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프 2
캐서린 스토켓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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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색인 가정부들 그녀들이 뭉쳐 가슴에 응어리진 '불편한 진실' 을 토해낸다고 십여명의 진실로 세상을 움직일 수 있을까. 1권을 정신없이 읽었는데 궁금증에 더이상 지체할 수 없어 2권을 집어 들었는데 움직이지도 못하고 앉아서 읽게 되었다. 거침없는 그녀들의 폭로전에 가슴을 졸이며,한편으로는 스키터의 스튜어트에 대한 사랑이 이루어질까 하여 마음을 졸이기도 했지만 위궤양이라고 하지만 무언가 이상한 스키터의 엄마,결국 암이라 발혀지게 되고 나 또한 암으로 친정아버지를 보내 드렸기에 그 슬픔에 더욱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좋은 주인을 만난 가정부들은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은 가정부를 만난 이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살얼판을 걷는 것 같기도 하고 그녀들이 하는 일들이 점점 위험에 처하는 듯 하여 시작은 너무 좋았는데 혹시나 무산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 졸임에 그리고 미스 홀리가 그녀들을 어떻게 이간질하고 어떻게 휘젓고 다닐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어느 부분 하나 놓치고 싶은 곳이 없어 얼른 읽게 되었다. 진실은 반드시 승리하게 되어 있다.조금 아쉬운 것은 스튜어트가 스키터 그녀에 대하여 좀더 깊이를 더해 주었더라면 그들의 애정전선이 좀더 무지개빛이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게 만들기도 했지만 뭐 어떻겠는가 약자의 목소리가 세상을 뒤흔들어 놓았다는 것이, 음지에 있던 유색인들이 양지에서 자신들의 인간다운 자리와 존재를 찾을 수 있게 된 것이 정말 다행이지.

그녀들만의 진실을 숨겨야 했던 순간, '여기, 내가 거의 익숙해진 공간에서 나는 기이하게 유별난 존재가 된 것 같다. 혐오와 죄책감이 홧홧하게 치밀어 오른다.' 모두에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숨겨야만 하는 아이빌린, 그녀가 하고 있는 이 일이 정말 세상을 움직이는 진실이 될 수 있을까.아니 자신들의 목소리를 찾으며 인간답게 살 수 있게 될까. 누군가는 언젠가는 터지게 되어 있던 문제 인종차별,하층계급이라 여겼던 가정부들이 입을 열고 그녀들이 모시고 있던 백인주인과의 이야기를 털어 놓게 됨으로 하여 일어나게 될 사회적 파장은. 그것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그렇다고 그녀들의 글이 책으로 출판된다고 보장할 수도 없고 만약에 그 진실이 밝혀진다고 하여도 그녀들의 일자리가 온전할 수 있다고 보장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들도 인간이다. '누구든 백인 여자가 내 이야기를 읽을 때 이걸 알아주면 좋겠어요. 누군가가 당신에게 베푼 것을 기억하며 진심을 담아 고맙다고 말하는 것은...' 미스 홀리와 같은 주인만 있을까, 누군가는 선을 베푸는 주인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읽을 때 그녀들의 진심은 전해질 것이다. 스키터가 그녀의 가방을 가방을 두고 오는 잘못을 저지르게 되고 그 안에 든 책을 홀리가 보게 됨으로 하여 그녀들과 갈라지게 되는 스키터, 모두의 손가락질을 받게 되지만 그녀는 당당하다. 그리고 똑똑하다. 또 한가지 그녀들의 일을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그렇게 하여 그녀들의 질주는 이어지고 아이빌린의 푸근한 유모로의 이야기는 마음을 움직인다.

늘 위태위태하던 미스 셀리아가 미니에게서 미스 홀리와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녀는 아픔에서 벗어나듯 힘을 얻게 된다. '케익 두 조각' 의 이야기는 그렇게 파장이 컸다. 스키터 역시나 미니의 미스 홀리에 대한 케익 두조각 사건을 책의 맨 마지막 부분에 넣으려고 한다. 그녀가 백인 주인에 맞서 벌인 '케익 두조각 사건' 은 유색인종이라 그들을 부려먹고 골탕먹였던 이들에게 멋지게 한방 날려주는 이야기 였던 것이다. 그 케익에는 '똥' 이 들어 있었는데 미스 홀리는 맛있게 먹었던 것.그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면 모두의 웃음거리가 될 뿐 아니라 잭슨가의 이야기라는 것이 알려지게 될텐데 그런 것보다 그들의 아픔이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 더 의미깊다. 위태하기만 하던 그녀들의 이야기는 '가정부' 라는 책으로 출판되어 세상에 나오게 되고 그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책이 나오게 되면서 그녀들의 삶 또한 진실을 숨기고 있던 그 때와는 다르게 변하게 된다. 세상에 좀더 당당하게 나서게 되고 맞서 싸우게 된다. 자신의 목소리를 찾게 되는 것이다. 스키터 역시나 그곳을 벗어나 자신의 꿈을 펼칠 일자리를 얻게 되고 아이빌린 및 미니 또한 다른 가정부도 그렇지만 모두 해피엔딩이라 마음이 따듯해지는 소설이다.

그녀들이 만약에 움직이지 않았다면 스키터가 그녀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으려 하지 않았지만 그녀들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세상을 바꾸는 힘은 결코 큰 것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작은 구멍이 저수지의 둑을 허물어 버릴 수 있기도 한 것이다. 그녀들의 이야기는 그만큼 모두의 입에 오르내리며 자신들의 뒤를 한번 돌아보게 한 것이다. 백인 주인들은 자신들이 그 책에 나오는 주인들과 같지는 않은지 그리고 스키터는 콘스탄틴에 대한 고마움과 아쉬움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세상은 어찌보면 서로가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고 살게 되는 것인데 받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은 줄 줄을 모른다. 그런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소설이기도 한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다면 언젠가는 도움을 줄 기회가 오기도 할텐데 그것을 무시하거나 아래사람이라고 얍잡아 보고 막되게 부려 먹어서도 안될 것이다. 언제 어느 다리 위에서 만날지 모르기에. 그런가하면 스키터 엄마가 딸에게 하던 '당당함' 정말 가슴 뭉클했다.죽음을 앞에 둔 순간에도 당당하며 또한 딸에게도 그 당당함을 잃지 않도록 하는 부분에서 눈물이 찔끔 나왔다. '내가 너를 얼마나 똑똑하고 친절한 사람으로 키웠는지 모른다면 스튜어트가 당장 스테이트 가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상관없어...... 솔직히 나는 스튜어트가 탐탁지 않구나. 너를 만난 게 얼마나 행운인지 모르고 있잖니.' 어머니의 당당함이 솔직하고 진실을 바라볼 수 있는 올바르고 당당한  눈을 키우게 했던 것 같다. 어찌보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반기를 드는 소설이 될 수도 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는 다른 가정부들의 이야기와 유색인들의 폭로전, 진실은 언젠가는 수면위로 떠 오르게 되어 있지만 그 시대 뿐만이 아니라 지금 현시대의 우리들에게도 자신의 현재모습을 한번 돌아보게 하는 소설이다.자신의 색깔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냈던 그녀들,멋지다. 그리고 그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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