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돌아온 소년 (반양장) - 6세 소년이 경험한 생생한 천국 체험 스토리
케빈 말라키.알렉스 말라키 지음, 유정희 옮김 / 크리스천석세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난 특별한 종교나 믿음이 없다. 하지만 내가 자주 찾는 절이나 불교에 대한 믿음이 갈수록 커져감을 느낀다. 그렇다고 하느님의 존재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종교를 포용한다고 해야 하나, 내겐 종교에 대한 반감이 없기에 모든 믿음에 대한 문을 열어 놓고 있다보니 무언가 간절하게 믿는다면 이루어진다고 믿을 뿐이다. 이 책은 무속신앙으로 지난 연말에 보내드린 아버지의 길닦이를 하고 와서 바로 읽게 되어 더욱 마음에 와 닿았는지 모른다. 아버지의 천도제를 절에서 했더라면 하는 생각을 가져 보았지만 언니와 엄마가 한번 그렇게 해보는것도 괜찮지 않겠냐며 하시어 그냥 따라갔는데 처음엔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내가 모르는 영혼의 세계가 있는 듯 하고 그사람들이 우리 아버지를 언제 보았다고 그렇게 지성과 온 마음을 다하여 빌까 하는 생각을 가져보았다. 정말 영적인 세계가 있을까. 그들이 만나는 영의 세계에 우리 아버지는 과연 편안하게 머무르고 계신 것일까.

나 또한 몇 년 전에 큰 사고를 두번이나 당했다. 그 첫번째 사고로 산행중 하산길에 미끄러져 바위계곡으로 구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내가 느낀 것은 이상하리만치 생생하다. 누군가 날 지켜보고 있는것 같은, 내가 데굴데굴 미끄러져 구르는데 누군가 잘 지켜주고 있는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죽을수도 있던 그 사고에서 손등뼈만 골절되고 큰 부상은 피했지만 오랜시간동안 그 사고의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그런데 그 사고후유증으로 입원증에 같은 병실에 아줌마를 만났는데 내게 한다는 소리가 사고때 할아버지가 지켜 주셨다면서 보지도 않고 말도 듣지 않았던 우리 할어버지에 대하여 말씀 하시는 것이다. 나 또한 그런 기운을 느꼈기에 부정할 수 없었던 소름돋는 순간이었지만 정말 내가 사고를 당하던 순간에 날 무척이나 이뻐해주셨던 큰댁 할아버지가 지켜주신걸까.그래서 죽을줄 알았던 사고에서 무사히 살아난것은 아닐까. 이 책의 사고당사자인 알렉스는 자신의 사고순간부터 하여 현재까지 하느님을 만나고 천사를 만나고 천국에 가기도 하는 그런 보통사람이 할 수 없는 일들을 겪고 있다. 내가 그런 사고를 당하지 않았고 종교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거짓말' 이라고 할 수 있었을텐데 읽는 동안 나의 사고가 겹쳐져 생각났다. 그렇다면 천국이란 어디엔가 존재하고 우리를 돕는 천사 또한 존재하는 것일까. 신의 존재를 긍정하기 전에 알렉스의 믿음이 더 중요하지 않나 생각을 해 본다. 사고당시 6살이었던 알렉스에게 종교에 대한 믿음이란 무엇일까. 종교와 믿음이란 소년에겐 얼마나 큰 의미일까 생각하게 되었다. 

사고당시 모두가 그를 보고는 죽은것이라,죽었을 것이라 생각을 하면서도 기도를 해줍니다. 소년의 모습은 천국에 가는 마지막 모습이었으니 분명 신문에서 그의 죽음을 확인하게 될거라 여겼고 병원에서 또한 소년과 유사한 경우에 살아난 사람이 없다며 죽음을 예고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소년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었다. 아빠 케빈은 아직 소년에게 '미안하다' 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중환자실에 들어가 깨어나지도 않은 아들, 사고는 자신의 길에 대한 착각으로 인하여 앞에서 오는 차를 발견하지 못한데서 비롯되었다면 자책하는 아빠에게 소년은 죽는다해도 아빠의 마지막 말을 듣고 가길 간절히 바랬다. 병원에서 또한 '72시간' 이 고비라고 했지만 소년의 첫번째 목뼈는 무척 심한 부상으로 틀어져 있어 수술을 해야만 했다. 산다고 해도 별 희망이 없는 상황이다. 사고 바로 전에 넷째아이를 출산한 엄마는 고만고마한 아이들을 거두며 알렉스의 병간호까지 매달려야 했으니 얼마나 어려운 상황이었을까. 새로 지은 집 또한 처리하지 못한 청구서가 쌓여만 있었고 진퇴양난의그 상황에서 온통 모두가 알렉스에게 매달려야 했다. 그러다 무사히 72시간이 지나고 이제 긴 싸움이 될것이란 말을 듣고 되고 하나 둘 만나는 교인들로부터 생각지 못한 말을 듣게 되고 부득이하게 수술을 강행해야했던 알렉스의 첫번째 목뼈가 아무런 조취도 없이 무사하게 됨으로 인해 아빠는 천사의 존재와 천국의 존재를 믿지 않을 수 없었다.그러다 두달의 긴 잠에서 깨어난 알렉스가 보여준 놀라운 회복력과 천사와 하느님과 천국에 대한 이야기들과 다른 이들이 함께 경험한 믿지 못할 영적인 세계, 모두가 알렉스의 회복에 간절한 믿음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아빠 또한 아들이지만 아들이하는 소리를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난감했지만 알렉스의 얼굴을 보며 그가 보는 천사의 존재와 알 수 없는 언어로 만나는 하느님 그리고 천국에 대하여 믿게 된다. 알렉스가 사고 직전에 보여준 믿음을 보면 그가 다른이보다는 특별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아빠,하지만 가족이 아닌 타인과 함께 천사와 천국에 대하여 교감을 나누었다면 믿어야겠지. 그리고 그에게 일어난 의학적 과학적으로 풀이되지 않는 일련의 일들을 어떻게 풀어야할까. 수술 전날 일어난 첫번재 목뼈에 대한 일이며 그가 표현하고 보여주고 말하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그저 아이의 상상력과 사고후유증으로 보아야할까라는 점이다. 천국을 믿거나 천사를 믿는 것과는 다르게 무언가 그가 기적을 이루어 낸 것임은 틀림없는 일이다. 믿음에서 비롯된 기적을 다른 누구도 아닌 믿음이 강한 소년이 이루어냈다는 것에 대하여 더 믿음이 간다. 그리고 일어나는 일련의 일들이 꼭 하느님이 설계해 놓은 일들처럼 알렉스를 위하여 움직이고 있으니 영의 세계가 없다고도 단적으로 말할 수 없다. 

책을 읽는 동안 그들이 겪은 사고 후 알렉스 혼자 고통과 싸운것이 아니라 엄마와 아빠 그리고 세동생 뿐만이 아니라 그들을 알거나 모르거나 모든 일들이 함께 마음을 뭉쳐 움직여서 믿음이 더 강해지지 않았나싶다. 남의 불행이 아닌 내 일처럼 하나가 되어 움직인 사람들, 그들과 함께 기도하고 음식을 만들어 주고 집을 고쳐주고 집에 필요한 것들을 장만하게 해주고 멀리서 남의 불행을 지켜보기 보다는 알렉스의 불행이겨내기에 함께 참여하여 하나가 되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그가 걷을 수 있는 날까지 함께 했기에 하느님도 천사도 또한 그들의 편이 되어 준것 같다. 정말 아픈 순간이 다가오면 내가 정말 불치의 병이나 그외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하느님' 을 찾는다. 다른 누구 믿음의 대상을 찾기도 하지만 보편적으로 찾는 것이 하느님이고 기도일 것이다. 믿음을 가지고 있던 그렇지 않던 그 순간에는 믿음과는 상관없는 온세상 모든 대상에 대하여 자신의 불행을 건널 수 있는 다리가 되어주길 간절히 빌게 된다. 난 불교에 조금 관심이 있어 '관세음보살' 을 찾는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그 순간에도 화장을 하던 그 순간에도 '관세음보살' 을 속으로 되뇌이자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렇다고 내가 믿음이 강한 것은 아니다. 그저 내가 그 순간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무언가라도 잡아야 할 것만 같았기에 읊조려본 말이다. 내가 큰 사고를 두번이나 당하던 그때 고통의 순간에도 늘 입속에서 되뇌이던 말이다. 그렇게 해서일까 무사히 그 고통에서 벗아날 수 있었고 마음에 큰 상처없이 육체적으로도 큰 상흔없이 이겨낸듯 하다. 나의 경우엔 나이가 들어가면서 믿음에 대한 생각이 강해졌다고 할 수 있지만 알렉스라는 소년은 이제 겨우 6살이고 사고 이후 12살의 소년일뿐이다. 그런 소년이 감당하기엔 너무 큰 충격적인 사고였을터인데 현실 비관이나 비판없이 그대로 현실을 받아 들이고 이겨내려는 강인한 의지와 믿음이 그를 살려내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우리가 병원을 떠나기 몇 시간 전에 너무나도 완벽하고 명확하게 '아빠' 라고 말한 것이다. 행복의 눈물이 내 볼을 타고 한없이 흘러내렸다. 감격에 할 말을 잃었다. 알렉스가 자기 목소리를 찾았을 때, 나는 내 목소리를 잃었다.' 사고 이후 모든 것들은 기적이었다. 사고하고 말을 한다는것 음식물을 삼킨다는 것, 사고이전으로 완벽하게 되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느정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의사들과의 말과는 다르게 한가지 한가지 이루어내는 알렉스에게 과연 천국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소년이 사고 당시의 자신의 죽음을 지켜보았고 하느님을 만나게 되고 천국을 가게 되면서 다시 되돌려 받은 새로운 삶은 무한히 남에게 '믿음을 베푸는 삶' 으로 바뀌었다. 소년의 깨어남이 곧 믿음이요 희망이요 기적이었는데 소년의 재활의지로 포기하지 않고 현실을 받아 들이며 한가지씩 새로운 삶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들이 눈물을 자아낸다. 교통사고로 십여년이 넘게 식물인간이 된 아들을 보살피고 있는 가족을 가까이에서 알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포기해도 그 부모들만은 아들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오늘도 희망을, 아니 기적을 기대하며 아들을 정성껏 돌보고 있다. 아무 반응이 없다해도. 그런 것에 비하면 알렉스는 행운이다. 두달여만에 깨어나기도 하고 이젠 정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인간이 이루어낸 기적이 아닌 하느님이 이루어낸 기적이라 해도 그것은 알렉스와 그외 모든 일들이 함께 일구어낸 기적이다. 세상에는 인간이 알 수 없는 기적이 분명히 있다. 천국을 믿지 못하는 것처럼 기적 또한 내게 일어나지 않아 믿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 분명 어디엔가 희망적인 기적은 꼭 있다. 믿으면 분명 그렇게 될 수도 있다. 믿음은 곧 재활의지이며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이다. 천사와 천국에 대한 긍정이냐 부정이냐가 중요한 것이라 아니라 인간의 믿음과 병과 고통에서 나으려는 의지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고 있다. 믿음에 대한 의지가 기적도 희망도 일구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알렉스를 통해 본다. 인간이 무척 나약한듯 해도 숨겨진 무한한 능력이 있음을 그 능력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음을 감동적으로 읽었다. 소년이 좀더 건강해지고 동생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그리고 소년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래본다. 산다는 것, 죽을 각오로 하면 안될것이 없는 듯 하다. 소년의 희망과 기적을 나 또한 한번 이루어 보려 노력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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