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리더니 날이 무척이나 쌀쌀해졌다.
오늘은 무척이나 바쁜 날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큰딸의 짐을 나르고 지난주에 한 수술에 대한
외래진료가 있는 날이었다. 수술부위는 말끔하게 잘 되었다는 말과 함께 한달여 그래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는 보험에 필요한 진단서및 그외 서류들을 챙기니 점심시간,
우린 한양을 향하여 달렸다. 큰딸이 다시 시작해 보겠다고 하여 오늘부터 혼자 독립생활을 하는
날이기에 한양으로 출발을 했다. 정말 낯설고 물설은 곳에서 혼자 시작해야 하는 큰딸,
짐을 정리하고 늦은 점심을 먹고 그리고 상담을 마치고 다시 방으로 돌아와
우린 헤어져야 할 시간이 왔는데 이 뜨듯하면서도 아쉬움은 무엇인지...
녀석을 지난주 간호하다보니 감기가 왔나보다. 목이 따끔따끔... 기침까지 나온다.
봄비에 봄바람에 큰딸도 훌쩍이는데 녀석이 그러면 큰일인데 난 목감기...
녀석은 코감기가 살짝 온 것 같기도 하고 코를 풀지도 못하고 감기 걸려서도 안되는 딸,
잘 견뎌 주겠지... 낯설은 곳에서... 가족이 다시 뿔뿔이 흩어져 버렸다.
녀석들이 여기 한놈 저기 한놈.... 올 한해 모두가 고생을 하게 생겼다.
집으로 오는 길이 느낌이 이상하다. 그래도 고속도로를 잘 달려 한시간여만에 도착,
집에 들어서는데 아파트 앞에서 녀석이 먹고 싶다고 했던 대게와 오징어순대를 판다.
옆지기가 '오징어순대 먹을까?' 하여 점심도 어정쩡 저녁도 아니고...
그래 오징어순대 2개가 만원이라고 하여 사다가 둘이서 금방 먹어 치웠다.
딸은 오늘은 쉬고 싶다고 하더니만 내려 오는 길에 전화를 해도 문자를 해도 안받더니
공부하러 간 모양이다. 모든 짐을 잘 꾸린듯 한데 '방석'을 놓고 갔다는...
아니 잘 챙겼다고 표시까지 해 놓은 방석이 가서 짐을 풀고나니 없다.
집에 오니 의자위에 잘 있는 방석... 다시 챙겨서 보낼 것들 택배로 보내 주어야 할 듯 하다.
녀석이 가고 난 자리엔 '옥색 손편지'가 놓여 있다. 그동안의 심경과 미안함...
그리고 앞으로 잘하겠다는 다짐을 써 내려간 편지, 갑자기 목울대가 꽉 막히는 듯 하다.
'딸, 올한해 다시 열심히 뛰어보자. 꼭 너의 꿈을 이룰 수 있을거야...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했듯이 노력하는 자만이 꿈을 이룰 수 있단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우리 다 함께 웃자. 밝게 웃어보자.'
201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