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절정인 아산 현충사에 가다





오전에 잠깐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큰놈이 아프다고 하여 이빈후과에 데리고 갔다가
학교에 들여 보내고 그냥 집으로 오기에는 정말 시간이 아까울정도의 가을이라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현충사에 가서 노랗게 물든 가을을 보기로 했다.이곳은 주말이면 정말 사람들이 많은데
특히나 가을에는 더욱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가을이 절정이니 오죽이나 많겠는가..
하지만 비가 내렸으니 덜하겠지 하면서 들어갔는데 우리가 들어가는 시간은 다른 때에 비교하면
비교적 한산하게 느껴질 정도로 한산한 느낌이 들었다.

집에서 녀석들 주려고 간식으로 찰쌀떡과 옆집 아줌마가 주신 바람떡을 가지고 왔는데 녀석이
가져가지 않겠다고 하여 우리들 점심겸 간식으로 먹게 되었다. 마트에 들러 녀석이 간식거리를
산다고 하여 옆지기가 비스킷을 하나 샀기에 그것과 함께 빵집에서 산 도너츠 한 개씩에 떡과
함께 간식을 쇼핑백에 챙겨 들고 들어가게 되었다.

박물관이 새로 생기고 나더니 매표소가 앞으로 옮겨서 매표를 해야 들어갈 수 있다.그렇게 해봐야
전국에서 제일 싼 요금일지도 모르는 '500원'.. 정말 껌값도 안 될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 가을을
담기로 했다. 천천히 걸어 들어가며 걷기여행을 하 듯 걸어 가는데 옆지기는 벌써 아는 사람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난 간만에 들어와 가을을 보려니 담을 것이 많고... 이곳은 조경이 잘 되어 있어
정말 철마다 멋지다.그런데 가을엔 더욱 더 멋진 듯...주차장에 은행나무의 은행잎은 벌서 노랗게
물들어 많이 떨어져 내려 있었는데 단풍이 많이 떨어지기도 하고 이제 물들기도 하고...

정말 오래간만에 이곳에 들어왔다. 아이들이 어릴 때 들어와 가을을 즐겼던 기억이 있는데
늘 주차장이나 밖에서 놀다가 가곤 했다. 안에는 돌아다니다 보면 다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혹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밖에서만 시간을 즐기곤 했는데 안에 들어와 보니 예전 추억들이
새록새록,울긋불긋 물든 단풍들처럼 떠오른다. 화살나무엔 잎들이 빨갛게 물들어 꽃보다 아름답다.
매화나무에 잎도 노랗게 물들고 모과나무엔 모과가 노랗게 익어 달려 있기도 하고 단풍나무
감나무 모두 물들어 아름답다.가을은 누구의 손이 나무마다 스치고 지나가서 이렇게 아름답게
변하는 것인지...

모과나무 밑에 떨어진 모과도 주워 모과향도 맡아 보고 은행나무 밑에 익은 은행알을 잘못 밟아
구린내가 나기도 하고 산수유 나무엔 열매가 빨갛게 익어 매달려 있다. 가을은 저마다의 색으로
자신의 색을,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계절인가 보다. 감나무에 감이 딱 하나 알맞게 익은 것이
매달려 있어 몰래 따먹으려 하니 벌써 까치가 그리고 다른 곤충들이 맛을 보았다. 
어린시절 사생대회를 했던 옛집 옆의 충무정앞에서 잠깐 추억을 되살려 보기도 하고 옛집에 들어가
툇마루에 앉아 옆지기와 둘이서 우리집인양 인증샷도 찍어 보았다.

간만에 들어왔기에 둘다 무릎이 아픈데도 이면묘소에도 올라가 보았다. 묘비가 있는 곳은 '박석'이
깔려 있어 그 또한 눈여겨 보게 되었고 묘소 뒤의 산에는 온통 소나무라 너무 좋다. 올라올 땐 몰랐는데
내려다보니 계단이 가파르다. 굴러떨어질 것 같은 느낌이라 옆지기와 손을 꼭잡고 내려왔다.
가을 모든 것을 담으려고 하니 머리도 가슴도 과부하가 걸린다. 다리도 슬슬 아프려고 하고...
우리가 들어 올 땐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단체객들도 많고 오늘따라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아빠와 함께' 라는 프로그램으로 아빠와 유치원 아이들이 함께 하는 단체객들이 눈에 띈다.
엄마와 함께 있는 아이들은 이상하지 않은데 무덤덤한 아빠와 함께 있는 아이들의 풍경은
왠지 낯설고 아빠들 또한 어색하다. 멋대가리가 정말 없다. 그래도 아이와 맞추어 재밌게 보내려는
아빠들의 노력을 옆에서 보며 웃음이 나와 옆지기와 웃기도 하고 우리 애들 키우던
그 시절을 떠올리기도 하고... 둘이서 거닐며 추억도 되새겨보고 가을도 담고 우리의 추억도
다시 새기고... 정말 좋은 시간을 보낸 듯 하다.

2011.10.29



현충사 입구



11월2일부터 아산시 국화 전시회가 있단다.우리가 간 날은 준비를 하느라 바빴다.


 








 



옆지기와 둘이서 조용히 간식을 먹던 곳인데 아빠와 함께 프로그램을 온 단체객들에게 자리를 양보


 








 
재밌게 뻗은 나무와 빨간 우체통을 발견..


은행잎이 정말 너무고 곱게 물들었다


 
가을을 밟을 준비가 되었나요~~


 





 











 
모과와 매화나무


 
연못 앞의 화살나무와 느티나무...


 
나무엔 단풍..연못엔 잉어떼가 단풍든 것 처럼 알록달록...그리고 연못앞 바닥









화살나무의 단풍..꽃처럼 아름답다



빨간꽃이 떨어져 내린 듯 아름다운 화살나무 단풍잎비...



여행하다가 내가 온 길을 뒤돌아 보면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다



가을에도 봄꽃들이 가끔씩 피어난다...그렇지만 그 모습은 봄과는 다르게 처량하다


 
아름다운 향나무를 발견,그 속을 헤집고 보았더니 정말 멋지다. 세월이 다 담겨 있는 듯...


 
가을은 나무들이 온 몸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려준다...



충무공이 살던 옛집...충무정과 함께...



ㅁ자형으로 이루어진 옛집...뒤로는 산이 부엌 뒤로는 장독대와 우물과 텃밭이 있다


  
미니관절삼각대를 이용하여...툇마루 보수한 나무기둥이 옥의 티다...


 
쓰임새 있는 누마루와 마루기둥의 무늬..


 


 
옛집 위에 있는 암수 은행나무...



옛집과 은행나무 풍경..은행나무에 단풍이 곱게 물들었다


  
옛집 위에 있는 은행나무..암 수가 함께 있다


 
은행나무 앞으로는 멀리 활터가 보인다.


 
세째 아들 이면의 묘..임진왜란때 21세로...비석이 세워진 곳은 박석이 깔려 있다


 
그와 손잡고 가을 속을 걸었다




단풍속에서 단풍놀이를 하다


 
내가 당신께 가을을 선물할께요~~~^^


 
바람난 가을여심~~~~








 
가을이 진한 향을 내며 익어가고 있다



추억을 뒤로 하며 곡교천변 은행나무길을 달려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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