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덥다




울여시


비가 그치니 정말 덥다. 사람이 이렇게 간사할 수가..어젠 비가 와서 비만 그쳣으면 했는데
비가 그치고 더우니 그게 또 짜증이 난다. 막내까지 집에 와서 있으니 할 일도 많고 더 덥다.
녀석이 가져온 빨래거리가 마르지 않을 것 같아 어젯밤에 해 널었는데도 습해서인지 눅눅..
거기에 '엄마, 내 실내화 빨아야 하는데..' '그럼 누가 빨가..' '울애기..엄마...' 아니란다.
'그럼..' 아빠가~~~' ㅋㅋ 그런데 이사람 오늘 왠일로 아침 일찍 청소기를 돌려 주더니만
아침으 먹고 MTB타고 쌩~~하니 나가주셨다. 실내화 빨아서 널고 나니,다 빨았냐고 물어주시는
뒤늦은 센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고 불쾌지수가 팍팍 올라가는 날이다.
그동안 비 때문에 잠잠하던 매미도 신나게 울어 주시고 아파트 앞 뒤고 공사중이라 몹시 시끄럽다.
학교는 학교대로 방학이라 에어컨 시설및 기타 공사중이고 학교를 지나 공터는 아파트 공사현장
울아파트 앞동은 두집이 지금 인테리어 재공사중이라 모두 뜯어 내느라 시끄럽다.
비가 멈추고나니 더욱 공사소리가 오케스트라처럼 들린다.거기에 매미 소리까지...

늦은 아침을 먹고 조금 휴식하려고 나니 거듭 오는 택배들, 모두가 내 책이다.
주말에 놀지말고 열심히 독서하라는 뜻에서인지 모두 오늘에 맞추어 계속적으로 밀려드는 택배..
그렇게 택배를 받고 또 올 택배가 있어 인터폰이 울리길래 택배인줄 알고 확인도 안하고
현관문을 열었는데 막내 친구가 서 있다. -00아~~ 왠일이냐.아줌마는 택배인줄 알고 확인도 안했네.
녀석 울집 아래에 있는 도서관에 왔다가 울막내 보러 왔단다. 함께 가서 공부하자고..
울막내는 집에서 모처럼 왔다고 어리광 부리고 있는데 친구들은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중이시니..
그 친구는 울동네도 아니고 멀리 떨어져 있는데 아침 일찍 왔나보다.울막내는 늦게서야 깨워서
겨우 일어났는데... 마트에도 안가고 먹을 것도 없고... 시원하게 쮸쮸바 하나 물려주고
늦은 점심으로 '수제비'를 해주겠다고 하니 좋단다.

연잎가루 넣고 수제비 반죽을 해 놓고 막내는 그사이 씻고 도서관에 갈 준비를 하고
삼십여분 반죽이 찰지게 되어 수제비를 할 준비를 하며 막내 친구를 불렀다.
-00아,아줌마랑 함께 수제비 떼어 넣자.. 이거 아무나 안시켜 주는데 특별히 선택된거야~~.
했더니 한번도 안해봤다며 좋다고 나온다. 막내는 시킨다고 걱정,하지만 이렇게 해 먹으면
더 맛있다는 것..더운데 시켜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재밌단다. 처음 해보는데 재밋다며
네덩이중 두개는 내가 떼어 넣고 두개는 막내친구가 떼어 넣고 난 그 사이
감자를 까고 양파를 썰어 넣고 청양고추를 썰어 넣고 감자도 저며 넣고 갖은 양념을 했다.
-다했어요. 다음엔 무얼 할까요?
-다음엔, 먹을 준비만 하면 돼.더운데 고생했는데 조금 쉬고 있어. 금방하니까..

그렇게 하여 수제비가 끓을 동안 아침에 노각을 소금에 절구어 놓은 것을 무치고
다된 수제비를 퍼 주었더니 두녀석 덥다면서도 맛있게 잘 먹는다.노각무침도 맛있다며...
더운데 냉면을 해주면 좋았으련만 육수를 얼려 놓은 것이 없어 그냥 연잎수제비를 해 주었는데
맛있다고 별미로 잘 먹으니 나도 좋고 한바퀴 더 돌고 오겠다는 옆지기 전화하니
수제비 남겨 놓으라고...더운데 수제비 하고 뜨거운 수제비 먹고 온 몸은 용광로~~
두녀석 수제비를 다 먹고 도서관 갈 준비를 하길래 막내를 불러 친구에게 책선물할까 했더니
좋단다. -00야, 이 책 읽었어?.아줌마가 선물하려고.. 다른사람 주려고 했는데 친구가 먼저
울집에 왔으니 아줌마 선물이야. 추리소설인데 재밌어.나중에 읽어봐..
했더니 너무 좋아한다. 저도 책을 좋아하지만 제동생이 책을 좋아하고 나처럼 살고 싶어한다나..
그렇다고 울집 여기저기를 찍어가는 것이다. 꼭 보여주고 싶다고..
점심을 먹으면서는 '윤도현과 장기하' 음악을 크게 틀어 주었더니 너무 좋단다.
그친구는 울집에 처음 와 보고는 너무 좋다고 울집에서 살고 싶다고 하며 그다음에도 몇 번 왔다.
자기집과는 반대방향이나 같은 우리집에 정기외출 때 막내와 함께 오기도 한다.
고등학교 들어가서 알게 된 친구인데 그렇게 또 녀석들의 추억을 장식하고 있는 듯 하여
맘을 맞추어 주었더니 편하게 잘 온다. 기분좋게 도서관으로 향하는 녀석들 보내고나니
집에 여시와 달랑 둘,하지만 우리 둘은 너무 덥다.여시도 늘어져 소파에서 잠들고
나도 이젠 시원하게 쉬면서 책이나 읽어볼까...식구들이 모여들 때까지...
비 그치고나니 정말 덥다.
월요일부터 다시 비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이젠 더워도 비좀 그만 왔으면...

201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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