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세상,화분정리 하던 날



20년된 행운목...

지난번에 행운목을 하나 옮겨 심고 여기저기 작은 화분들 조금 손을 보았는데
무언가 화분배열이 맘에 들지 않는다. 사랑초는 큰화분 밑에 숨겨져 있어 햇빛을 못보고
접란도 그렇고...암튼 맘에 들지 않아 늘 베란다에 나가서 서성이며 화분들을 보다가
맘이 심란하니 맘에 들지 않는 것이 더욱 눈에 들어와 날도 쌀쌀하고 기분도 꿀꿀하고
모든것 뒤로 미루고 걸레와 비를 들고 고무장갑 끼고 베란다로 고고~~

천장까지 닿은 행운목을 일단 낑낑거리며 옮기고 옮겨 심었던 행운목 화분도 옮기고
말발도리 화분과 접란 사랑초 화분을 옮기고는 그동안 밑에 마른 잎이며 흙 모래가 떨어져
지저분하게 되어 있는 것을 쓸고 닦고... 그렇게 좁은 공간에서 앉았다 일어났다 무거운 화분들과
씨름하다보니 날이 추운것도 모르겠다.윤밴의 신나는 음악을 틀어 놓고는 그렇게 화분들과
춤을 추다보니 그런대로 배열이 맞아 들어간다.

인삼벤자민 화분을 제일 앞에 두고는 벽쪽으로 커다란 행운목과 작은 행운목을 놓고
창가 쪽에 작은 항아리를 놓고 그 위에 사랑초 화분을 올려 놓아 햇빛을 많이 받게 하고는
커다란 행운목 위에는 접란 새끼와 바이올렛을 삽목하여 올려 놓았다.
말발도리도 벤자민 앞에 두고 접란도 자리를 찾아 놓고나니 바닥청소도 했겠다 화분 자리도
잡아 주었겠다 맘이 후련하다. 넉줄고사리를 잘라 행운목과 그외 식물들 밑에 심어 주고
바이올렛 삽목을 몇 개 더 하고 장미허브도 삽목하고 제라늄도 두어개정도 삽목하고
녀석들 간만에 물을 훔뻑 주었더니 내 기분까지 개운 개운~~~

행운목이 세 개인데 올해 꽃을 피워 주려는지... 날마다 새 잎이 돋아 나오는 윗부분을
보고 또 보고 그렇게 들여다봐도 감감무소식이다. 꽃봉오리가 올라 올 때가 되었는데 말이다.
행운목 제일 큰 놈은 두번 꽃이 피었고 중간크기의 행운목도 그러고 보니 두번 꽃이 피었다.
작은 것은 이제 화분을 옮겨 심었으니 뿌리가 자리를 잡는 기간도 있어야 하고 좀더 시간이 걸릴텐데
올해 큰놈의 대입이 있으니 꽃을 기다려본다.
날이 꿀꿀하고 기분도 꿀꿀한데 허리가 아프지만 안방베란다부터 거실베란다까지
한바퀴 돌며 물도 주고 삽목도 하고 약간의 배열도 다르게 하여 햇빛을 많이 볼 수 있게 하고...
그러고 나니 한결 기분이 좋다. 녀석들도 좋아하는 것 같아
따듯한 커피를 한 잔 베란단 의자에 앉아 마시는데 여시가 저하고 놀아주지 않는다고 난리...
지지배 그러면서 엄마가 무얼했나 시찰이다. 한바퀴 돌더니 놀자고 뱅글뱅글...
햇볕이 따듯한 날이었으면 베란다 이불에서 졸고 있었을텐데 날이 쌀쌀하니
따듯한 거실 이불만 찾는다.동물이나 사람이나 이제 따듯한 것이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초록이들도 제자리에서 이제 굳건하게 가을을 나고 겨울을 나고 봄에 또 이쁜 꽃들 보여주리라.

2011.9.19



 행운목이 세 개... 문 뒤로 보이는 베란다 화단...


여기에서 시작된 화분정리~~


 거실 베란다...




날이 우중충하니 꼭 숲같다...


 
식물들은 햇빛을 따라간다...



화분정리 하는 사이 두번이나 불이 들어왔다 나갔다...또 정전... 현관등이...



여긴 안방 베란다... 군자란이 가득한 화단...요즘 창가의 화분에 제라늄 삽목 재미~~




아젤리아가 심심한지 피었다 졌다~~~


 
제라늄 삽목한 것이 잘 자라고 있다..여기저기~~



제라늄...화무십일홍이라 했다..지기 시작하는 녀석...


 
심심해 심심해~~놀아주세요~~~




20여년 함께한 군자란...

언젠가 우리집에 화분이 얼마나 되고 하고 세어 보았다... 100...200...250....아고 넘 많다.
지금은 글쎄~~~? 얼마나 될까...? 아니 얼마가 아니라 큰녀석들 분갈이를 해야 할 것들이 넘 많다.
군자란에서 새끼를 떼어내어 다시 심어주고..그렇게 한다면 새끼가 새끼를 새끼가 새끼를...
그렇게 이어진 20여년의 세월 속에 화분만 가득하다. 물주는 것도 장난이 아니고 누렁잎을 떼어 내는
것도 일이다. 한 해를 보내고 나면 잘잘한 바이올렛 화분에 다시 삽목하는 것도 일이고
꽃이 피면 씨를 받를 받아 놓는것도 실외기 베란다에 있는 것은 겨울에 얼어죽지 않게 하는 것도
정말 일이다. 어찌하다보니 초록세상으로 변한 울집 베란다,
작은것들 키우다보니 세월가면서 커진 녀석들,그런가 하면 삽목하여 늘어난 녀석들...
그렇게 식구를 늘려 가더니 이젠 나와 모두가 친구다.
녀석들이 내게 주는 것은 정말 많다. 기분이 울적할 때는 꽃으로 초록빛으로 맘을 달래주고
날이 좋으면 좋은대로 또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다. 녀석들이 없었다면 정말 삭막했을것만 같은 베란다,
유실수도 좋고 채소도 좋고 꽃도 좋고.... 가꾸다보면 주인장을 닮아 가는 것이 베란다이고
그 집안의 얼굴처럼 보이는 것이 베란다이다. 녀석들이 있어 난 오늘도 행복이다.

201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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