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섬을 품다 - 섬은 우리들 사랑의 약속
박상건 지음 / 이지북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삼 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섬도 많고 갈만한 항구도 많다. 아이들이 어릴때 가족여행을 하다보니 '섬여행' 이 눈에 들어온다. 아니 갈만한 섬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하여 아이들과 약속을 하였다. 앞으로 우리나라에 있는 섬을 한 곳 한 곳 여행해 보자고. 그렇게 계획은 거창하게 해 놓았지만 가본 섬이라고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거제도 돌산도 증도 도비도 또 어디가 있나 생각해 보았지만 그 근처에만 갔을뿐 직접으로 섬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가려고 계획했던 청산도 보길도 비금도 비진도... 어찌하다보니 시간도 맞지 않았고 다른 일이 생겨 미루게 되었는데 아직 이렇다할 섬여행은 하지 못했다. 그런데 너무 가고 싶다.

하지만 섬여행은 많은 준비를 하고 가야한다. 섬에 들어갈 배시간이며 물때라든가 날씨 그리고 주체적인 섬여행이 무엇인지 잘 생각하고 가야한다. 우리가 증도여행을 갔을때 배시간도 잘 맞추고 정보도 많이 얻어 모든 준비가 완벽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섬에 들어가니 새벽부터 달려가서인지 피곤하다며 섬을 한바퀴 돌고는 나가자는 것이다. 바다에 들어가 갯벌체험을 할 것도 아니었고 여행철이 지나서인지 한적한 섬에서 아이들은 심심했던 것이다. 그렇게 하여 정말 해야할 진정한 여행을 하지도 못하고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다행히 올라오는 길에 이곳 저곳 많은 곳을 들러서 추억을 쌓았고 더 많은 여행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남해쪽을 여행지로 삼고는 올라오는 길에 가고 싶은 곳을 들러서 오는 여행을 자주 한다. 그러다보니 첫여행지를 어디로 잡느냐가 중요한데 거제도를 잡았을때는 통영에 들러 오려다가 다른 곳을 가느라 통영을 놓쳤다. 여행지를 너무 많이 계획에 넣는 것도 차질을 불러 올 수 있다. 갈 수 있는 곳만 크게 잡고 좀더 여유를 가지고 둘러 볼 수 있는 여행을 하는 것이 쫒기지 않고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이 책은 동해의 대진항에서 시작하여 7번 해안도로를 타고 내려오면서 등대여행과 항구여행을 겸하여 한다. 그리고 서해는 백령도에서 완도까지 그리고 남해를 거쳐 제주도에 아우르는 섬과 포구여행을 한다. 책에서 거론하지 않은 정말 갈만한 곳이 많다. 아름다운 곳도 많고 역사를 지닌 곳도 많은데 이 책을 읽다보니 이렇게 등대여행도 괜찮게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바닷가를 가면 등대가 없는 곳이 없는데 작가의 말처럼 전쟁과 약탈의 등대 이야기에 보면 '누가 등대를 먼저 만들고 등대를 점령하느냐는 승패의 관건이었다. 일본의 끊임없는 대륙 진출 야망 역시 한반도 요충지에 등대를 세우는 일에서 드러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등대도 일ㅈ 치하에서 만들어졌다. 그래서 등대에는 기쁨과 슬픔을 버무린 빛과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것이다.'  일본의 침략야욕의 발판으로 등대가 세워졌지만 지금은 바다의 길라잡이이며 어느곳은 문화행사까지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등대가 되었다는 것이 기쁘다. 오동도의 등대가 갔던 생각이 난다.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커다란 등대를 밖에서만 구경해야 했는데 함께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가. 이런 테마가 있는 여행도 괜찮을듯 하다.

책 속에 있는 내용을 더하자면 '필자는 이 책에서 대진등대를 시작으로 섬이나 포구에서 방파제 등대, 그리고 섬에서는 유인등대와 무인등대를 중요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것은 등대의 역사가 곧 우리나라 개항의 역사이고 해양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등대는 소통의 목마른 시대에 무엇이 진정한 소통인가를 웅변해준다. 등대는 조건없이 국적과 이념을 불문하고 불빛을 비추며 밤바다의 항해를 돕는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안개가 자욱하고 거센 바람이 불어도 늘 그 자리에서 한결같이 서서 조건 없는 사랑을 실천한다.등대는 늘 그 자리에서 실천하는 모성애의 상징이다.' 반짝반짝 빛으로 바다에 나아간 모두를 지켜주는 어머니와 같은 모성애의 등대와 그 등대를 가진 항구를 여행하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빨리 달려가고 싶다. 항구와 등대는 모두 같은듯 하면서도 서로 다른 모습으로 나그네를 맞이한다. 가는 곳마다 여행에 꼭 필요한 '여행정보' 와 '미니상식' 이라고 하여 좀더 보충하고자 하는 역사나 그외 상식적인 이야기를 덧붙임으로 하여 미리 읽고 떠난다면 섬여행에 큰 도움이 될 정보로 가득하다.

바다와 섬 사진은 언제봐도 질리지 않는다. 그 사진속에 풍덩 빠져서 노을을 바라보고 있고 싶기도 하고 섬을 바라보거나 몽돌 콩돌해변을 거닐고 풀등을 바라보고 싱싱한 활어의 맛을 할어와 같은 팔팔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기도 하다. 책을 읽다보니 유독 1박2일에서 갔던 섬여행이 더 떠올랐다. 티비 화면속 연애인들이 재미난 게임과 함께 리얼버라이티로 섬여행을 했던 것들이 기억에 더 많이 남겨진듯 하지만 해안산책도로나 섬여행은 조용하게 여유를 가지고 혼자서 누려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그곳을 가만히 거닐고 싶은 화진포,빛과 그림자를 가지고 걷는 길 묵호항,눈 내리는 해안에 부서지는 파도 소리 후포항, 우리네 삶을 사랑하는 길 울릉도,볼수록 정겹고 추억 어린 섬 가덕도,나를 돌아보는 여행 석모도,매바위에 앉아 노을에 취하다 제부도...' 글 제목만 봐도 그곳에 한번 가보고 싶지 않은가.

지금 생각해보면 른 여행도 기억에 많이 남지만 섬여행이 더 많이 남는것 같다.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하여 졸업여행으로 봄방학에 거제도를 갔다. 우리집 아이들은 몽돌해안을 처음봐서인지 나도 그렇지만 몽돌해안에 파도소리를 잊을 수가 없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차르르 차르르..' 하면서 들려 올것만 같고 천천히 섬을 한바퀴 돌면서 가고 싶은 곳에 들러 쉬면서 여유도 부리고 다른 섬과 연계하여 여행을 하기도 했던 기억이 새롭다. 아이들도 그 여행을 정말 좋아하고 지금도 잘 기억하고 있다. 돌산도에 가서는 보길도에 가고 싶었는데 배시간도 않맞았고 날씨가 좋지 않았다. 보길도에 들어가기 위해선 하루 더 묵어야 할 상황이 왔지만 그렇게 하다보면 다른 곳을 포기하게 되고 그곳을 들리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것만 같았는데 아직까지 가보지 못했으니 아직도 후회스럽다. 시간에 쫒기며 이곳저곳 관광하듯 하는 여행보다는 섬이나 그외 포구와 함께 주변을 함께 정하여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다른 섬과 연계하여 섬여행을 한번 계획해 보고 싶다.

요즘은 연륙교나 연도교가 많이 세워져 편하게 섬아닌 섬을 갈 수 있는 방법들이 생겼다. 섬여행이란 서두르지 않고 여유를 가지고 계획해 보는 것이 좋다. 또 그렇게 여행을 하고 싶다. 청산도도 보길도도 그렇고 가보고 싶은 섬들이 정말 많다. 이곳에 소개된 곳도 가본것 같지만 실상은 뚜렷하게 다녀왔다고 할만한 곳이 없다. 그냥 지나치거나 멀리서 보기만 한 곳이 대부분인데 언제 이렇게 한번 멋진 섬여행을 계획해봐야겠다. 모두가 함께 움직일때는 북적이니 다른 계절을 선택하여 좀더 여유롭게 시간을 즐기고 섬을 즐기고 자연을 즐기는 그런 여행을 하고 싶다. 섬여행을 하다보면 정말 자연을 잘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물에 떠밀려온 쓰레기들이 멋진 여행을 망치기도 하는데 좀더 불편한 여행을 하면서 내가 있던 육지가 정말 편하고 여유롭고 모든것을 다 갖춘것이란 소중함을 느끼게도 된다. 떠나보면 내 자리의 소중함을 알게 되듯이 육지를 떠나서야 비로서 느끼는 소중함을 올해는 느껴보고 싶다. 그곳이 어디가 될지 모르지만 바와 섬과 등대의 이야기를 짙은 색으로 그려보고 담고 싶다. 산다는 것은 가끔 낯설고 불편한 곳으로 떠나보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내 자리를 한번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이기에.봄여행을 가려 했는데 가지 못했던 그 아쉬움을 이 책 한 권으로 달래본다. 동해안 서해안을 거쳐 남해까지 한바퀴 돌고나니 우리나라는 가 볼 곳이 정말 많다는 것을 새삼 느껴본다. 아 빨리 떠나고 싶다. 청보리가 바람에 흔들리는 그곳 청산도로 그리고 풀등을 보러 이작도로..어디인들 가보고 싶지 않은 곳이 있으랴 한 곳 한 곳 언제 가보느냐가 언제 떠나느냐가 중요한것 같다. 생각했을때 빨리 가방을 싸고 싶게 하는 '바다,섬을 품다'  는 그러지 않아도 설레이는 봄, 마음을 더 세게 흔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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