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에너지가 필요해
내일까지 중부지방은 비라더니 다행히 어제 점심경부터
이곳은 비가 그쳤다. 비가 그치고 바람이 거세져서 더위도 한 풀 덜하지만 비가 그치니 덥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그래서 어제 청소를 해야 하는데 하지 않고
오늘 오전에 청소기를 돌렸다. 바람이 불면 베란다 거실에 있는 화분에서 마른잎이 바람에 날려와
거실은 그야말로 청소도 안하고 사는 집처럼 지저분해진다. 비를 들고 다니며 쓸기도 하지만
식물을 키우다보면 이런 일들은 그야말로 다반사다.
청소기를 돌리는 그 작은 일도 땀이 줄줄 흐른다. 혹시나 비가 올까 하여
실외기베란다의 화분에는 물을 주지 않고 집안의 화분들만 돌아다니면 물을 주고
안방베란다의 화단은 샤워기로 모처럼 죽죽 뿌려주니 내 맘이 다 시원하다.
비가 온다고 물도 주지 않고 문을 열어 놓아서 비가 많이 뿌린 화분은 녹아서 죽었다.
하지만 비가 오는 중에도 물을 주지 않아 화분받침이 마른 것이 대부분이라
샤워기로 한참을 뿌려주니 넉넉하다. 식물들도 비가 오는 중에는 답답하였으리라.
어제 해야 할 일들이 친구가 갑자기 찾아와 하지 못하고 오늘로 모두 밀렸다.
그래도 왜 이렇게 하기 싫은지, 늦잠을 자려던 계획도 앞동에 이삿집이 있는지 아침부터 시끄러워
일어나게 되었고 무언가 내 의지가 아닌 다른 힘에 의해 하루를 살고 있는 기분이 든다.
요즘 왜 이렇게 게으름모드인지. 비 때문일까. 괜히 날씨탓인가.
밀린 리뷰를 열심히 쓰고 있는데 큰딸의 전화, '엄마에너지가 필요해.너무 피곤하고 몸이 말이아냐..'
녀석 엄마도 에너지 고갈인데 엄마의 에너지를 빼앗아가면 엄마는...
그래도 힘내라고 웃음을 주었더니 마구 웃어가며 엄마랑 통화하니 집에 오고 싶다니..
학교가 낙원이라고 그렇게 말해 주어도 집이 좋단다. 한참 힘들겠지.
그래도 요즘은 울면서 전화를 안해 다행이다.이제 조금 적응이 된 것인지.
일요일에 보았으면서 엄마를 기다리는 녀석,뭐 먹고 싶은것 있는지 물으니
그냥 집에 가서 엄마랑 있고 싶단다. 어리광 떨지 말라고해도 엄마의 목소리만으로도 좋은지...
녀석들도 더운데 고생하는데 이구 빨리 게으름모드에서 탈피해야겠다.
2011.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