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무더위다
긴 장마가 지나가고 나니 이젠 무더위다.
토욜에는 큰딸과 세탁소에 갔다가 세탁소 앞 정자나무에 하얀 곤충이 있어 보니
방금 허물을 벗은 매미인듯 하얀빛의 매미가 두마리 있다.
처음엔 커다란 나방인줄 알고 딸을 불러 보라고 했는데 다가가보니 매미다.
그렇게 힘겹게 땅속에서 7년의 인고의 시간을 이겨내고 나온 녀석을 본 것이다.
큰딸이 옆에서 ’징그럽다~~’ 하길래 ’7년을 이겨내고 나왔는데 그게 무슨 말이야..승리지..’
했더니 암튼 늘 보고 알던 검은색의 매미가 아니라서 징그럽단다.
이제 곧 줄기차게 올여름 울어댈 녀석들...
장마 지나고 나니 무덥다. 열대야처럼 밤시간에 더워 난 그냥 거실에서 잔다. 시원하게..
새벽녁에는 써늘하다. 아직은.. 그렇게 자고 나면 아침에 목이 컬컬하다.
그런데 오늘은 정말 덥다.오전에 은행이며 서점등 볼일이 있어 막내의 미션을 성공시키기
위하여 바쁘게 준비하고 집앞에 있는 서점 먼저 들렀다.
작은 서점인데 일찍 가니 깜짝 놀라는 아줌마,막내가 급히 사야할 책이 인터넷 서점에서는
27일 배송이라 먼저 서점에 알아보러 갔더니 서점에 없단다.
집에서 조금 떨어져 있고 아이들 참고서가 많은 곳에 전화를 걸어 문의해 보니
그 교재가 오프라인 판매를 하지 않는단다. 온라인 판매만 있는가보다.
막내는 점심시간에 컴실에 가서 인강을 다운 받고 교재로 공부 들어간다고 급히 구해달라고
했는데, 녀석이 맘 먹고 공부하겠다고 하니 교재가 말썽이다.
교재를 일주일여 기다려야 한다고 전화해 주고는 은행에 바쁘게 들렀다.
이른 점심시간, 직원들이 점심을 먹으러 나가느라 바쁘다.내야 할 세금 정리하고
여시 간식을 사러 집에서 조금 떨어진 동물병원으로 가는데 지열이 장난이 아니다.
숨이 턱턱 막힌다.
여름방학이라 오고 가는 학생들이 많이 보이고 녀석들도 더운지 양산을 쓴 날 쳐다본다.
오늘 같은 날은 정말 양산이 필수일 듯 하다. 그동안은 우산이었지만 이젠 양산이다.
정말 덥다. 온 몸에서 땀이 줄줄 흘러 내리고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할 것처럼 뜨겁다.
피곤함 때문인지 몸이 퉁퉁 부어 행동이 우둔한데 동물병원에 들러 여시 간식을 사고나니
심장사상충 약을 해주라고 한다. 여시는 집안에서 키우기에 한번도 안했는데
호야를 그렇게 갑자기 보내고 나니 해야할 듯 하여 물어보니 그냥 약을 발라주면 스며든다고 하여
사 왔는데 얼른 해줘야 할 듯 하다.옆지기가 중국에 다녀 오고 남은 돈을 가지고 나와
여차하면 막내의 교재를 사러 조금 멀리 가게 되면 그곳에 있는 은행에서 환전하려고 했는데
그곳 또한 교재가 없다고 하니 그냥 집으로 향했다.아니 너무 더워 어디 다니기도 불편한 날씨다.
비가 너무 온다고 불평했는데 이젠 너무 덥다고 투덜거리게 생겼다.
집에 들어오니 땀은 줄줄,반바지로 갈아 입고 햇빛이 좋아
이불을 하나 세탁기에 넣고 돌려 놓고 손빨래 해서 실외기 베란다에 널어 놓고
랜지후드 필터를 빼내어 약을 뿌리고 박박 문질러 닦아 밖에 내 놓았다.햇빛에 뽀송하게 마르라고..
외출했다 돌아오며 보니 집집마다 난간에 이불이 몇 개씩 걸려 있다.
그동안 눅눅했던 이불을 햇빛에 말리느라 걸어 놓은 풍경이 계절이 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나도 다 된 이불빨래를 베란다에 널어 놓고 샤워기로 베란다 초록이들 물을 죽죽 뿌려 주고
여기저기 대자리를 꺼내어 깔아본다. 역시나 여름에 시원한것은 대자리이다.
이제 정말 ’더워 더워~~’ 소리를 입에 달고 살게 생겼다..정말 덥다...
하늘은 가을 하늘처럼 파랗고 하얀 구름이 두둥실,너무도 이쁘다.
더워서 얼음 동동 띄운 복숭아 홍차 한 잔을 감자샐러드를 바른 식빵 하나와 함께 먹어본다.
가만히 있어도 덥다. 여시도 더운지 몸을 이쪽 저쪽으로 움직이며 방향을 바꾸기에
대자리를 깔아 주었더니 싫은지 나만 보고 올라가질 않아 다시 대자리를 치우니 방석에 올라가는 지지배,
동물도 덥고 사람도 덥고 모두가 더운 여름이다...
201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