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비빔국수 어떠요






뒷산에 다녀와서 잠깐 앉아 책을 읽다가 주말에 올 딸들이 덮게 하기 위하여
겨울이불 꼬매어 놓고는 청소를 하다가 보니 거실 베란다 율마 두그루 때문에 티테이블의
바이올렛에 햇빛이 조금 밖에 들지 않아 이걸 어디다 옮겨야 하는데 하며 생각을 하다가
화분 하나만 손대기로 하고는 큰 화분을 내렸다.

녀석은 지난번에 이발을 했는데도 여기저기 삐죽삐죽...다시 이발을 하다보니 여기저기 난리다.
큰재봉가위로 이발을 하고는 큰봉지에 잘라낸 것을 담아 넣고는 하다가 율마를 어디로 옮길까 하닥
행운목이 있는 곳으로 낙점...옮기다 보니 행운목을 옮겨 심었던 것이 갈 곳이 없다.
그리고 율마 화분을 하나 내리고 나니 하나만 덩그러니 있는것도 짝이 안 맞는 듯 하여 밉다.
다시 또 한놈을 내려서 이발, 그리고는 다시 청소...그렇게 하여 율마 화분을 안방베란다 벽쪽으로
모두 놓고 보니 그런대로 괜찮다.

율마가 있던 곳이 훵해졌다. 다 가려져서 앞동에서 잘 보이지 않을 듯 맘 놓고 활동했는데...
율마가 한창 크고 있는 것이 두 개 있어 다시 그녀석들로 자리를 잡고 다시금 다른 화분들과 함께
여기저기 자리를 잡아가며 작은 화분인 다육이와 바이올렛 알로카시에 차나무 사랑초 팔손이..
수련목 은행나무 발렌타인 등을 자리를 잡다 보니 또 다시 청소를 해야 했다.
아우...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아프지 않은 곳이 없고 저녁시간도 바듯하여
밥하기가 그렇다.얼른 옆지기에게 문자, 저녁 메뉴 비빔국수 어떠요~~~~ 했더니 좋단다.
옆지기는 비빔국수라며 늘 '오케이' 이니 맘 놓고 나머지 청소를 마쳤다.
다시금 베란다 청소기를 돌리고 나니 기분도 조금 풀어지고 햇살이 잘 들어 올 것 같아 좋은데
옮겨 놓은것이 아직 낯이 익지 않아서인지 낯설고 자리가 맞지 않는 듯 하다.
몇 번을 다시 보아도 약간 맘에 들지 않는다. 내일 낮에 햇살이 들어올 때 다시 봐야할 듯 하다.

청소를 마치고 국수물을 올려 놓으려 하는데 옆지기가 들어왔다.
여시는 엄마가 놀아주지 않다가 아빠가 오니 좋아서 얼른 나가 반긴다. 녀석...
국수물 올려 놓고도 한번 다시 베란다를 보아도 맘에 조금 안든다. 어떻게 해야 꼭 맘에 들까..
내일로 미루며 국수를 삶고 친정에서 가져 온 열무김치를 내서 알맞은 양을 양푼에 넣고
국수를 찬물에 헹구고 열무김치에 양념을 넣고 국수를 넣고 비벼서 옆지기를 불렀다.
-얼른 와요...국수 다 비볐어요.맛 봐요.어떤가..
-와..지금까지 맛본것 중에 최고..오늘이 제일 맛있게 됐다...
-날마다 그소리...다른 칭찬 없어.. 좀더 색다른 칭찬좀 해봐요..
-아냐 진짜 오늘이 최고야.. 야 정말 맛있다.이거 직원들도 한 번 불러서 먹여야 하는데..
십여명 해도 이 맛이 날까... 한번 불러도 되지..
-이사람이 정말...십여명 부르면 열무김치 한통 다 들어가요.남자들이 먹새가 얼마나 드센데...
내가 맛있게 하긴 하지.내가 먹어봐도 맛있다. 정말 맛있어..

둘은 그렇게 비빔국수로 간단한 저녁을 하며 '맛있다' 소리를 몇 번을 하며 먹은 것인지.
이인분이라고 했는데 늘 한그릇이 남는다.그가 조금 더 먹고 내일 산에 다녀와서 한숟갈 남은것
먹겠다며 아까워 통에 담아 놓았다. 난 국수를 먹으면 속이 좋지 않은데 그가 좋아하니 자주 먹게 된다.
이것도 먹다보니 내성이 생긴 것일까..요즘은 약간 덜한 듯 하면서도 안 좋다.
그래도 맛있는 비빔국수...간단해서 좋고 맛있어서 좋고...
열무김치에 간단한 양념만 넣고 쓱 쓱 비벼서 먹는 열무김치비빔국수...
예전에는 친정엄마가 들에 나갔다가 늦게 들어오시면 시간이 없다고 비빔국수나 잔치국수를
잘해서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맛있어도 밥이 더 좋았는데 나도 나이를 먹어가는 것일까.

2011.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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