홈즈가 환상의 팀을 이루게 된 배경이 나온다. 의사이며 군의관이었던 왓슨박사가 아프카니스탄 전쟁에서 고통과 약해진 몸으로 인해 부대를 떠나게 되면서 호텔생활을 하다가 연금이 얼마 못 견딜 듯 하여 룸메이트를 구하던 중 우연하게 홈즈라는 사람이 같은 이유로 집을 함께 쓸 사람을 구한다는 이야기를 지인으로부터 듣게 되고 그는 홈즈를 보고는 그와 함께 살게 된다.

 

하지만 홈즈는 정말 무어라고 단정지을 수 없을 정도로 난해한 사람이기도 했다. 왓슨박사는 홈즈에 대한 기록을 해나가던 중 지금까지 자신이 보아 오던 사람들과는 다른,홈즈에게 특별한 무언가가 있음에 끌리기 시작했고 그가 끝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것에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된 듯 하다. 그들의 동거는 서로 다른 듯 하면서도 서로에게 윈윈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있었던 것이다. 의사였던 왓슨이나 살인사건을 파헤쳐 들어가 살인범을 잡는 탐정역할을 하는 홈즈,정말 금상첨화의 조하가 아닌가. 사람을 잠깐 보고도 그가 어떤 직업의 어떤 사람인지를 단번에 알아낼 수 있는 홈즈,그렇게 되기까지는 홈즈의 쉼없는 노력 덕분이겠지만 그는 눈앞에서 보고도 믿기지 않을 수밖에 없다.

 

홈즈는 자신을 드러내놓고 활동을 하기 보다는 음지에서 자신의 노력으로 '주홍색 연구'를 하는데 현직의 경찰들이 그를 찾아와 조언을 구할정도로 이쪽에서는 유명한 사람임을, 같이 하면서도 왓슨은 놀랄뿐이다. 그렇게 함께 동거를 하면서 직관력이 뛰어나고 누구보다 냉철하며 관찰력 또한 다른누구보다 더 뛰어남에 사건을 풀어나가는 그의 두뇌회전이 남들보다 앞서나간다는 알고는 그와 함께함을 기꺼이 한다. 그런 가운데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잘차려 입은 신사의 죽음, 그리고 그 사건을 파헤쳐 나가던 중에 다시 한 건의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경찰은 엉뚱한 방향에서 이 사건을 수사하지만 홈즈는 그만의 방식으로 실마리를 잡아 나가지만 왓슨은 무엇보다 '현장'에 나가봐야 한다며 그와 함께 살인현장에 가게 된다. 그렇게 하여 홈즈는 처음으로 공식적인 자리에 얼굴을 드러내게 된다.

 

연결이 안될 것 같던 구 건의 살인사건,그리고 그 살인사건이 일어나게 된 역사적 배경이 장황하게 이어진다. 오래되고 먼 시간 속으로 여행하듯 이야기는 먼 미국의 이야기로 이야기속 남자와 어린아이가 어떻게 죽음이라는 상황에서 살아남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느 집단(모로몬도교)에 의해 살아가게 되었는지, 그리고 아이가 성장하여 숙녀가 되고 그녀를 보고 첫눈에 사랑하게 된 남자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겁잡을 수 없이 발전을 하게 되고 급기야 그녀를 놓고 벌이게 되는 '사랑싸움' 과 같은 이들에 의해 그녀와 의붓아버지는 희생양이 되면서 그녀를 진실로 사랑했던 '제퍼슨 호프'가 그녀를 아내로 삶으려 했던 모로몬도교의 두남자를 쫒게 된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막과 황폐한 곳에서도 복수를 위해서는 살아남아야 했던 호프,그는 자신에게 곧 죽음이 닥칠것을 알면서도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을 위해서 복수의 끝을 놓치 않는다. 그리고 모로몬도교의 두남자를 자신의 방식대로 처벌을 하고는 그는 죄값을 받기 위하여 감옥게 가지만 그 또한 죽고 만다. 그렇다면 이 살인사건은 어떻게 봐야할까? 살인범인 호프를 잡았지만 그 또한 자신의 방식대로 정정당당하게 두남자에게 '벌'을 내린 것이다. 두남자는 살인자다. 살인자를 쫒아 살인을 하고 그도 살인자가 되었고 그도 죽는다면 남는 것은? 아니 호프를 살인자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을 갖게 하는 열린 결말을 남기는 사건, '로마의 구두쇠가 한 말처럼 말입니다. '사람들이 아무리 놀려도 나는 집에 돌아와 금고 안에 든 돈을 보며 홀로 기뻐한다.' 라는 말처럼 홈즈 그가 모두 풀어낸 '살인사건'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현 경찰들인 레스트레이드와 그레그슨이 모든 공을 다가져간다. 하지만 홈즈는 마지막 구두쇠의 말로 자신은 흡족함을 남긴다.

 

'인간이 연구해야 할 대상은 인간이다'

왓슨박사와 홈즈가 함께 하게 된 그 '뿌리' 가 나오기도 했지만 두 살인사건도 겉으로 드러난 것이 아닌 그 '뿌리'를 캐고 올라가 속시원하게 파헤쳐 주기 때문에 어쩌면 주홍색 연구라는 것은 사건의 그 '뿌리'가 중요함을, 겉으로 드러난 것을 보고는 수박 겉 핥기식 사건해결이 아닌 진짜 그 속을 파고 들어가 진정한 사건해결을 해야 한다는 그 진실됨을 남기기도 하지만 그런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천재적으로 타고 나는 능력이 아니라 늘 노력하고 연구하는 진실된 자신의 노력으로 이룰 수 있음을 말해준다. '이 세상에서 실제로 뭘 하느냐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믿게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신경쓰지 마십시오.'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홈즈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현직의 형사들은 결과에 대한 공을 치사하지만 자신은 공을 쫒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주홍색 연구' 를 쫒아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받치는, 그야말로 노력파임을 몸으로 보여준다. 천재는 끊임없이 노력하는 노력파를 이길 수 없다고 했다. 홈즈가 늘 부단하게 노력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그의 명성이 지켜질 수 있었을까.결과만 좇는 우리들에게 어쩌면 일침을 가하는 그 무언가가 이야기 속에는 분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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