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라구요,군자란과 제라늄

 

 

병원에서 큰딸과 함께 '5일'을 생활하고 나왔더니 나의 화단에 봄이 더욱 짙어졌다.

몇 개 얼굴을 내밀고 있던 군자란은 활짝 핀 것도 드문드문 보이고 제라늄은 활짝 피어

그야말로 창가를 환하게 해 주고 있다.

그런가하면 아젤리아는 더욱 화려하게 피어 정말 봄인 듯 하다.

 

 

 

 

 

 

 

 

군자란...

 

정말 며칠전만 해도 이렇게 활짝 핀 풍경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삼일 사이에,밖의 날씨가 따듯했었나...병원에서 봄비가 오는 것을 봤고

그리고 딸과 마음 조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이 나의 화단엔 봄색이 짙어졌다.

그야말로 주황빛으로 그리고 연분홍으로...

지난해에도 정말 화단에 불이 난 것처럼 군자란 꽃이 만개를 하여 너무도 아름다웠는데

올해도 여기저기서 꽃대가 나오고 있다. 나와서 이미 핀 녀석도 있고

이제 머리를 쏘옥 내밀고 세상 구경을 하고 있는 녀석도 있지만

녀석들에게는 봄이라는 것이다.

 

동백꽃

 

올해는 동백이 몇 송이 없다.그래도 이렇게 벌써 한송이 피었다.

핑크빛 동백이 그 수줍은 얼굴을 드러내고 봄을 바라보고 있다.

꽃들이 이렇게 자신들이 피어날 순간을 알고 피는 것을 보면 정말 신기하다.

어디에 자신만의 시계를 숨겨 놓고 있는 것처럼 군자란이 필 때 동백도 피어나고

그리고 봄은 그렇게 서서히 다가온다.

 

 

 

 

 

 

제라늄...

 

큰딸의 손을 잡고 베란다 화단에 나갔다.

-군자란과 제라늄 봐봐 이쁘지..우리가 병원에 있는동안 이렇게 많이 피었다..

-엄마,저게 무슨 꽃이야 정말 이쁘다...군자란도 많이 피었네...이건 무슨 꽃이야..

녀석은 아젤리아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찍던 그 추억을 잊었는가보다.녀석이 중학교에 입학하던

그 때쯤에 들여온 화분이다. 활짝 핀 것이 너무 이뻐 들였는데 해마다 정말 이쁘게 피어

화려하게 베란다를 수놓아 주고 있으니...

제라늄은 정말 이쁘게 피었다. 그리고 꽃대가 몇 개 더 나오고 있다.

딸은 베란단에 들어 올 기회가 없어서인지 처음 보는 것처럼 제라늄을 보고 반긴다. 너무 이쁘다며...

저녀석들이 울집에서 일년은 함께 했고 빨간색 제라늄은 몇 년 되었는데

딸은 기억하지 못한다. 아니 관심이 없었던 것인가보다.

 

안방베란다 화단...

 

 

부겐베리아

 

 

사랑초

부겐베리아도 사랑초도 하나 둘 꽃을 피우고 있다.

이건 거실베란에 핀 꽃들인데 부겐베리아가 그 화려함을 점점 진하게 하고 있으니

거실베란다도 봄 봄 봄 봄이다.

 

 

집을 며칠 비우고 나면 제일 걱정인 것은 여시와 초록이들이다.

병원에서 옆지기에게 초록이들 물 주고 왔는지 여시 밥과 물을 주고 왔는지부터 묻게 된다.

그가 챙겨주는 것이 내가 꼼꼼하게 챙기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에

일일히 무엇은 챙겼는지 또 다른 무엇은 챙겼는지 묻는다.

그날 꼭 물을 주어야 하는 것들을 그는 모르기 때문이다. 작은 화분들은 그냥 지나쳐도

큰 나무들은 꼭 날마다 물을 주어야 한다. 그들은 날마다 주어도 목마르다.

그런 녀석들이 율마와 행운목이다. 화단 벽쪽으로 옮겨 놓은 율마가 좋지 않다.

한쪽이 시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그러지 않아도 여름만 되면 한쪽씩 죽어가던 녀석인데..

그나마 한쪽면이라도 싱싱하게 자라고 있어 다행인데 윗쪽이 조금 시들은 듯 하다.

이제 날도 따듯해지고 있으니 날마다 물을 챙겨 주어야 하는데...

올해는 제라늄을 좀더 삽목을 하고 다른 색상의 제라늄을 두어개 들여 놓을까 한다.

바이올렛이 겨울을 이기지 못하고 간 화분들이 몇 개 있다. 늘상 있는 일이지만

바이올렛은 이제 키울만큼 키웠고 거실베란다에서만 키우고 안방베란다 창가에는

제라늄을 키울까 한다. 지금 가지고 있는 색상은 세가지... 녀석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화려한 색상의 꽃을 피워주면 정말 이쁘다. 꽃은 마음속의 찌꺼기를 제거하고

그자리에 다시 꽃이 피어나게 해준다. 오늘도 그래서일까 꽃을 보고 있으니

내 마음속에서도 꽃이 피어나 마음에서부터 봄이 오고 있다. 아니 벌써 봄이다.

 

20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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