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들붕어 하킴 푸른숲 어린이 문학 24
박윤규 지음, 아이완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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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명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지금 절실하게 우리에게 필요한 책인 듯 하다. 4대강을 개발할 것이 아니라 강을 필요로 하는 그들에게 되돌려주는 작업을 해야한다. 강은 사람의 것이 아니다. 모든 생명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데 몇사람만 살자고 강을 개발한다고 한것이 더욱 큰 피해를 불러 일으키지 않았을까. 무엇이 우선적인 문제인지 깨닫기전에 그리고 무엇이 지켜져야 하는지 조사하기전에 개발후의 청사진만 그린다는 것은 인간조차 살 수 없음을 언젠가는 깨닫게 될 것이다.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 때 우리도 크게 숨을 쉬며 살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살던 고향은 마을 앞 뒤로 개울이 흘렀다.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어린시절 늘 개울에서 놀던 생각이 난다. 물장구치고 빨래하고 고기잡고 공기돌 주워다 공기하고 겨울엔 썰매타고 여름엔 나무에 그네를 매어 그네를 타고 놀았다. 지치지고 않고 놀던 기억들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물고기를 잡으며 놀던 기억이다. 난 여자였지만 누구보다 물고기를 손으로 잘 잡았다. 오빠들을 따라 다니며 물고기도 잡고 메기도 잡고, 그것이 일상이었다. 피라미 붕어 메기등은 매운탕 거리로 거듭나기도 하고 어죽으로 변신을 하기도 하였지만 그중에서 '버들붕어' 는 가려내어 어항에 키우고는 했다. 버들잎처럼 작은 반짝반짝 무지개빛이 나는 버들붕어는 참 이쁘기도 했지만 잘 자랐다.그런데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동네의 개울도 서서히 오염이 되었는지 등이 굽은 물고기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윗동네에 공장이 들어서고 부터다. 사람들은 쓰레기도 개울에 마구 버렸다. 인간이 물을 오염시킨 것이다. 그러니 점점 물고기도 줄어들고 놀이터에서 점점 멀어져갔다.그곳엔 모든 것들이 풍부했는데 지금은 그저 농업용수로의 역할만 하고 있는 작은 개울일 뿐이다. 개울에서 노는 아이들도 없고 물고기를 잡는 사람도 없다.그 많던 버들붕어는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어린시절을 더욱 추억하게 만들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십여년을 넘게 열대어를 키웠기에 물고기를 좋아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민물고기도 좋아하지만 열대어의 색과 모양에 이끌려 키우게 되었는데 지금은 수족관만 남아있다.우리의 민물고기를 키우시는 분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듯 하여 가끔 검색하여 들어가 보기도 한다. 버들붕어,정말 작은 고기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생명력이 어느 물고기보다 강하다. 그래서일까 소설의 주인공이 된 것은. 물고기들이 모여 자유롭게 사는 곳 '숨은하늘' 이름도 정말 이쁘다. 그곳의 지킴이를 '하늘 지킴이의 준말이 하킴' 으로 부르기로 한다. 여러 물고기들이 하킴에 도전을 했지만 싸움쟁이로 널리 알려진 버들붕어가 '하킴' 으로 선발이 되고 그에겐 이름도 이쁜 '비로용담' 이라는 여자친구가 있다. 그가 비로용담이라는 꽃을 꺾어 그녀에게 주고 이름을 그렇게 부른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물고기와 연못이름은 정말 이쁘다. 우리말이 이렇게도 이쁘구나 하는 것을 알게 해주면서 우리가 잊고 있던 우리 민물고기가 얼마나 많은지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자연을 좋아하고 물고기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방학을 맞이해서 말이다.


우리 토종물고기들이 행복하게 모여 살고 새끼고기를 키우기도 하는 곳에 인간들의 무책임한 침범이 이어지기도 하고 산불이 나기도 하는가 하면 장마와 같은 큰 물난리로 그들의 터전이 엉망이 되거나 생명의 위협을 받기도 하지만 외래종들이 그 조용하고 한적한 곳까지 찾아 들어 토종물고기들의 터전과 생명을 위협한다. 베스와 블루길,정말 대단한 육식 외래종으로 토종물고기들을 싹쓸이 하는 녀석들이다. 그런 녀석들에 맞서 싸우는 작고 힘 없을 듯한 '버들붕어 하킴' 그는 황금잉어가 들려준 '지혜의바다' 인 거북이를 찾아 가야만 하는 소중한 임무를 띄고 있는데 그 길은 멀고도 험하다.지혜의바다를 찾으러 가는 길에는 인간의 이익에 의한 아픔도 있고 자연재해로 인한 아픔도 있고 외래종에 대한 습격등 다양한 죽음의 고비가 있다. 하지만 '작은 고추가 맵다' 라는 말처럼 갖은 지혜로 그 험난한 고비를 모두 이겨내는 버들붕어 하킴,지혜의바다를 만나러 가는 동안 그는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정말 놀라운 힘을 가지게 된다. 지식이 지혜의바다처럼 풍부해지기도 했지만 많은 친구들을 알게 되기도 하고 그의 소중한 짝인 비로용담도 다시 만나 그의 소원을 이루기도 한다.


'생명의 근원은 물이라네/물의 주인은 뻐끔뻐금 물고기/물고기가 살 수 없는 세상은/그 누구도 살지 못하네/.....' 비로용담의 노래처럼 모든 생명의 근원은 물이다. 물이 얼마나 소중한지는 물이 몇 시간만이라도 끊기고 나면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 그렇다면 그 물에서 사는 물고기는 어떠할까,물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물고기가 살 수 없는 물은 인간도 마시지도 못하고 인간에게도 필요가 없다. 우리가 살려면은 물을 지켜야한다. 4대강을 개발하는 것이 우리가 살 길일까,결코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 작은 물길이라도 잘 관리하고 보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인간의 욕심으로 보를 만들고 댐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물은 흘러야 한다.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다. 흐르면서 살아 숨쉬도록 해야 한다. 내게 당장 해가 돌아오지 않느다고 오수를 흘려버리고 물길을 막아서는 안되는 것이다. 물길이 변하면 모든 것이 변한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 그것을 우리가 느낄 수 있다. 눈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당장의 이익에만 눈이 어두워 물 속 아름다운 생명에 대하여는 눈을 돌리지 않는다. 자신들이 거기에 있다고 버들붕어 하킴이 그 작은 몸으로 말하고 있다. '모든 생명은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고 황금잉어에게 배웠어. 그걸 모르면 늘 방황하게 돼.우리가 바라는 건 정보이나 굴복이 아니라 평화야.너에게도 싸우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야,그걸 찾아봐.친구.'


우여곡절 끝에 다다른 바다,그리고 찾아내고 만나게 된 지혜의바다의 말,'모든 생명은 하나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야.사람들은 그걸 모르는구나.자신들도 한때는 물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였고, 또 한대는 네 발로 뛰어다니는 짐승이었는데도 말이야. 사람들은 그걸 잊고 자연을 너무 많이 갉아먹고 편한대로 바꾸었어.그러다가 오늘날과 같은 위험에 빠지게 된 거란다. 결국 그 위험이 자신들에게로 향하는 것도 모르고..' '아름다운 희생은 결코 헛되지 않아. 너와 네 친구들의 소망이 뭉쳐져 큰 힘으로 되살아날 거야. 모든 생명은 하나로 이어져 있으니까. 그 힘이 온 세상에 두루 미쳐 사람들까지 차차 변하게 만들 거야. 세상의 모든 생명은 그 어느 것도 없애서는 안 되는 거란다.' 자연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지혜의바다는 알고 있는 것이다. 혼자서는 살지 못하는 세상,모든 생명은 하나로 이어져 있는 세상인 것이다. 그 소중함을 알려주기 위한 하킴의 힘든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지 얼마나 이기적인지 알게 된다. 더 늦기전에 보호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것 또한 가르쳐준다.예전에는 흔하게 보았던 버들붕어도 지금은 흔하지 않다. 그것이 다 인간에 의해 자행된 결과이다. 그들이 사라진다면 우리의 터전 또한 줄어들 것이다. 모든 것은 다 소중한 것이다. 숨겨진 숨은하늘에서 뿐만이 아니라 어느 곳에서나 그들을 만날 수 있는 자연이 되도록 되돌려 놓아야 한다. 자연은 우리것이 아니라 후손에게 잠깐 빌려온 것이기에 잘 지켜며 아껴써야 한다.



이미지 저작권은 출판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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