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랑정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임경화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노파다. 곧 일흔 살이 되는 노파..’
하지만 그녀는 노파가 아니다. 서른이 이제 갓 넘은 싱싱한 나이이지만 일년전의 화상과 일흔의 노파로 변장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외모로는 남자에게 관심을 끌지 못했던 그녀, 그런 그녀는 다른 것에 더 열정을 쏟아 남들보다 더 우위에 설 수 있었다. 다카아키의 비서가 되어 그의 손발처럼 움직이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와 그녀는 나이가 많이 차이나고 그는 암에 걸려 살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 자신이 살 날이 얼마남지 않아 유언장을 쓰게 된 그가 회랑정에서 가족을 모두 불러 모으는 자리를 만들었는데 그만 그때 화재가 발생하여 다카아키의 비서였던 기리유 에리코는 그녀의 남자친구와 동반자살을 했다는 소문이 퍼지게 되었다. 다행히 그녀만 살아 남았지만 병원에서 그 일을 받아 들이지 못한 그녀는 자살한것으로 사건이 일단락 되었다. 그리고 다카아키가 죽고 화재사건이 일어난지 일년후에 그곳에 모였던 똑같은 사람들이 다시 모이게 되어 그녀는 일흔의 노파인 기쿠요 부인으로 변장을 하고는 화재살인범을 찾기 위하여 회랑정을 다시 찾는다.

회랑정에서는 다카아키의 유언장이 가족이 모두 모이고 그와 절친이었던 친구의 부인인 기쿠요가 모인 자리에서 유언장을 공개하기로 했다. 그곳은 화재사건이후 다시 수리가 되었지만 현재는 영업을 하지 않는 곳으로 지배인 고바야시 마호가 그곳을 예전처럼 관리하며 그들의 모임자리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기쿠요부인은 모두가 모인 다시 모인 자리에서 지난해에 그녀의 애인이었던 사토나가 지로를 죽인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내기 위하여 사람들에게 다가가 지난해에 발생한 화재사건을 주제로 떠 올리며 대화를 시도한다. 그렇게 하며 한사람 한사람 모두의 행동과 말을 유심히 관찰하며 살인범에 대한 증거를 찾기 위하여 한발 다가간다.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그녀가 삼십대가 아닌 일흔의 노파라고 철썩같이 믿으며 그녀와 함께 한다.

그렇게 모여서 함께 하는 자리에서 그녀는 에리코양이 자살이 아니라는 유언을 남겼다며 편지 한통을 내민다. 모두가 의아한 가운데 그 유언을 개봉이 되지 않고 다음날 다카아키의 유언장과 함께 공개되기로 하고는 잠에 든다. 그러다 새벽에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그녀에게서 에이코양의 유언장을 가져간 유카가 살해를 당한 것이다. 그녀의 방에 들어갔던 그녀는 유카가 이미 살해된것을 발견하고는 급히 자신의 방으로 향하지만 도데체 범인을 찾아 낼 수가 없다. 자신이 범인이라고 지목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아니라는 결론을 얻으며 다시 원점에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다카아키의 유언장은 물론 다시 발생한 살인사건은 지난해에 일어난 살인사건과 연관이 지어지고 모두들 새로운 상황에 서로를 의심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범인은 누굴까. 

완벽한 밀실은 아니지만 밀실과 같다. 회랑정이라는 건물이며 지난해에 모였던 인물들이 다시 모였고 지난해와 연관해서 다시 그곳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살인사건이 일어난 것일까. 에리코양은 왜 유서를 남겼을까. 그 유서는 어디로 갔고 유서엔 무엇이라고 쓰여 있는 것일까. 경찰이 투입되고 모두가 통제를 받지만 다카아키의 막대한 유산의 물려받을 첫번째였던 유카가 죽음으로 인해 유산은 향방은 어디로 갈까에 모두의 관심은 쏠린다. 누구에게 더 많이 분배될지 어떻게 될지 그들은 죽음보다 저울이 어느쪽으로 기울지에 더 관심이 많다. 그 속에서 더욱 촉각을 세우고 범인을 색출하기 위하여 일흔의 노파이지만 온 힘을 다해 여기저기 증거를 찾고 살인의 동기를 찾으려는 기쿠요, 그런 와중에 다카아키가 그녀와 결혼을 하려 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전해에 일어난 화재사고는 사고가 아닌 방화이면서 타살이라는 것이 드러난다.

’나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생각하는데, 엄청난 유산의 향방이 드디어 내일 밝혀지는 거잖아. 앞으로의 장래와 엄청나게 연관된 인생 최대의 이벤트라고, 결혼 따위와는 비교가 안 돼.’ 결혼보다도 다카아키의 유산을 물려 받는 것이 더 큰 인생최대의 이벤트라고 생각했던 유카가 죽게 되고 유언장 공개를 미루며 유카으 살인과 전 해에 일어난 화재사건이 연관이 되어 모두는 회랑정에서 묵으며 살인사건이 조사에 들어가지만 모두의 욕심은 하나 하나 드러나게 된다. 거대한 유산 앞에서는 가족이란 것도 서로가 핏줄이라는 것도 한낱 헛된 것이란 것을 증명하듯 서로를 헐뜯으며 욕하고 시기하는 사람들, 인간의 욕심은 정말 끝이 없다는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다카아키가 인물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에리코와 결혼을 하였다면 이야기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 싹을 자르듯 화재사고가 있었지만 점점 오리무중 속에 또 한 번의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지배인이며 다카아키와는 이십여년 친구로 지낸 마호가 죽임을 당한 것이다. 유카의 살인현장에서도 마호의 살인현장에서도 떨어져 있던 증거물 속에서 기쿠요 부인은 표면으로 떠오르게 되고 그녀의 가발은 의심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사건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유카의 다잉 메세지와 나오유키의 진주로 된 넥타이택으로 둘의 사이는 밝혀지지만 나오유키는 살인자가 아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정확하게 살인자를 밝혀낸 기쿠요 부인은 아무도 모르게 범인을 자신의 손으로 처단하고 점점 좁혀 오는 수사의 올가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만 생각지도 못한 반전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외모지상주의에서 빚어질 수 있는 다분한 이야기의 주인공인 에리코의 이야기와 막대한 유산에 대한 물질만능주의에 길들여진 다카아키 형제와 그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에서 사회의 부조리를 잘 보여주면서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숨어 있어 결말에 아찔하며 읽을 수 있는 재밌는 소설이다. 그의 소설은 한 번 손에 잡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읽어 나가고 다 읽어야 손에서 놓을 수 있다. <백마산장 살인사건>도 재밌게 읽었는데 이야기 또한 재밌다. 그 시대상이 잘 나타나 있는 이야기에 살인사건이 곁들여져 더욱 재밌다. 만약에 에리코아 같은 경우에 처한다면 자신의 손으로 직접 범인을 응징할 것인가. 그렇다면 자신 또한 살인자가 되는 것인데 그렇다면 그녀는 자신이 당한 외모에 대한 무관심과 화재사고로 인한 상흔처럼 살인을 정당화 시킨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화재사고로 인해 자신이 입은 상흔처럼 지워질 수 없는 모욕처럼 남들에게서 당한 외모에 대한 반감은 정말 큰 반향을 일으킨듯 하다. 그 또한 그녀가 가진 콤플렉스로 그녀 또한 회랑정에 모인 사람들과 별반 다를게 없는 인물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다카아키의 가족들은 물질에 대해 병이 들었지만 그녀는 외모에 대해 병이 들었다. 현대인들이 결코 돈으로 치유될 수 없는 병을 그들은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욕심이란 정말 화로 인해 끝이 난다는 것을 이 작품에서도 씁쓸하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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