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 포 엘리펀트 - Water for Elephant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선택한 순간 자신의 인생이 되어 버린 남자이야기,워터 포 엘리펀트



감독/ 프랜시스 로렌스
출연/ 로버트 패틴슨(제이콥), 리즈 위더스푼(말레나), 크리스토프 왈츠(어거스트)...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자신의 인생이 되어 버린 서커스단 열차
코넬대 수의학과를 다니던 제이콥,이제 시험만 치르고 문만 나서면 무지개빛 미래가 펼쳐져 있다고 생각을 하고 시험을 치르려는 순간 선생님이 그를 부른다. 뭔가 예감이 않좋다.부모님이 차 사고로 인해 모두 돌아가신 것이다. 아침에도 함께 식사를 나누고 정답게 인사를 나누고 나왔는데 말이 되는가. 하지만 그보다 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부모님이 경영하던 병원도 집도 모두 빚으로 넘어가고 말았다는 것이다. 집은 남아 있을줄 알았는데 그의 대학학자금 때문에 끌어다 썼던 것, 그렇다면 이제 그는 어디로 가야하나. 아니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가. 집에서 아무것도 건질것이 없던 그는 가방하나 달랑 들고 기차길을 따라 나선다.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하지만 1930년대 모두가 힘든 시절, 그래도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곳을 향해 걷던 중 주위에서 나는 기차 소리에 달려가 몸을 던진다. 겨우 꾸려나온 가방 하나는 길에 버려둔채. 그런데 그 기차가 다름아닌 '벤지니 서커스단' 열차였던 것이다. 동물들과 배우들 그외 많은 서커스 식구들이 함께 하는 서커스 열차, 그곳에서 그가 할 일이 있을까.

이 영화는 서커스단을 찾아온 한 할아버지의 회상으로 시작을 한다.그 할아버지가 바로 제이콥이었던 것이다. 시절이 하도 어수선하고 어려운때라 단원들은 그를 서커스단에 머물면서 일하라고 한다.하지만 학교에서 공부만 하던 그에게 동물의 배설물을 치우고 망치질을 하고 모든 것들은 힘든 일이었지만 그래도 자신이 공부한 동물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그럭저럭 잘 버티기도 하지만 단장의 아내였던 말레나가 말과 함께 하는 모습을 훔쳐 보고는 첫눈에 반하여 더 맘을 갖게 된다. 그런데 그녀가 말을 타는 모습을 보다가 말이 몹시 아프다는 것을 알아챈다. 하지만 서커스단도 어렵고 시절도 어렵고 모두가 힘든 시절, 동물은 서커스단의 생명이나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말레나가 아끼고 단장이 아끼는 '실버' 라는 말이 서커스단에 얼마나 많은 행운과 돈을 가져다 주었는데 실버가 아프다고 이제와서 죽일 수는 없었던 것이다. 돈이 될 수 있을때까지 한푼이라도 더 벌게 해야했다. 그런데 제이콥은 실버의 고통을 보고는 사살해 버린다. 단장은 그렇게 못 할테니 그가 악역을 맡은 것이다. 말레나는 실버가 죽자 맘이 아파하지만 제이콥을 만나 그런 아픔들을 풀어낸다.

말레나, 그녀를 탐하면 안되는 금지된 여자였던 것. 하지만 제이콥의 마음은 말레나에게 향하고 갈수록 단장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에 반기를 들듯 하는 제이콥, 어찌보면 표정없는 그의 모습이나 어찌할줄 몰라하는 연기는 소년에서 갑자기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어른으로 성장해 버린 제이콥에겐 딱이었던 것 같다. 서커스단의 보물이나 마찬가지인 말레나,그녀의 삶 또한 불운했다. 기차에 버려져서 떠돌이 삶을 살다 어거스트의 눈에 들어 서커스를 하게 되었고 그와 결혼도 하게 되어 기차로 삶을 이어가고 있는 그녀,서커스를 떠나서 밖에서의 그녀의 삶은 상상도 못해보고 살아 온 인생이다. 어거스트를 떠난다는 것은,서커스를 떠난 다는 것은 생각도 못하고 살아왔는데 그녀도 점점 제이콥에게 마음이 쏠린다. 그런 이상한 기류를 감지하게 되는 어거스트는 제이콥을 기차에서 떨어뜨리려고 하고 멀리 보내려고도 하지만 안된다. 그 또한 자신이 선택한 것이 아니지만 서커스와 함께 할 운명처럼 서커스에 얽매여 갔던 것이다. 실버가 죽고 그 뒤를 대신할 동물로 단장은 '코끼리 로지' 를 산다. 물론 단원들의 월급밎 모든 것을 뒤로 미루고 산 것이다. 로지가 맡은바 책임을 다해 돈을 벌어주어야 하는데 그 몫을 못하고 있다가 어느날 우연하게 제이콥이 코끼리가 다른 언어로 교육되었음을 알아내고 부터는 일이 일사천리로 풀려 나간다.

서커스는 대만원이고 로지와 말레나도 하나가 되어 멋진 연기를 펼쳐 보이게 되어 서커스단이 돈을 벌게 되지만 단장은 점점 이상하게 변해간다. 단원들의 월급을 주지 않기 위하여 달리는 기차에서 떨어뜨려 죽게 하는 행동을 하기도 하는데 그런 단장에게 실망한 단원들은 어느날 동물들을 모두 풀어놔 서커스를 망친다. 그리고 로지가 단장을 죽이게 되고 말레나와 제이콥은 로지를 데리고 떠난다. 제이콥은 공부를 모두 마치고 학위를 따게 되고 말레나와 함께 서커스단에 들어가 살다가 그들만의 농장을 꾸려 로지와 행복하게 산다. 그리고 로지가 죽고 말레나 역시 그의 침대에서 행복하게 죽어 갔다는 것, 그 모든 이야기는 서커스단을 찾아 온 제이콥이란 할아버지의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서커스 단과 함께 유랑생활을 하며 대공황시절을 이겨낸 파란만장한 제이콥이란 사람의 인생이야기 이기도 하지만 제이콥과 말레나 그리고 어거스트의 삼각관계인 사랑이야기라고 해도 무방하며 제이콥과 말레나 그리고 코끼리 로지와의 이야기라고 해도 될 듯 하다.

이 영화를 보는내내 난 왜 머리속에서 천명관의 <고래> 라는 작품이 생각이 나는지, 그 작품속에서 등장하던 코끼리와의 이야기가 이와 유사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였다. 인간과 동물이 교감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이지, 동물과 교감을 하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을 동물 또한 느낀다. 로지 또한 제이콥과 말레나하고는 교감을 나누지만 자신을 늘 아프게 하는 어거스트는 악인으로 메모리가 되었던 것. 영화는 대공황시절 어렵고 힘든 삶과 반대로 거대한 동물들과 단원들의 화려한 쇼로 극과 극을 나타내준다. 하지만 서커스단 그 속에서 서열이 존재했던 것이다 단장의 열차는 그야말로 호아스럽지만 말단 단원들은 동물과 함께 지푸라기 위에서 잠을 자는 극과 극의 서열이 존재했던 것, 무대에서는 늘 화려한 삶처럼 보이지만 무대를 내려오면 초라하면서 무엇하나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말레나, 제이콥이 자신을 사랑하든 사랑하지 않든 다른 세상의 삶을 살아보라고, 함께 기차에서 뛰어 내리자고 하지만 그녀는 망설인다. 지금까지 서커스에 얽매어 살아온 자신이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그녀는 화려한 서커스의 삶을 과감히 버리고 그와 함께 하는 삶을 택한다. 단장이 좀더 단원들의 생활을 생각해주고 동물들에 대하여 배려해 주었다면 그녀가 어거스트를 버리고 제이콥을 선택했을까.

영화의 화면은 화려하다. 서커스 단의 풍경이 1930년대를 완벽하게 재현해 낸 것처럼 그야말로 볼거리가 가득하다.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가 조금 모자란듯 해도 어쩌면 극을 위해선 그게 최선이었다고 본다. 어른도 아니고 소년도 아닌 어정쩡한 선에서 갑자기 어른이 되어야 했던 제이콥, 그에게 운명처럼 찾아 온 사랑, 그것은 금지된 사랑이었지만 몸이 움직이기전에 마음이 움직이고 둘 사이에 교감을 나눌 수 있는 동물이 있었기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지 않았나싶다. 인생이 돈만 쫒는다고 해서 행복하지는 않다. 돈으로 채웠으면 그것을 베풀줄도 알아야 하고 그 쓰임을 좀더 멀리 크게 보아야 하는데 어거스트에게는 그런 능력이 부족했다. 영화를 본 후에 얻게 된 사자성어중에 '득롱망측' 끝 없는 욕심에 대한 고사성어인데 어거스트에게 딱이다. 욕심은 정말 죽어야 끝이 난다. 공황기 부모의 죽음이후 모든 것을 잃은 상황에서 서커스단 기차에 올라 탄 것으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되어버린 제이콥, 그가 사랑하는 말레나와 행복한 삶을 꾸려 갔던 지난시절은 무성영화처럼 영화의 끝부분에 나온다. 코끼리 로지로 인해 말레나를 얻게 되고 사랑도 이루고 가정도 이루어 행복한 삶을 누린 한 남자의 파란만장한 삶이 화려한 서커스 쇼와 음악으로 화면을 가득 메운다. 천운영의 <잘가라,서커스> 에서 처럼 '인생은 어쩌면 한 편의 서커스와도 같은 것' 인지도 모른다. 늘 외줄타기처럼 대본 없고 정답 없는 삶을 살아야 하는 외줄타기 서커스처럼 그의 인생 또한 한 편의 서커스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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