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프 1
캐서린 스토켓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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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는 거짓말을 못하지요' 미국 미시시피주 잭슨에서 백인 가정에 가정부인 유색인들이 그동안 남에게 말 못했던 '불편한 진실' 에 대하여 하느님께는 거짓말을 못 한다는 취지 아래 자신들의 삶이 더 나이지기 위한 것이 아닌 그 다음 세대를 위하여 진실에 대한 입을 열었다.그녀들은 귀딱지가 앉도록 '백인 여자 밑에서 일할 때 지켜야 할 첫번째 규칙은, 주제넘게 간섭하지 않는 거다. 백인 여자의 문제에는 참견하지 말고 네 문제로 백인여자에게 찾아가서 울어도 안 된다. 전기세를 못 낸다? 발이 아프다? 한 가지만 기억해. 백인들은 네 친구가 아니야. 네 걱정 다위는 들을 생각도 없어. 백인 여자가 자기 남편과 이웃집 여자가 같이 있는 걸 붙잡아도 너는 모른 척해야 한다.' 는 말을 들어가며 백인가정에서 온 몸을 바쳐 아니 인생의 전부를 바치듯 일을 하지만 그녀들의 삶은 결코 인간답지 못하다. 아니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산다.

유색인들과 함께 화장실을 쓰면 병균이 옮을 수도 있다, 그런 이유로 밖의 차고나 창고 옆에 간이 화장실을 만들거나 그외 밖의 아무데서나 볼 일을 보게 만든다. 하지만 그 유색인들은 다름아닌 자신을 젓먹이부터 키워 주고 또 자신의 아이들을 그렇게 키워주는 사람들이다. 제2의 엄마나 마찬가지인데 어떻게 밥고 함께 먹을 수 없고 화장실을 함께 써서도 안되며 모든 것을 다르게 해야 한다. 1960년대 케네디가 암살당하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의 유모가 그렇게 그려졌듯이 그녀들 또한 주인을 위하여 뼈마디가 으스러지도록 일을 하지만 사람대접 인간대접 못 받고 살기는 마찬가지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좇겨나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소설은 미스 리폴트의 집에서 가정부로 있는 '아이빌린' 과 미스 홀리에게 그 유명한 '케익 두 조각 사건' 을 일으킨 장본인 '미니' 와 목화농장의 딸로 미스 리폴트인 엘라자베스와 홀리와 친구이며 아직 미혼이며 뉴스레터 편집장인 스키터가 남몰래 뭉쳐 그들이 사는 잭슨가가 놀래고 세상이 놀랄 일을 벌여 보기로 한다. 스키터는 남들보다 키가 더 커서 모든 면에서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고 여자로 어디 취직자리를 얻으려 해도 마땅한 곳이 없다. 남자와는 너무도 비교되는 수당,그런 그녀에게는 어려서부터 함께 했던 가정부 '콘스탄틴' 이 있었는데 그녀가 대학을 졸업하고 집에 오면서 그녀는 갑자기 딸과 살겠다며 그녀의 집에서 일을 그만두고 떠나게 된다. 그녀와 늘 교감을 나누며 살았던 스키터는 그녀가 몹시 그립고 보고 싶지만 엄마를 비롯하여 모든 사람들이 그녀의 이야기를 꺼린다. 거기엔 무언가 사연이 있는 듯 하지만 이야기를 하지 않으니 궁금하기만 하다.

그런가하면 잭슨가의 가정부중 한 사람인 아이빌린은 오십대 여성으로 일이년전에 아들을 잃었는데 죽은 아들을 병원에 짐짝처럼 버리고 간 백인들에 대한 반감이 있다. 똑같은 사람이고 생명인데 유색인이라고 차별대우를 받아야만 할까, 하지만 그녀가 있는 집의 주인은 딸 하나를 둔 엘리자베스로 홀리의 꼭두각시처럼 그녀가 하라는 대로 움직인다. 그녀들은 늘 모여서 남의 험담을 늘어 놓는가 하면 가정부에 대한 나쁜 소문을 퍼드려 남들이 그 가정부를 쓰지 못하도록 하기도 한다. 나이는 한참 어린 그들은 '엄마' 이기 보다는 있는 자로 행세를 하며 그들을 억압하고 부려 먹는 것에 능통했다. 그렇다면 홀리의 집에서 있던 미니는 어떻게 좇겨났을까. 홀리의 엄마에게 지극정성을 다 했지만 그녀가 먹는 것을 거부하여 음식솜씨가 최고인 미니가 그 무얼해도 먹지 않으니 홀리는 그녀를 도둑으로 몰아 그녀를 내 좇거나 무료로 그녀의 집에서 고용하려고 술수를 썼지만 우리의 대단한 미니는 그녀를 간단하게 음식 하나로 한방 날려 주신다. 그리곤 아이빌린의 도움으로 미스 셀리아의 집에 들어가지만 이 여자는 도대체가 바보 멍텅구리같다. 그녀를 고용했다는 이야기도 남편에게 하지 않을 뿐더라 그녀에게 음식을 배우지만 소질이 없는 것인지 머리가 빈 것인지 도통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그리고 침대 위에서 한반짝도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미니는 그녀에게서 다른곳보다 두배의 급료를 받고 일을 하고 아이도 없으니 불평을 할 수도 없다.

남의 밑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어느 곳이나 잡음이 있기 마련이다. 좋은 주인을 만나다면 자신의 아픔을 감싸주기도 하고 좀더 인간다운 대접을 해 주기도 하지만 홀리와 같은 막대먹은 주인을 만나면 얼마 견디지도 못할뿐더러 자신에게 마이너스 평만 좇아 다니게 된다. 그런 사람들과 대적해봐야 좋을 것이 없다.생활 상식에 대한 글을 쓰던 스키터는 콘스탄틴과 비슷한 아이빌린에게 도움을 받아가며 글을 쓰다가 그녀와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가정부들의 아픔에 대하여,숨겨진 진실에 대하여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그녀들에 대한 '인터뷰' 를 하고 싶어 한다. 아니 글을 써 보려 한다. 하지만 그 사실이 알려 진다면 밖의 세상에서는 자신들의 목숨도 내 놓아야 하는 시끄러운 세상이다. 그런 흑백이 딱 딱 선이 그어진 세상에서 그녀들이 뭉친다는 것은 정말 목숨을 내 건 행위와 같다.

하지만 반드시 진실은 승리를 거두는 것이다. 먼저 아이빌린이 스키터의 뜻에 따르기로 어려운 결정을 내린다. 그래도 그녀는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그리곤 셀리아의 집에서 일하는 미니까지 합세를 하지만 성격이 딱 부러지는 미니는 스키터를 의심한다. 만약에 자신들이 모여서 하는 일이 세상에 알려지만 자신들은 물론이고 자신의 가족들까지 위협을 받게 된다. 미래를 알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불편한 진실은 언젠가는 곪아 터지게 되어 있다. 그것이 지금 이 순간이라고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사실에 세상에 공표가 되면 어떻게 될까.생각할 수도 없다. '모두 저마다 핑계가 있어요. 하지만 사실은 몹시 두려운 거예요.' 모두가 진실을 말하고 싶지만 '두려움' 때문에 망설인다. 가슴에 옹이 몇 개씩 간직하고 있지만 그 옹이를 풀어줄 누군가를 만나도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들,그러다 그녀들의 마음을 돌리게 할 만한 사건이 일어나고 한 명 두 명이던 것이 점점 늘어나 12명이 된다. 그렇다면 이젠 부딪쳐 봐야 한다. 무엇이 될지 모르지만.

모두가 '예스' 할 때 '노' 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여러 사람이 한사람 바보를 만드는 것은 쉽지만 한 명이 여러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소설은 그와 같다. 유색인 가정부들이 받는 대우는 모두가 마땅하다고 생각을 한다. 지금까지 그렇게 이어져 왔고 앞으로도 또 그렇게 이어져 갈 것이기 때문에 유색인들에 대한 차별대우가 심해도 누가 나서서 법을 고치듯 대항하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여기 용기 있는 한 사람, 바로 스키터가 있다.그녀는 친구와 부모의 눈까지 피해가며 남몰래 유색인 가정부들과 교감을 나누고 흑백이 아닌 사람과 사람으로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교감을 나누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그리고 그런 세상에 한번 멋지게 홈런을 날려 보자고 한다. 그렇지만 그들의 일은 늘 위험이 따른다. 모두의 눈과 귀를 피해야만 한다. 과연 그동안 물 밑에 가라앉아 있던 '불편한 진실' 이 수면위로 떠 오를 수 있을까.그렇다면 그녀들의 삶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그리고 그 일을 시작한 백인인 스키터의 인생은 어떻게 될까.몹시 궁금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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