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칠현산 칠장사 사천왕상을 보러가다






안성 칠현산의 '칠장사'는 최명희작가의 미완의 소설 '혼불'에서 읽고 꼭 가봐야지 하고는 맘에 새겨두고 있던 곳이었다. 그러다 그곳에 산행을 가게 되었고 그곳에 반하여 두어번 가게 되었는데 갈때마다 너무 좋았다. 이번에도 역시나 생각나는 것은 '사천왕상' 우리나라에서 이런 사천왕상을 볼 수 있는 곳이 몇 군데나 될까? 흙으로 빚어 만들었다는 사천왕상,앞으로는 이런 작품을 만나지도 못할 것이다.하지만 사천왕상도 보고 싶었지만 이번에는 '나한전'에서 큰딸을 위해 소원을 빌고 싶었다. 그래서 서운산 산행을 마친 후에 이곳에 가게 되었다.

같은 안성이라도 서운산에서 가려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이곳을 다녀온지 오래 되어서 '이렇게 오래갔나.' 하며 가는데 가다보니 이 길로 '한택식물원' 에 딸들과 함께 갔던 생각도 나고 이 길을 무척이나 많이 이용했는데 늘 새롭다.그리고 이곳 칠현산도 언제 한번 산행을 다시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정상을 어디로 가야하는지 몰라 밟지 못하고 헬기장만 갔던 기억이 남아 있는 칠현산은 산죽인 조릿대가 많아 주변 마을은 예전엔 '복조리마을' 이라고 불리던 곳이다. 산죽으로 옛날엔 복조리를 많들어 팔던 부자마을이었나보다. 하지만 그도 플라스틱에 밀려 그 생명을 다하고 새해가 되면 '복조리'를 매달아 놓으면 복이 들어온다는 설에 팔기도 하지만 그도 중국산에 밀려 그 생명이 부실했던 듯. 그렇지만 산죽은 요즘 차로 거듭나 '건강차'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우리도 산죽을 채취하는 분들에게 어디에 좋은지 묻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런 산죽이 또한 다른 것의 생에 지장을 주기도 한단다.

먼저 이곳에 도착하여 아래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칠현산 칠장사 철제 당간지구' 를 보고 다시 위로 올라갔다. 철제당간지주는 입구인 마을 밭에 있기도 하지만 철제와 돌이 함께 하는 특이한 당간지주는 높이가 대단하여 먼저 눈에 들어오기도 하지만 지나치기도 쉽다. 철제당간지주를 본 후 옆에 잇는 석비를 보고는 일주문을 통하여 은행나무길을 걸으며 올라가다보니 물소리가 참 좋다. 그리 많은 물이 아니지만 우기를 거친후라 그런지 물소리가 참 반갑고 시원하게 들린다. 은행나무길을 걷다보니 천왕문 전에 좌측에 '칠현산 둘레길' 이라 하여 '어사 박문수의 길' 이란 표지판이 있다. 요즘은 지역마다 둘레길 조성이 필수처럼 되었다. 등산로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곳은 예전에 어사 박문수가 한양으로 가던 소로라고 한다. 그곳을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한번 걸어서 정상으로 향하고 싶어졌다.

은행나무가 그리 오랜 수명이지는 않지만 은행나무길이라 은행나무잎이 물드는 깊은 가을엔 더욱 운치가 있을 칠장사다. 천왕문은 계단 몇 개를 올라 있는 작은 건물인데 이곳에 작가 최명희도 반한 '흙으로 빚은 소조 사천왕상' 이 있다. 분명히 남자일텐데 남자인듯 하면서도 머리치장을 보면 여자같기도 하다. 아마도 중성적인 이미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보며 소원을 빌며 한참을 바라보았다.소설 혼불에서 이 사천왕상에 대하여 표현해 놓은 부분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소설로 인해 더욱 깊게 자리하게 된 '칠장사 사천왕상'은 절이 그리 크지 않은 용주사 말사라 하는데 사천왕상은 대단한 듯 하다.

천왕문을 지나면 마당이 나오고 그 위로 더 올라가면 대웅전이며 원통전등이 나온다. 언제 와도 터가 참 넓다는 생각을 가져본다.대웅전 앞 뜰은 '혜소국사 나눔 등' 행사라 하여 등달기 행사가 있는지 석탄일도 지났는데 등이 빼곡하게 매달려 있다.확실한 불교신자도 아니고 그저 마음으로 그리고 문화재와 역사를 보러 가끔 들리다보니 '혜소국사비' 가 있는 것은 알지만 이런 행사는 또 생소하여 한참을 빙빙 맴돌 듯 하며 구경만 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3>에서 불국사편에 보면 아름다운 돌계단의 문양이나 숨은 곳까지 들여다보는 재미를 더해줘서 나도 한번 돌계단을 자세히 보게 되었다.아니 돌계단마다 다시 보게 되었다.그런데 정말 돌계단들의 문양이 다르고 정말 아름답다. 원통전의 돌계단은 정말 아름다운데 긴 세월을 못 이기고 틈이 벌어져있다. 안타깝다,보수가 안되는 것인지.그렇다고 대웅전의 돌계단 역시나 온전할까, 윗부분은 예전의 돌계단이고 밑은 현대의 기계로 깍은 돌계단을 맞추어 놓았는데 영 아니다. 옛 선조들의 장인정신과 세월의 맛을 어찌 기계가 대신할 수 있을까.정마 아귀가 맞지 않는 조화가 영 눈에 거슬렸다.

돌계단 뿐만이 아니라 많은 보물을 간직하고 있는 듯 한데 너무 낡았다.보수가 필요한 듯 하다.단청은 대부분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지워져 있고 건물들도 그리 좋은 상태가 아니다. 얼마되지 않은 건물들에 비하여 낡은 정도가 너무 눈에 확 들어오니 마음이 그런데 혜소국사 나눔 등 행사로 인해 석탑의 존재가 반은 가려져 있으니 더 마음이 무겁다. 푸른 하늘에 우뚝 솟아 있는 석탑을 보았다면 좋았을텐데.석가탑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읽고는 탑을 보는 자세 또한 달라져서 이 탑에서 석가탑의 미를 느낄까 했는데 그 또한 가려져 있듯 하다.오늘은 뭔가가 박자가 맞지 않는다.좀더 둘러볼까 하다가 시간도 늦고 기와불사를 하고 나한전에 가서 초불사를 하고는 큰딸에 대한 소원을 빌고 혜소국사비를 구경하고 내려왔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보려고 하면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것이다. 오늘은 사천왕상을 다시 보고 원통전및 대웅전의 돌계단을 다시 본 것만을도 족하기로 했다.아니 언제 심어졌는지 모르겠지만 노란 상사화인 개상사화를 볼 수 있어 더 좋았다.서운산 은적암에서 상사화가 다 져가는 풍경을 보다가 개상사화가 상사화보다 늦은 것인지 그나마 여기저기 노란 기운이 남아 있는 것을 보니 '영광'이나 '고창 선운사' 에 가서 무릇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보며 다시 사천왕상을 보고는 은행나무 길을 걸어 칠장사를 벗어나 집으로 향했다.

2011.9.3


 
칠장사 가는 길에


 
안성의 명품 포도에 대한 조형물가 안성 무쇠솥 주물공장..


 


 
칠장사 철제당간지주와 석비






일주문을 지나면 은행나무길이 이어져 있다.


 
칠장산 둘레길 안내도


 
칠장사 안내도와 설명


 


 

 




 
원통전과 대웅전앞 혜소국사 나눔 등 행사


 원통전 앞 재밌는 석탑과 향나무


 
대웅전도 석탑도 혜소국사 나눔 등 행사 때문에 가려져 있다. 아쉽다.


 
대웅전..


 


 
정조 6년인 1782년에 완성했다는 칠장사 동종..


 
대웅전앞 돌계단과 원통전앞 돌계단.. 대웅전앞 돌계단은 너무 표시나게 보수를 했고 원통전앞
돌계단은 보수가 필요한 듯 하다. 세월은 돌계단을 빗겨가지 못했겠지만 석공의 미적 아름다움은
지금도 남아 있다.


 

 
안성봉업사 석불입상..


 
나한전


 


 


 
혜소국사비..옛날에는 하나로 되어 있었겠지만 지금은 따로 분리되어 있다.
혜소국사비 옆면엔 쌍용이 조각되어 있고 이 비가 하나로 완성된다면 대단할 것 같다.









개상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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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9-05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늘에서 한적한 풍경이 멋집니다^^ 물론 아직 햇빛은 따갑지만요~

서란 2011-09-05 22:34   좋아요 0 | URL
가을바람이 선선하여 여행하기 정말 좋을 때에요.
전 햇빛알레르기 있어도 여행할 때는 정말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