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함께 시작한 이월

 

 

 

 

어제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이월을 마지막으로 이월을 연결시켜 주었다.

하지만 그 눈으로 인해 교통은 그야말로 마비 마비, 아니 언제부터 이렇게 눈만 내리면

교통이 마비가 된 것인지... 큰딸은 어제 저녁 바이올린 학원도 가지 못했다.

눈 때문에 학원샘이 오지 말라고 하여 빼먹었는데 집에서 가까운 거리인데 갈 수 있는 사람은

해주어야 하는것 아닌지..아니 샘이 나오지 못했다는 말인지.. 암튼 그렇게 하여 어제를 보내고

이월의 첫날을 맞았는데 감기 때문에 복용한 약 때문에 정신은 몽롱해도 하얀 눈이 쌓인 

뒷산을 보니 산행가고 싶어졌다. 그 좋은 날들도 가지 않다가 갑자기 이 설레임은 분명

눈이 가져다 준 선물이다.

 

베란다 초록이들을 한바퀴 돌며 물을 주고 무엇이 어떻게 변했는지 눈마중하고는

얼른 산에 갈 준비를 했다. 추울 듯 하여 아래는 내복을 입기고 하고 목도리도 두르고

언니가 옆지기 생일날에 떠준 모자도 쓰고 보온병에 뜨거운 메밀차도 담아 놓고

그렇게 준비를 마치고 났는데 택배가 온다는 것이다. 잠시 기다려주지...

그렇게 십여분을 기다리고 나니 택배가 왔다. 책인데 비닐커버가 날이 추워서인지 얼어서

그냥 찢어졌다. 그 사이를 비집고 택배 아저씨가 눈을 어디에서 묻혔는지 책에 묻어

땟국물처럼 묻었다. 얼른 휴지로 닦았는데 그래도 오염은 지워지지 않아 그냥 물기만 닦아

놓고는 다시 준비를 마쳤는데 눈이 왔으니 아에젠도 챙겨야 하고 스틱도 가져가야 하고

엠피도 챙겨 넣으며 지난번 구매한 앨범의 노래들을 더 담아 챙겼다.

 

산은 아파트 바로 곁에 있지만 정말 마음이 내켜야 간다.

봄 여름 가을에도 몇 번 가지 않는 산인데 눈이 왔다고 강아지처럼 호들갑을 떨며 준비하니

헬스를 가는 딸이 진짜 가려나하는 눈으로 쳐다본다. 맘은 벌써 산에 가 있는데...

겨울산에 가면 맑은 공기와 상큼함이 다른 계절보다 더 좋다.

폐 깊숙히 그 맑은 공기를 훔뻑 들이 마시고 나면 모든 것이 다 날아가는 듯 하다.

빨리 빨리 뒷산으로 가야지... 왜 이리 흥분이 되는지...

감기로 콧물을 훌쩍이면서도 기분은 좋다. 주머니에 콧물을 닦기 위한 휴지도 챙겨 넣고 고고...

 

20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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