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청룡사의 여름 큰딸이 시기가 시기이고 청룡사에 가본지도 오래되어 옆지기와 함께 기와불사도 할겸 상사화도 보고 이런저런 일로 가게 되었다. 집에서 있으면 너무 덥기도 하고 느려지기도 하지만 밖은 또 더우니 햇빛알레르기 때문에 가지 말까도 했지만 그가 나가잖다. 집보다 물을 생각하면 시원할 듯 하여...그렇게 나가다보니 좋다. 정말 집을 벗어나 바람을 쐬러 나가본 것이 오래되었다는 느낌..올해는 큰딸이 고3 내년엔 막내가 고3이니 연달아 고3을 치뤄야 하는 스트레스... 어쩌거나 밖에 나오니 좋다. 보온병에 냉커피와 메밀차만 간단하게 준비했는데 햇빛알레르기에 대한 준비는 철저히 하듯 했다. 양산에 모자 팔토시에 자외선차단제 옆지가가 웃는다 그렇게 무서우면 나가지 말라고. 하지만 이런 기회가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것도 아니고 맘 먹을 때 가야지.다녀와야 마음이 편안할 듯 하다. 볼 것을 못 보면 몸살을 앓듯 하니... 청룡사에 가기 전 청룡저수지가 있는데 그동안 비가 많이 내려 물이 많으니 나들이객들이 많다. 오릿배도 타고 보트도 타고... 그 여유로운 풍경들을 지나 마을길을 따라 들어가다보니 등산객들이 많은가 차들이 즐비하다. 우린 등산을 한지 오래 되었는데 건강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은 여전한가보다. 그리고 이곳은 시에서도 관리가 잘 되고 있다. 청룡저수지 입구 길도 좁아서 복잡했는데 2차선으로 넓혀 놓아서 다니기에 편해지고 보도도 있어 걸어서 산책하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마을주민들이 나와서 직접 농사를 지은 농작물을 파는 곳을 지나 절 입구에 들어서니 주차장이 만원이다. 주차할 곳이 없어 다시 차를 돌려 입구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서 절로 향했다.그렇게 걸어가다보니 더 좋다. 아기자기하던 담장옆 꽃들도 구경하고 여기저기 삐죽한 곳마다 잠자리가 앉아 있는 풍경이며 계곡물이 콸콸 흘러가는 물소리를 들으며 절로 향하는데 물이 있어서 그러니 무척 시원하다. 절 앞의 계곡물이 시원하게 흘러 그곳에 잠깐 멈추어 있는데 나무마다 매미가 가득인지 무척이나 시끄럽다. 그러다보니 여기저기 매미 매미 매미다. 어떤 녀석들은 무척이나 바쁜지 교미중에 땅에 떨어져서도 떨어질 줄을 모른다. 지나는 사람들이 밟을까봐 멀리 오던 사람을 기다려 매미가 있다고 알려주고는 피하게 했는데 어떤 아줌마가 녀석들을 집어서 치우려고 살짝 건드렸는데도 떨어질 줄을 모른다. 녀석들에겐 이 여름이 정말 절실한 것이다. 일주문을 지나 절에 들어서니 좋다. 일주문에서 큰딸과 막내가 잘되길 빌고는 대웅전 마당에 들어섰다. 이곳에 오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늑하다. 무언가인지 모르지만 편안하게 안긴 기분, 나 뿐만이 아닌가 보다. 이곳에 이맘때쯤에 오는 이유는 두가지,상사화와 목백일홍 꽃을 보기 위해서다. 그런데 대웅전 옆에 연보라빛 목백일홍 나무가 베어지고 없다. 그 나무 밑에는 상사화도 많았는데 없다.그런가하면 일주문 옆에 상사화에 꽃대가 몇 개 올라와 있을 뿐,일주문을 들어서기 전에도 있었는데 없어졌다. 이제서 상사화는 꽃을 피우기 시작이다. 요사채 마루에 앉아 한동안 산사의 아늑함을 느껴 보려고 옆지기와 앉아서 냉커피도 마시고 이야기도 나누고 그런데 소나기가 내린다. 비를 피해 절을 찾아 드는 사람들도 있고 대웅전에 와서 무언가 간절한 것을 비는 사람들도 있고. 그와 한참을 앉아 있는데 우리가 앉아 있는 건물의 기와 처마밑에 매미가 달라붙어 시끄럽게 운다. 이곳에 오니 매미들이 정말 많다.여기저기 무척이나 시끄럽다. 그러다 상사화를 보러 갔는데 문화해설사 아저씨인지 절의 역사와 상사화에 대하여 말씀해 주신다. 난 워낙에 관심이 많으니 이미 알고 있는 것들도 많고, 알지 못하는 것은 귀 기울여 담아 두고.그렇게 절을 한바퀴 다시 도는데 대웅전 뒤에서 귀여운 다람쥐도 만났다. 녀석 돌담을 분주히 오가는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 기와불사를 하러 갔다. 옆지기가 큰딸의 소원을 담아 기와불사를 마치고 난 마루에 앉아 잠시 쉬고. 그렇게 청룡사를 벗어나다가 마을주민분들이 나오셔서 농작물을 파는 곳에서 고구마줄기 호박 찐옥수수 도토리묵가루를 샀다. 그리고 절 입구의 '풍물기행' 에 들러 옛날보리밥을 먹었다. 보리밥을 시키고 앉아 기다리는데 큰딸의 전화,배가 무척이나 아프고 않좋다는 것이다. 전화를 빨리 하던가 해주지 꼭 병원이 문 닫고 나면 전화를 해주니..녀석 그리곤 연락이 없다. 어떻게 했다는 것인지.약을 먹으라고 해 주었지만 괜찮은건지 어떤지 연락이 없으니 걱정. 그래도 시켜놓은 옛날보리밥은 그와 맛있게 먹었다. 늦은 아침을 먹고 아무것도 먹지 않았으니 우리에게 이른 저녁과 같았던 것이다.이곳도 물가가 올라서인지 지난번까지는 옛날보리밥이 육천원이었는데 팔천원으로 올랐다. 요즘 정말 채소도 비싸고 안비싼것이 없으니 당연하다고 봐야 하겠지만 나와서 먹으나 집에서 먹으나 요즘은 비슷한듯. 모든 일정을 마치고 오는 길,X7에 저장된 '윤도현밴드' 의 노래를 들으며 오니 기분이 좋다. 큰딸이 괜찮은지 걱정이라 전화를 기다리고 있는데 녀석이 아무소식을 안주니 무소식이 곧 괜찮은 것이라 믿었다. 그리고 그러길 바랬다. 일요일 점심에 녀석들을 보러 간다 했으니 기다려보는 수 밖에. 오늘 한가지 숙제를 끝낸 것처럼 개운하다. 청룡사에서 시원한 바람도 쐬고 기와불사도 하고 상사화도 보아서일까. 2011.8.6 청룡사 대웅전..정면3칸 측면4칸 기와에 매미.일주문앞의 층층나무엔 관음상 말고도 사자의 얼굴이 있다며 알려주시어 담아 보았다 일본목련인가..? 그리고 대웅전 처마밑의 '금강역사' 상사화 당간지주와 삼층석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